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희들, 그 얘기 들어봤어?

무슨 얘기?

아니, 우리 학교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괴담들 있잖아.

헐, 뭐야. 우리 학교에 그런 게 있었어?

어, 그것도 꽤 많대. 그런데, 내가 재밌는 소리를 들었어. 너네 혹시 '붉은 사신'이라고 알아?

풉, 뭐야 그 중2병같은 작명센스는. 큭큭
푸하하하, '붉은 사신'? 지이인짜 멋진 이름이네.

...다들 못 들어본 것 같네. 내가 알려줄게. 왜 이 괴담 이름이 붉은 사신인 줄 알아?

아니? 모르겠는데.

붉은 달이 뜨는 오전 2시 경에, 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나타나 학교를 돌아다닌대. 그것도 온몸은 검은색인데 눈동자만 피빛처럼, 달처럼 빨간 색으로 빛내면서. 그리고 뭘 하는 줄 알아? 그 괴물이... 학생들을 한 명씩, 한 명씩 찾아가 악몽 속으로 데려간대. 근데 그 모습이 마치...우리들의 죽음을 가져가는 사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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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씨, 야! 왜 웃어! 무섭잖아!
아 진짜, 소름돋았어...그만해! 어우, 기분만 잡쳤어, 진짜.
그러니까.
.
.
.
어어, 종치겠는데?

그래.. 어후, 넌 이 얘기를 어떻게 안 거야.....응?

왜 그래?

야, 너 '붉은 사신' 얘기해준 애 어디갔는지 알아? 갑자기 어디갔지?

무슨 소리야?

어?

우리 아까부터 둘만 있었는데? 얘가 잠이 덜 깼나..

너야말로 무슨 소리야? 우리 아까부터 '붉은 사신' 얘기 듣고 있었잖아..

'붉은 사신'? 풉, 그게 뭐냐? 중2병이야? 아니지, 너의 고2병은 시험 끝내고 걸리세요~ 아까부터 연예인 얘기하고 있었는데 내 얘기 안 들었냐? 큭큭 너 딱 걸렸어~

...............

너도 찔리나 봐? 어이쿠, 종 쳤네. 나 먼저 들어갈테니까 너도 빨리 와~

...............그래.
근데-







"너 지금 어딜 보고 얘기하는거야...?"



***



"어후..."

난 탁,소리가 나도록 컴퓨터를 덮었다. 온갖 게임을 해봤는데, 갑툭튀*나 귀신도 너무 좋았지만 역시 제일 무서운 것은 서서히 어긋나는, 나조차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바뀌어가는 그 이질적인 왜곡이 제일 맘에 들었다. 사람 미치게 하는 부분이 관전하는 입장에서 너무 흥미진진했다.
(*갑툭튀 :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것. 한 마디로 깜짝 놀래키는 것.)

공포게임은 스토리보다는 무서운 묘미로 하는 것인데, 이번에 찾게된 게임은 스토리와 일러스트도 퀄리티가 꽤 높은 편이어서 오랜만에 인생게임을 찾은 듯했다.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나는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갔다. 요즘따라 비정상적인 추위에 난방을 켜놔도 공기가 쌀쌀하여, 내가 애용하는 곳이기도 했다.

나는 뜨뜻한 이불과 전기장판의 온기를 느끼며 몰려오는 졸음에 몸을 맡겼다.

암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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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11-19 16:13 | 조회 : 1,062 목록
작가의 말
장불이

삘 받으면 계속 쓰고 귀찮으면 계속 안 쓰는 타입이라 오늘 많이 써두려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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