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성검/그녀의 남동생 마노

"......마물?.....이아니라........네가 왜 여깄어?"

나는 앞에 있는 누군가를 향해 말했다.
그는 아주 크고 사나워 보이는 무서운 인상과
는 다르게 나를 째려보며 소리쳤다.

"이 매정한 주인 같으니라고?!..너무한거 아니야?
진짜 날 가두고 가다니.....그러고도 주인이냐?!"

"..........내 질문과는 상관 없는 답이 날아오네... ...한번더 묻겠다. 왜 네가 여기에 있지?"

나는 차가운 음성으로 그에게 물었다. 그의 형태는
인간이 그의 발톱의 반도 안되는 정도로 크고 도마뱀 처럼 긴 꼬리에 박쥐같은 날개를 가진 종족
.......그렇다. 그는 드래곤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진짜 드래곤이 아니였다. 드래곤의 모습과 닮았지만 그는 드래곤이 아니였다.
그의 본모습은 사실........

"흥! 내가 누군데?! 신이 만든 전설의 성검 '디르바오스' 라고! 주인이 날 상대로 결계를 대충 치니까 그렇지!"

그렇다. 그는 성검 이었다. 솔직히 말만 성검이지
하는짓은..........학교에 오기전에 분명 가둬놓고 왔는데 아무래도 결계를 너무 느슨하게 친것 같았다. 나는 속으로 혀를 찼다.

"...돌아가, 딜."

"싫어!...안가!....절대로 안갈거야?!"

....딜은 싫다며 소리쳤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성검일때의 생김새는 손잡이 부분은 하늘같은 푸른색 이었고 검날은 푸른빛이 감도는 은날 이었다. 그야말로 아름다움 그 자체인데.......
겉보기와는 달리 성검은 성격이 짜증났다.

징징거리는건 물론이고 어린아이 처럼 이것저것
궁금하다며 물어보지를 않나.....나보다 오래 살아놓고 이세계에 대해 아는건 마법에 관한것만 빼면 인간 관계나 사회생활 같은건 몰랐다.

"니가 안간다면 어쩔수 없지......."

"그럼 나 안가도 돼?"

"아니....내가 다시 가둬야지."

성검은 할말을 잃었다. 그러다가 무언가 생각하는 듯 조용했다. 평소 였다면 싫다며 날리를 쳤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여기서 자기가 그러면 나를 더 자극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역시 준다고 받는게 아니였는데......게다가 어린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느낌이란 말이야.....
나는 한숨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숲 돌려놔. 들키면 큰일 나니까."

"왜?! 나 때안쓰고 얌전히 있었는데!"

'그 몇분을 두고 얌전은 무슨......'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데리고 있는건 쉬웠다. 내 몸의 일부의 영혼과 성검의 영혼을 결합하면 됬기에......

".......숲은 안되 들키니까..... 손등만 이야."

그의 표정이 밝아 졌다. 그는 검화를 하고는 내 손등으로 스며 들어왔다. 손등에는 문신이 세겨 졌다. '하여간 내가 못살아...' 공간이 크게 흔들렸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얌전히 있어....안그러면 다시 가둬버릴 테니까."

[주인아 걱정마! 나는 착하니까, 얌전히 있을수 있어?!]

"...제발 그래 줬으면 좋겠네........경고해 두는데
너 또 내 뇌 탐색하면 죽을줄 알아."

[....어차피 주인이 마력으로 전부 막아놔서 그러고 싶어도 그러지도 못하는데?! 너무해! 억울해, 억울하다고?!]

나는 혀를 찼다. '억울하기는 무슨......' 성검의 목소리가 영혼을 울렸다. 나는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숲의 전체에 이동 마법진을 걸었다.

곳이어 숲은 사라졌다. 학교에 걸린 결계가 깨지면서 제자리로 돌아왔다. 밖으로 나오고 나니 해가 지고 있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오랜만에 밖을 본 디르바오스가 신이 나서 주절주절 떠들었다.

[주인아, 밖이야?! 완전 오랜만에 보는 밖이라고!
역시 숲보다는 인간들이 사는 세계가 더 좋아! 그치 주인아!(?)]

"난 원래 인간이야."

내말을 들은 성검이 혀를 찼다. 나는 손등에 마력을 흘렸다. 성검이 투덜거리며 말했다.

[아파! 주인 마력은 아프다고! 내가 뭘 어쨌다고?!]

"은근슬쩍 혀를 차면 내가 모를줄 알았어?"

[맞는 말이잖아! 주인은 인간 아니잖아?! 신이 그랬단 말이야! 주인은 신의 아이라고?!]

나는 그의 말을 무시했다. 솔직히 말하면 성검의 말이 틀린것은 아니였다. 나는 신의 아이가 맞았고
성검 역시 신에게 받은것 이었기에...

