[BL]비밀1화

그란델 제국 수도의 빈민가 바로 옆에 있는 사창가, 오란 지구의 로제 창관에 새로운 상품이 들어왔다.

킬데아레스인인지 구릿빛이 도는 다갈색 피부와 선명한 흑안, 빛 한 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 새까만 흑발까지. 무척 이국적인 외모의 예쁘장한듯 남성미가 도는 10대 초중반 정도의 소년이었다. 소년은 건강상태가 꽤 좋았다. 날렵하게 붙어있는 잔근육과 훌륭한 골격은 무술을 배웠으면 장성했을 몸이지만, 동시에 탄탄한 몸에 길들여지지 않은 들짐승같은 소년을 안는 손님들이 환장하고 찾는 훌륭한 육체였다.

소년은 생각했다.

'여긴 어딜까?'

'나는 누구지?'

'기억을 잃은 걸까?'

'왜 기억을 잃었지?'

'말을 못하는 것과 관련이 있나?'

아무리 골똘히 생각해봤자 기억이 남아있지 않는 이상 제대로 뭔가를 유추하긴 힘들었다. 다만 자신이 가둬져있는 방 안으로 자꾸만 교성과 앙탈 부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매춘을 하는 곳 같았다.

'아무리 봐도 창관 같은데..나도 창부처럼 매춘을 하게 되는 걸까?'

'..그런 더러운 일을 하고 싶지 않아'

'도망가고 싶어..하지만, 이 방 밖에서 누가 지키고 있으면 어떻게하지? 모르겠어..하지만, 하지만 남창으로 살고 싶지 않아..'

소년은 잠시 동안 더 머리를 굴렸다.

밖에 누가 지키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은 상품이었고, 더욱이 이런 괜찮은 방에 가둬놓은 것을 보아 자신은 가치가 꽤나 높은 상품인거 같았다.

그렇다면, 밖에 나가다 들켜도 심하게 다치거나 학대당하지는 않을거 같았다. 상급의 상품을 손상시키면 손해만 볼터이니.

하지만, 방문 바로 앞에서 지키고 있으면 무조건 들킬테고,그러면 아마 방 안에서도 날 감시할 것 같은데. 게다가 문이 잠겨 있으면 내가 문을 열 때 철컥거리는 소리가 날테고 그럼 내가 깨어난 것을 들킴과 동시에 내 탈출시도를 눈치챌테니..무슨 방법이 없을까?

소년은 방문으로 나가는 것은 차선의 선택지로 두고 방 안을 살펴보았다. 높은 곳에 딱 하나 있는 창문은 분명 내가 빠져나갈 수 있는 사이즈 였지만 쇠창살로 막혀있었다. 쇠창살이 상당히 녹슬고 삐걱 거려보였다. 충분히 해체를 시도할 만한 상태였지만, 그 높은 곳을 올라갈 방법이 있어야 했다. 소년은 더욱 샅샅이 방안을 뒤졌다.

'침대 위에 올라가서 장식장을 타고 올라가 뛰어올라 쇠창살이 박혀있는 면적의 벽을 잡아볼까? 쇠창살을 잡기엔 너무 위험해 보여'

소년은 열심히 탈출경로를 생각하느라 어느새 방 밖에서 들려오던 천박한 교성과 아양소리가 끊긴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소년이 굳은 결심을 하고 재빠르게 높은 침대위로 올라가 장식장의 화려한 데코들을 잡고 가볍게 장식장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창틀 벽을 향해 점프하려던 그 순간, 방 밖에서 커다란 굉음이 들려왔다.

쾅!

"여기있는 매춘부와 포주, 불법 업소 이용자들을 모두 체포하라!"

소년은 깜짝 놀랐다. 동시에 깊은 안도감이 들어 개운한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다행인 일이었다. 지금 시도하는 일도 쇠창살이 생각보다 상태가 좋거나, 창문 밖에 사람이 있거나, 혹은 내가 너무 높은 곳에 있거나 등등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기사인지 경비병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행이다...위험한 시도를 할 필요가 없어졌어. 그나저나 나도 매춘부로 오해하면 어쩌지? 난 말도 못해서 부인도 못할텐데..'

소년은 잠시 걱정하다가 결국 마음을 다잡고 침대로 다시 내려왔다.

'문을 쳐서 구조를 요청하는 척하는 거야. 제발 나를 발견해 오해없이 구해주면 좋겠는데'

소년은 약간의 불안과 사창가에서 벗어날수 있다는 희망에 차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쾅! 쾅! 쾅!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며 자신의 위치를 어필했다.

그는 자신의 판단을 믿었다.

그리고 문 밖에서 이쪽으로 뛰어오는 발걸음 소리를 들었다.






※※※




한편 어쩌다보니 합법이 아닌 불법 노예상단과 지속적인 거래를 하며 평범한 사람들을 납치해 창부로 만드는 불법 업소를 발견해 정리하고 있던 호기 넘치는 어린 귀족 도련님 아르테온 네르시안은 자신의 친구 겸 호위기사 에릭과 함께 창관 내의 숨겨진 공간들을 찾으려 건물내부를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

건물 복도를 걸으며 이것저것 뒤지던 그가 특이한걸 발견했다.

고급 창부들이 머무는 방 바로 앞 벽에 수상할 정도로 크고 어울리지도 않는 그림이 붙어있는 것이다. 문득 저 그림에 무슨 비밀이 있을 것 같단 느낌이든 아르테온은 자신의 친우이자 부하 에릭에게 말을 걸었다.

"에릭 경, 이 그림은 왜 있는 것 같나?"

에릭이 고심하다 대답했다.

"글쎄요, 도련님.그냥 단순한 장식 아닙니까?"

"흠..그런가?"

에릭의 나름 고심한 대답에 아르테온이 자신의 감을 믿지 않고 그냥 돌아가려던 찰나, 그림 안쪽에서 쾅쾅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란 아르테온과 에릭이 서로 동시에 그림을 향해 달려가 말을 걸었다.

"거기 누가 있는가!"

"거기 누구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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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12-11 20:05 | 조회 : 2,917 목록
작가의 말
에스테로(aws40662)

초반에는 애들이 미자인지라 씬은 안나올거 같아요. 하지만 초반부 중요 전개만 끝내면 애들 성인되니까 그때부터 씬의 향연이 될겁니다. 장편 연재라 씬 안들어갈 걱정은 안하셔도 될거같아요.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상황 전개에 대한 피드백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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