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 몇주전부터 널 맘에 들어했었어

거울 앞에서서 옷을 갈아입는다.
상의를 벗자마자 보이는 몇몇 이름조차 모르는..
언제했는지 모를..
여러 자국들이 몸에 또렷이 새겨져 있다.
잇자국, 손자국, 할퀴어진 상처, 멍, 처음맡아보는
여러 향수가 섞인 냄새..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나는 평소대로 옷장을 열어,
와이셔츠를 하나 꺼내어 몸에 걸쳤다..
시간이 된 흔적들은 무감각 하지만,
생긴지 얼마안된 흔적들은
옷깃이 스칠때마다 아려오며..
그 위치를 알려주는듯 했다.

"그놈..기어코 물었네~"

난 히덕거리며 멍하니
물린 어깨쪽을 거울에 비추었다.
손으로 살살 만지니 저릿거리다가도
찌릿한 느낌이 어깨를타고 흘렀다.
이래서 상처를 못내게 할수가 없다니까..
그들은 아무의미없이 남긴 상처겠지만,
나에게는 달랐다.
상처들을 소중하단듯 어루만졌다.

**********

"...오늘은 저기 미중년씨로 할까나~"

난 바 안의 의자에 앉아 바 위에 턱을 괴며
한 중년남성을 쳐다보았다.
비싸보이는 시계를 찬
훈훈한 외모의 재벌 같아보인다.
여긴 왜 온걸까..

"호오, 은근 외모도 보는 구나?"

중얼거린 혼잣말을 들은건지 이현은 내쪽으로 와,
그 미중년씨를 쳐다봤다.
나름 젊어보이는 그는 술잔을 기울이며 흥을탔다.

"당연하지..그래야 일을 할 마음이 생기거든~"

오늘지갑은 좀 두둑하려나아~
돈만좀 모이면 집도 사고, 차도사고해서
새로운 인생을 살거야.
이런 지긋지긋한 인생도 막을 내리는 거라고~!
난 한껏신나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신나셨네..그런데 넌 이상형이 뭐랬지?"

뜬금없는 질문에 난 잠시 이현일 쳐다봤다.
뭐야 은근 기대하는거야?

"응? 나야 귀엽고 아담하고 애교많은 연하."

대본이라도 외운듯 한치의 막힘없이 말했다.
귀여운게 좋단 말이지..

"..음 연하가 있긴한데.."

설마 자신이라고 하지는 않겠지?
넌 성격이 개차반이라 별로란말야..
성격만 고치면 좋을텐데..
고양이도 아니고 까칠해서야..

"어디? 진짜?"

이현이 한곳을 뚫어져라 쳐다보자
나도 그곳을 바라봣다.
대학생들로 보이는 남자들이 서로 웃으며
신나게 얘기하고 있었다

"네 이상형일진 모르겠다."

이현의시선을 어렵게 근접하게 따라가니
클럽에서 영 어울리지 못하는 한 학생이 보였다.

"장난하냐? 연하긴 하지만 이상형과는 딴판이거든.."

180이 넘는키에 듬직한 덩치..
술이든 잔을 마시며 클럽을 둘러보고 있었다.
말주변이 없는지 친구로 보이는 사람들이 불러도 무
심히 끄덕이거나 쳐다만 볼뿐이었다.

"넌 그냥 돈만 많으면 장땡이잖아."

그닥 돈이 많아보이지는 않는데..
매서운 눈매와 높은 코가 그의 외모를빛내주었다.
존잘이긴 하네..

"뭐 돈만 많으면 장땡이긴 하지 이상형 그런거에 굳이 맞춰서 사람을 찾아야하냐?"

이상형이야 어찌되었든 난,
부자고 돈만 많으면 다 좋았다.
남들은 욕하며 더럽다 할지라도 과거처럼 돈없이 길
바닥에서 개마냥 기어다니고 싶지는 않았다.

"근데 저사람.."

이현은 또 타깃을 바꾸어 스캔했다.
아까 내가 입에 올렸던 그 미중년이였다.

"저 사람이 왜?"

난 다시 시선을 옮겼다.

"요즘따라 자주보이더라고? 유독 그쪽만 보다 가는거 같아서.."

또 질척대는놈이 늘었나..
그런건 딱 질색인데..

"불만있으면 말로하지 꼭 노려보냐.."

그남자를 쳐다보며 툴툴대자,
이현이 날보며 꼭 이런쪽 에선 눈치가 없다며 한심
하단듯 말을 이었다.

"..화난거 같진 않던데.."

난 바의자에서 일어났다.
의자는 일어날때 잠시 시끄러운소리를 내었지만
이내 조용해졌고, 이현이 다시 내 의자를 집어넣고는
자신도 일을 마저해야겠다며 자기위치로 돌아갔다.

"상관없어 진상손님이든 뭐든, 일단 돈만 있음 되니까~
지갑 좀 묵직해보이는데..손님접대나 제대로 해보실까나~"

난 바에서 나와 그 미중년에게로 갔다.

********

클럽 안쪽의작은 방안..
내가 그를 향해 가자,
그가 웃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날 끌고온 곳이다.

그는방에 오자마자 다짜고짜,
날 밀어 의자위로 살포시 눕혔다.

"드디어 내쪽으로 와주었군 차려입은 보람이있어.."

듣기좋은 저음의 울리는 목소리였다.
다른 손님들과 다르게 그는 날 다정히 대했다.
그나저나 차려입었다니..

"무슨.."

내가 묻기도 채 전에 그가 대답을 했다.

"몇주전에 우연히 이곳을 들르다가 널 봤어.. 마음에 들더군.."

소문도 참 무섭지..
몸으로 일하는건 어찌알고..
그가 내 조끼단추를 풀고 와이셔츠를 풀어해쳤다.
여러사람의 사용후기가 담긴 몸이 그에게 드러났다.
그는 피식 하고 웃더니 조심스럽게 상냥하게
상체 부위에 입술을 부볐다.

"스킨십 이상은 안해 원나잇도 안하고 적정선은 지켜달라고?"

난 단호히 그렇게 말했다.
처음느껴보는 다정함에 익숙하지않았어도 묘하게
기분은 좋았다.

"본부대로.."

입과 맞닿은 채로 말을 하자 울림이 느껴졌고 미쳐
참지 못한 신음이 작게 터져 나왔다.
그걸 들은 그가 뒷말을 붙였다.

"노력은 해보지."

..잠깐

"뭐..?"

나도 모르게 팔로 살짝 감싸 안았던 그의 머리가
움직이며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회색빛 눈동자는 천장 등에 비춰져
더욱 더 영롱하게 빛났다.
이거 일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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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5-19 14:48 | 조회 : 1,934 목록
작가의 말
새벽을 알리는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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