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도.이대로 영원히 가질수 있다면..좋을텐데... 뭐하는걸까..


처음 받아보는 감촉과 기분에
작게 움찔거리며 권율이 무슨 말이라도 해주길 바랐다.
방안엔 차소리와 웅성이는 사람들 소리가 빛을 타고 방안으로 스며들었다.

기쁘지 않았다..
뭔가 마음 한구석이 계속 무거웠다.

"이런걸 해주면 넌 기쁜거야?"

내물음을 들은 권율이 고갤 들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읽을수가 없었다.

"넌 그렇게 괴로운 얼굴인데..넌 기쁜거야?"

"......"

권율의 입은 계속 침묵했다.
그 정적에 가슴이 무너져 버리는거 같았다.
이런게 좋아하는것이라면..이런게 행복이라면..난...

.
.
.


처음부터..널 눈에 담아놓는게 아니였는데...

"권율아.."

울컥이는 목소리와,
떨리는 손을 권율의 귀밑을 감싸 손가락으로 볼 근처를 더듬었다.
내얼굴이 얼마나 일그러져있는지는 느낌으로도 알수있었다.

"...."

권율은 아무말이 없다..
그것이 날 더 두려움으로 내몰았다.

.
.

"운명은 왜 우리의 발걸음을 겹쳐버리게 만들었을까.."

가녀리게 떨려만오는 입에 사시나무떨듯 떨려 나오는 목소리는 형편없었다.
눈시울이 걷잡을수없이 뜨거워져만 갔다.
이런건 싫어..

"...."

권율의 눈이 서서히 미세하게 커졌다.
그러다 오히려 눈살을 더 찌푸렸다.

"난 왜 아무생각없이 미련하게 네손을 잡아버린걸까..이럴거면...차라리 그때 죽어버릴걸.."

입양받았던 집에서 목이졸려 죽을뻔한게 떠올랐다.
끈질긴놈..더럽게 안죽네..라는 말을 뒤로 그남자는 경찰에 끌려갔다.
그때 죽어버렸다면..
더이상 남에게 폐끼치지 않았을 텐데..

"형..."

권율이 귀밑에서 자신의 뺨한쪽을 더듬이던 내손을 잡아 입을 맞추고는 다소곳이 내팔을 내려 놓았다.
그리곤 힘을 빼더니 내위에 누웠다.
압박감이 들지않게 팔에 힘을주는게 느껴졌다.

난 권율일 끌어안았다.
심장 박동이 느껴졌다.
따뜻하고 좋은 향이 났다.
내 박동도 권율이에게 닿았을까..
눈가에 맺힌 방울이 한두번 흘러 사라졌다.
권율의 숨결이 시트와 내 목사이에 닿아 간지러웠다.

"간지러워요?"

권율이 낮게 웃으며 물었다.
난 작게 읏..하는 신음을 내었다.

"조금만 참아줘요..조금만 더 이러고 있고 싶어요.."

나도 참을 생각이였다.
계속 이러고 있고 싶었다.
이불이 없어도 될만큼 따뜻했다.

난 진짜로 권율일 원망하는구나..
눈을 감자 남은 감각이 더욱 살아났다.
들썩이는 권율의 흉부가 느껴졌고, 고르고 큰 권율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졸려
조금만..자도 될까..

*******

-Rrrrr!

"으응..."

침대옆 작은 서랍위의 탁상시계가 울렸다.
손을 더듬어 시끄러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데..

"하..시끄러..."

잠에 가득히 잠겨버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말투는 처음이였다.

-탁!

투덜거리는 소리와 함께 탁상시계의 알람이 꺼졌다.
뭐지?
자꾸 감기려하는 눈을 뜨자,
내 위에 누워있는 권율이 보였다.
아..어제 그상태로 잤구나..

이불하나 걸치지않고 잔 권율에게 미안해 옆의 이불을 끌어당겨 덮어줬다.
깨지않게 권율의 머릴 쓰다듬었다.
잘도 자네..
뭐랄까..엄청 큰 강아지같아..
내위에서 세상 편하게 자고있는 권율이 보였다.

"이제 일어날거에요?"

잠긴 목소린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안잤어?"

나또한 목소리가 잔뜩 잠겨있었다.
권율인 뭐가 마음에 드는지..
그저 미소지었다.

"언제부터 깨있었어?"

권율의 손가락을 따라가니 탁상시계가 보였다.
알람 때문이구나..
아..깼구나...

"아침 준비할게.."

나와 달라고 권율의 등을 두드렸다.
아쉬운지 권율은 내 얼굴에 입을 맞추더니 침대에서 일어서 앉았다.
그러자 이불이 등에서 흘러내렸다.
그 이불을 보더니 또 웃음을 보이며 이불을 개었다.

"..너 계속 그러면 입에 마스크 씌워버린다."

침대에서 최대한 빨리 일어나,
아침부터 붉어진 얼굴을 숨겼다.

