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도. 자네는 어느쪽이 더 좋나?


"그럼 우린 이제 사귀는..사이인건가요?"

라고 권율이 말하는데..

-탁!

자동차 문이 닫히는소리와,
반가운듯 반갑지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이의 있네만..?"

저멀리 차에서 내려온 천호씨가 여유롭게 웃으며 오고있었다.

"여기."

천호씨가 무언갈 던져줬다.
우왓-! 하는 소리를 내며 간신히 잡았다.
집 열쇠였다.
아까 정신없이 달리다 흘렸나 보다..

"둘만 보내기좀 껄끄러워서 다시 돌아왔건만, 재밌는 씬을 연출하고 있었군.."

"....어디서부터 본거에요.."

권율이 지긋지긋하단 표정으로 그를 노려봤다.

"이제 서로 좋아하는거죠? 부터 봤네.. 앞부분은 못본게좀 아쉽더군.."

...천호씨.
내가 눈도 못감고 천호씨만을 응시하자,
권율이 내앞으로 오며 시야를 막았다.
맞다..나는 천호씨를 원망하고있지..
그런 추한 감정을 가진 이상 천호씨를 만날수 없었다.

천호씬 이를 이상하게 쳐다보고는 뭔가 감을 잡은듯 해보였다.

"어린아이 같구나..남의 장난감을 탐하는 못된아이 같군.."

놀리는듯 하면서도 장난끼하나없는 독특한 말투였다.
뭔가 건드리면 안될건 건드린 느낌..

"하?"

도통 이해가 안가는지 권율이 되물었다.
그러자, 천호씬 확고히 말했다.

"미안하지만, 저 아일 자네에게 넘길 생각은 없네."

..나?
천호씨의 시선은 권율이의 뒤에 숨어있는날 끈질기게 바라보고있었다.

"....이미 결정난일이에요 저랑 세륜씬 애인관계가 되었는데요?"

권율이 어디한번 와보란듯 도발했다.
사실을 말했는데도 천호씨의 얼굴엔 주름하나 잡히지 않았다.

"..과연 그럴까? 다시한번 물어보지..세륜군, 자넨 정말 이런 놈을 좋아하는건가?"

동시에 권율도 날 쳐다봤다.
이목이 내게로 집중되자, 난 큰 부담감을 느꼈다.
날 놀리는걸까? 나한테 왜이러는걸까..그냥 몸뚱아리 하나 파는 바텐데가 뭐가 좋아서 이러고 있을까..

"당사자의 선택에 맏기지..세륜군..자네는 어느쪽이 더 좋나?"

...어...어어..
또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천호씬 냉정히 날 바라보는것 같지만,
자세히보면 눈이 살짝 떨렸다.
권율의 표정은 더 안좋았다.
뭔가 불안한지..

-탁!

그때 권율이 내 손목을 잡았다.
뭐하는거냐고 천호씨가 언성을 높였다.

"궈..권율..."

-!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기도 채 전에,
권율이 날 끌어당겨안아,
갑자기 입을 맞추었다..

"흐읍..!"

갑작스런 입맞춤에 손과 눈을 어디에 둬야할지 몰랐다.
그게 그와의 첫키스였다.
다른 타인과의 키스는 뭔가 거부감이 느껴졌다면,
권율이와의 키스는 뭔가 좀 더 하고픈 또다른 욕구를 불러내었다.

혹여나 자신을 밀쳐내어버릴까..
팔로 날 꼭 붙들어 안았다.
아무런 반항도 하지못했다..아, 하지못했다보다는 하지않았다가 맞을라나?

"하우...우흡..!"

"하아...하.."

서로의 신음이 연신 질척이며 섞이는 혀에의해 입밖으로 뭉그트려져 나왔다.
권율의 키스는 좀 서툴긴해도 나름 노력하는것 처럼 보였다.. 그는 내게 그의 첫키스를 내어준것이다.

입술끼리 맞닥드리며 서로 눌려지는 그 느낌과 건너편에서 넘어오는 뜨거운 숨결이 입속과 온몸을 뜨겁게 달구었다.

"흡..하아.."

짧기만 했던 시간이 지나고,
권율과 난 입을 떼었다.
타액이 실처럼 늘어나 이어졌다 끊어졌다.
그때의 권율의 눈에는 끝없는 욕망만이 내쪽으로 전해져왔다.
그것에 또 얼굴이 상기되었다..
살짝 가빠진 숨을 진정시키며,
잊고있던 천호씨를 살펴보았다.

-....!

그의 미간이 꽤나 찌푸려져 있었다.
피가 수런 거렸다.
순간적을 숨이 덜컥 멎으며 정적만이 흘렀다.
....

"....으흐윽.."

또다시 입밖으로 괴로움에 휩싸인 내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권율은 날 놓아주지않은채,
천호씨만 응시하고 있었다.
난 아무것도 할수있는게 없기에 그저 권율의 가슴팍에 내얼굴이 보이지않게 묻을 뿐이었다.

"...."

"..자네의 뜻이 그렇다면 알겠네...이만 가지.."

차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곧 자동차의 시동소리가 들렸다.