500년전 신과 마왕의 전쟁이 있었다. 그 전쟁에서는 두가지의 검이 만들어 졌다. 하나는 신의 검인 성검 디르바오스 또 하나는 마왕의 검인 마검 카니프노아리오 신의 영역에 선 마왕의 마검과 신이 만든 성검 이렇게 두개의 신의 검이 만들어 졌다.

물론 그 전쟁에서 승리한건 디르바오스를 든 신 이었다. 마왕은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마검 카니프노아리오 역시도 현재의 행방을 알수 없다고 한다.

[주인아, 누가 이쪽으로 오는데?]

성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돌려 앞을 보았다.
황금같은 금발에 사파이어 같은 푸른눈을 가진 소녀가 나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내앞에서 멈춰선 소녀가 헉헉 거리며 말했다.

"헉...헉...어..언니 지금 까지 도대채 어디있었던 거야?!"

"......."

지금 생각났다. '마노를 찾고 있었지....'
성검 때문에 깜빡 잊고 있었다. 나는 손등을 보았다. 성검이 움찔하며 말을 더듬었다.

[내....내 잘못 아...아니다?! 주인이 잊어버린 거지!]

'.......'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성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나는 내손을 잡았다. 그러고는 나를 끌고 어디론가 향했다. 나는 소녀에게 물었다.

"......마나. 대체 어디로 가는 거야?"

"어디가기는 마노한테 가지!"

"........"

마나는 나를 보채며 말했다. 마나의 표정이 꽤
가라앉아 있었다. 우리는 한동안 아무말이 없었다.
그렇게 친묵이 흐르고 있을때 침묵을 깨며 마나가 말했다.

".......언니, 있잖아......마노를 어떡해 생각해?"

"....뭐?"

황당한 질문 이었다. 마노를 어떡해 생각하냐니?
당연히 가족이자 동생으로 여기고 있었다.
적어도 내 기준으로는 그랬다. 마나가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솔직히 난 가끔식 언니가 우리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묻고 싶었어. 언니가 마노와 나를 대하는 태도나 가족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진짜 우리를 어떡해 생각하는 걸까? 가족으로 생각하는게 맞겠지?.....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어..... "

".........."

말문이 막혔다. 몰랐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줄은 전혀 몰랐다. 아니 알수 없었다. 그들은 나를 진짜 가족으로 대해서 나 역시 그런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였다고?....그들 눈에는 아니였다고?....... 내가 지금까지 그들을 어떻게 대했지?.........

[주인아 저거 무슨 말이야? 내가 듣기로는 주인이 주인 가족들을 남으로 대했다고 들리는데...]

성검이 말했다. 성검이 알아 들을 정도면 역시 마나의 말은 그런 뜻이겠지....... 마나는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다가도 입을 다물었다.
그 행동을 몇번 반복하던 소녀가 걸음을 멈추었다.
소녀는 나를 올려다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언니....마노가 왜 언니를 누님이 아니라 누나라고 부르는지 알아?"

".........."

소녀의 질문에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 마노는 나를 누님이라 불렀다. 그게 맞았다. 하지만 어느순간 부터 소년은 나를 누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예의에 어근 난다며 소년에게 잔소리를 했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말해도 소년은 듣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나는 포기했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소년이 갑자기 변한 점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를 혼내기만 했다.

마나는 말을 이어갔다.

"언니가 마노에게 관심을 주지 않아서 였어."

".......뭐?"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내가 관심을 주지 않아서 였다고?.......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대답이었다. 마나는 옆에 설치되어 있는 벤치에
앉았다. 나 역시도 소녀를 따라 벤치에 앉았다.

"있지.......좀 황당한 애기지만 마노는 언니를 많이 좋아해.... 어머니 보다도 더 많이......그리고 지금 마노가 우는 이유도 언니 때문이고..."

'뭐?....마노가 울어?' 눈이 크게 뜨였다. 마노가 운다고?.....나 때문에?......소년은 내 앞에서 한번도 운적이 없다. 그런 기색도 없었다.

"마노가 말하지 말라고 해서 안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나는 말해야 겠어.......마노가 어렸을 때부터 언니를 어떡해 생각하고 대했는지."

* * *

기숙사 구석에서 무릎에 얼굴을 파묻히고 앉아 있는 소년이 있었다. '누나는 아무것도 몰라....'
마노는 속으로 생각하며 마른 세수를 했다.

누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가족을 꼭 남처럼 대했다. 남에서 살짝 더 특별하게 대하는것을 빼면 정말 남처럼 보였을것이다. 생김새나 알려진 정보가 없었다면 우리를 처음보는 귀족들도 전부 그렇게 생각 했을것이다.

나는 어렸을때 부터 누나의 뒤를 졸졸 따라 다녔다. 누나가 나를 봐 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누나를 따라다니게 된건 5살때의 일이었다.
누나는 그때 7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소녀였다.