찬장에서 인스턴트 카레를 꺼내어 물을 끓였다.
그리고 팬에 기름을 두르고는 계란 두어개를 꺼내어 구웠다.
계란익는 소리가 나자,
권율이 이쪽으로 와선 뒤에서 안아 내가 뭐하는지 신기한듯 보았다.

"오늘따라 많이 앵겨붙는다?"

권율인 그러거나 말거나 유심히 무언갈 보고있었다.
내 손이였다.
난 작게 한숨쉬며 계란이 다익자 접시에 담았다.
카레도 어느정도 되자 국자로 떠 방금 떠왔던 밥위에 올렸다.

"..되게 일찍 일어나네요?"

내 목과 어깨사이에 얼굴 왼쪽을 다 기대어 쳐다보며 권율이 말했다.

"...그런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며 보내는 평온한 아침...
포근히 날 감싸오는 아침햇살에 눈을 작게 뜨고 미소지으며 햇빛을 마주했다.

"....."

응?
잠시 그러고 있다 옆을 보니
얼굴을 땐 권율이 바로 옆에서 느긋이 감상하듯 날 쳐다보는게 보였다.

"..아 미안"

그제서야 내손에 후라이와 카레가 얹혀진밥이 들려있음을 깨달았다.
권율은 괜찮다며 자리에 앉았다.

곧 조식을 먹기시작했다.
혼자먹는 조식은 외로웠다.
그럼에도 버텨왔다.
조금이라도 이시간을 느리게 보내고자 깨작였다.

"왜 그래요? 입맛없어요?"

"이게 사라지는 만큼 너랑 같이 앉아있을 시간이 줄어들잖아.."

숟가락이 접시와 부딫히며 딸깍이는 소리가 났다.
권율인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럼 빨리먹고 같이 있으면 되잖아요."

권율이 자기손에 들린 숟가락으로 내 밥을 뜨더니 방심해서 입을 벌린 틈에 입안에 넣어 먹였다.

!

"..같이 있어줄거야?"

입안의 밥을 우물거리며 말했다.
권율이 다먹은 접시를 치우더니 내머릴 쓸었다.
애도 아니고..

"당연하죠..빨리 드세요.."

그의 살가운 눈웃음에 난 시선을 밥쪽으로 재빨리 옮겼다.

*******

씻으려고 화장실로 옷을 챙겨 들어갔다.
권율인 접시를 치우고 설거지를 한다했다.
내가 한다고 해도 자기가 좋아서 한다고 했다.
..뭐라 말릴 방법이 없어 씻으러라도 화장실로 들어갔다.

따스한 물줄기가 몸을 타고 흘렀다.

"하아..살겠네..."

이 따스함과 권율이 날 안아서 나는 따스하다는 느낌은 비슷하다만 거기서 느껴지는 감정과 기분은 확연히 달랐다.

거울을 보니 아직까지도 끈질기게 남아도는 흔적이 가득했다.

난 서둘러 몸을 씻었다..

*******

권율의 집요한 시선이 내몸을 훑자,
긴 사워 타올로 최대한 가렸다.

"..그만 봐"

"그건 좀 너무한데요?"

권율이 내게 다가오며 손으로 배를 만지더니 바로 뒤로 손을 붙인채 허리쪽으로 움직였다.
남은 한 팔로는 날 감은채 목에 연신 입을 맞췄다.

"응...아...그만.."

입이 피부에 맞아 떨어지는 부끄러운 소리와 최대한 참으려 애쓰지만 잘 되지않는 내신음소리가 어우러져 권율일 자극했다.

"..이대로 영원히 가질수 있다면..좋을텐데..."

그게 무슨 소리야..
잔뜩 의문을 품은채 권율의 손에 다루어졌다.
계속되는 자극에 바닥에 주저앉았다.
권율도 따라 앉았다.
다리를 하나씩 똑바로 펴주며,
난 똑바로 누운상태에서 상체만 살짝일으키게 했다.
속옷정도는 입고있어서 다행이였다.

"...하응..흣..아..아..."

목에서 쇠골로..가슴골을 따라 배를 핥았다.
자동적으로 떨려오는 몸에
이제 그만좀 하라고 권율의 손위에 내손을 올려보아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흔적을 신경쓰는듯 흉터 주위만을 집요하게 노렸다.
손을 마주잡은채,
몸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권율이 깍지낀손을 빼내어,
속옷 앞쪽으로 뺀손을 옷 틈사이로 밀어넣었다.
놀라 그손을 잡아 제지했다.

"그만해.."

헉헉 소리를 내며 간신히 말했다.
이제 곧 출근시간..
권율일 겨우 밀어내어,
옷장에서 직원복을 꺼내입었다.

"또 거기로 가는거에요?"

걱정되는지 권율이 물었다.

"여기아니면 어디서 돈을 벌어.."

난 걱정말라고 웃어보이며 가방을 들고 나왔다.

"..갈까요?"

아직 떨떠름한 권율이 현관앞에서 날 기다렸다.
난 고갤 끄덕이며 권율의 손을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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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5-30 17:29 | 조회 : 1,59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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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알리는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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