"....처"

정말로 가버리는걸까 하고 권율의 품에서 나오려고 하며 이름을 부르려는데, 갑자기 권율이 내머릴 다시 가슴팍에 묻어버리는 바람에 첫 이름도 다 부르지 못하고 그저 차가 멀어지는걸 보는수 밖에 없었다.

"....가요."

그 한마디에 복잡한 감정이 담겼단게 느껴졌다.
권율이 날 놓아주고선 집열쇠를 가리켰다.
아..

-덜컥!

요란한 소리와함께 문이 열렸다.

"..누추해서 미안해."

권율인 아무말 없이 우리집을 둘러보았다.
원룸인 집은 초라하기 짝이없었다.
돈은 잘 모아서 나중에 팍팍 쓸예정이라 지금은 아껴두고 있었다.

"이만 가봐..곧 한밤중 이겠다."

권율의 등에 대고 말했다.
권율은 무심히 자신의 겉옷을 의자에 걸쳐놓았다.

"뭐해..그만 가보라니까?"

권율의 걸쳐진 겉옷을 보며 말했다.

"오늘은 여기서 잘거예요."

창가를 통해 밖을 보며 권율이 내게 말했다.
뭐?

"안돼."

절대안된다.
이런 빛 한줄기 들어오기도 힘든곳에..

"....."

"미안해진단 말야..이런 돼지우리보다 못한곳에.."

"괜찮아요 우리집보다 좋은걸요.."

권율이 농담이라도 하는듯 웃으며 말했지만,
눈은 전혀 웃고있지 않았다.

"너 짐은? 내일 학교 가야 하잖아.."

그러고보니 오늘은 일요일이다..
대학생이라면 내일은 꼭 등교를 해야한다.

"짐은 여기서 대학교까지 가는데 집을 가로질러가는데 그때 가져가면 돼요."

....
권율은 자신의 의견을 꺾을 생각따위 없어보였다.
난 옆의 침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침대는 1인용인데...아, 내가 바닥에서 잘게..그리고.."

-!

침대를 정리하며 깔개를 찾으러 옷장으로 가려는데..
권율이 내 앞을 막더니 날 침대쪽으로 밀어 넘어뜨려 덮쳤다.

"아..!"

매트에 쓰러지며 입에서 탄식하는 소리가 나왔다.
방은 불하나 없이 어두웠다.
도로를 달리는 차소리와,
도시의 불빛만이 창가를 통해 들어왔다.

"1인용이면 충분해요."

도시불빛에 좀 밝은 방안에 권율의 얼굴이 보였다.
확실히 사람 표정 읽는건 좀 어렵다.
어느새 두 팔목은 권율의 양손에 의해 머리위로 치켜들어진채 잡혀있다.

"뭐하는거야 장난하지마..!"

머릴앞으로 수구리며 일어나려 발버둥쳤다.
팔 또한 힘을 주었으나,
오히려 아려오듯 아파왔다..

"제가 지금 장난하는걸로 보여요?"

그말에 몸부림이 멈추었다.
..권율인 지금 장난따위 하고 있지않다..
그건 나도 안다 하지만..

-....
권율의 정면에서 오는 시선에 들릴락 말락하게 신음을 내며 고갤 돌렸다.
어느새 붉어진 얼굴을 들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컸다.

"얼굴 돌리지마요."

"나한테 왜이러는건데 그냥 더러운 남창일 뿐인데.."

대체 권율이를 이해할수가 없어,
사실을 말했다.

"그런말 말아요 형은 그것보다도 더 훌륭한 사람이니까요.."

권율의 목소리가 또다시 부드러워졌다.
무슨말을 하는거냐고 말하는듯 하기도했다.

"어째서?"

큰 의문에 난 권율일 머뭇거리며 쳐다봤다.
권율의 시선은 역시나 나에게 계속 머물러 있었다.

"죽으려는 절 일깨워주게 해줬으니까요..대학생으로써 한국이라는 척박한 땅에서 살아갈수있는 유일한 희망이자, 형은 이미 제 모든것이 되었으니까요.."

.....

"..문과야?"

"믿기싫으면 믿지않으셔도 돼요, 하지만 저 문장 내면의 의미는 부정하지말아주세요 그걸 부정하는건 곧 절 부정하는게 되어버리니까요.."

부정...
그럼 천호씨는..?

"...미안하지만 나는 아직 천호씨와 네가 물었던 답에 대답해주지 못했어."

"....."

난 권율일 똑바로 마주보고 말했다.

"어느 한쪽을 선택할 권리는 내게 없어..그건 너무 잔혹 하잖아..내 말 한마디에 그사람의 마음에 크나큰 상처를 주게 되는거니까..그럴 바에야..그분과 네게서 듣고싶어..그 진심을..감정을...그리고..그분과 너의 모든것을.."

"...알았어요"

권율이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곤,
갑작스레 내 목 주위에 입술을 대며 키스해대기 시작했다.

"흐읏.! 뭐하는..!"

"알려드릴게요..제가.."

권율의 눈이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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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5-30 17:28 | 조회 : 1,45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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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알리는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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