* * *

"도련님! 뛰시면 안된다니까요?!"

시녀가 뛰어가는 남자아이를 뒤따라 뛰며 외쳤다.
자수정 같은 눈동자가 반짝 거렸다. 마노 였다.
마노는 지금 어머니에게 가고 있었다.

오늘 오후에 후계자 교육을 받던 아이는 자신의 스승에게 칭찬을 받았다. 아이는 교육이 끝나자 마자 신이 나서 어머니에게 칭찬을 받았다며 알리러 가는 길이었다.

마노는 기분좋게 복도를 뛰고 있었다. 소녀와 부디치기 전에는 말이다.

콰당-

"도련님!"

시녀가 아이를 향해 뛰어왔다. 마노는 부딧히는 동시에 중심을 잃고 뒤로 어퍼지면서 엉덩방아를
찌고 말았다. 마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자신이 부딧힌 인물을 보았다. 아이는 화들짝 놀랐다.

"...아...아가씨......."

시녀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렇다. 부딧힌 인물은 자신의 누나인 리아였다. 마노는 자신의 누나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였다. 그렇다고 싫어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누나인 그녀가 불편했다.

".......마노가 왜 여기에 있죠?"

소녀의 물음에 마노가 몸을 크게 움찔했다. 시녀 역시 화들짝 놀랐다. 그녀의 목소리는 냉정하고도 차가웠다. 도저히 가족을 대하는 목소리가 아니였다. 시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그것이....도련님께서 마님을 뵙겠다고 하여...... "

"....마노가 어머니를요?"

"...네"

시녀는 잔뜩 긴장한 상태로 대답했다. 마노 역시
왠지 모르게 몸이 떨렸다. 자신의 누나임에도 그녀는 대하기가 어려웠다. 희대의 천재라는 자신의 누나는 말그대로 천재였다.

또래 나이 같지않은 어른스러운 행동하며 움직임 하나하나에 흘러 넘치는 기품하며 게다가 그녀는
7살이라는 나이에 집안의 살림의 반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일에 누구보다도 엄한 아버지도 그녀에게 정치에 대해서 논의했다.

"대체 무슨일이기에 이리 급하게 뛰어 온거죠?"

마노는 몸을 떨었다. 누나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했다는걸 알았기 때문이다. 시녀는 여전히 긴장한 몸으로 대답했다.

"그것이.....도련님께서 오늘 후계자 교육에서 교사에게 칭찬을 받으셔서....그것을 전하러 가던 참이었습니다."

"......그렇군요."

시녀는 조금 떨리는 손으로 마노를 일으켜 세웠다.
누나의 손이 마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마노는 심하게 몸을 떨었다. 분명 이런일 가지고 복도를 뛰어다녔냐며 맞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노의 생각은 예상을 빛나갔다. 마노의 머리에 손이 올라왔다. 그러고는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따뜻했다. 마노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소녀를 보았다. 소녀는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소녀의 입이 천천히 열리는 것이 보였다.

"...마노, 장하네. 칭찬도 받고...... "

소녀는 마노의 머리위에 있던 손을 내리고는 앞으로 걸어갔다. 마노는 넋을 잃고 누나의 뒷모습을 보았다. 소녀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게 됬을때쯤 마노는 정신을 차렸다. 옆에 있던 시녀 역시 넋이 나간 상태였다.

처음 이었다. 그녀가 마노를 칭찬한건......
마노는 항상 그녀의 재능에 파묻혀 살았다.
뭘하든 공녀는 이렇다 저렇다 하며 스승들은 누나와 나를 비교했다. 하지만 그것도 너무 당연해져서 그런지 누나가 밉다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런 소녀는 자신에게는 미지의 존재 였다. 절대로 닿을수 없는 곳에 서 있는 사람.....그런 누나 였다.
그런 그녀가 처음으로 자신을 칭찬해 주었다.

교수나 어머니에게 칭찬을 들었을 때보다 더 기뻤다. 행복했다. 그후로 나는 교육을 받고 남은 시간은 전부 누나를 따라 다니는데 썼다.

누나를 따라다니면서 그녀는 나의 우상이 되었다.
처음에 누나는 나를 귀찮아 했다. 하지만 그것도 몇개월 지나고 나니까 그녀는 이제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누나를 더 좋아하게 된건 바로 그날 이었다. 누나의 집무실에서 얌전히 책을 읽고 있던 마노를 그녀가 불렀다.

"......마노 잠깐 이리와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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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30 21:56 | 조회 : 1,348 목록
작가의 말
레몬 밤

즐감해 주세요. 근데 이번화가 좀 재미없을 수도 있어요. 쓰다보니 이렇게 되기는 했는데 저도 이번화는........ 그래도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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