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의 소꿉친구-3화


내가 왜 놀랐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마 7명 모두 나이가 같아서 라고 해야하나....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제국에 신탁이 내려지고 우리 제국의
7가문에 부인들은 회임을 했다. 그것도 같은 년에 말이다. 그야말로 운명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맘마....마으마"

내 발밑으로 데구르르 굴러온 젖병, 그 젖병을 쫏아 기어오는 한 여자아이 노란 빛이 감도는
연주황색 머리카락에 토파즈 같이 빛나는 연주황색 눈동자, 내 앞에서 멈춰선 여자아이는
한참동안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에린. 그럼 안돼, 죄송해요. 우리 애가 너무 쳐다봐서 당황하셨죠?...."

나에게 놀랐냐고 묻는 그녀를 보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옷에 수 놓인 가문의 문장이 얼핏 눈에 들어 왔다. 저 문장.....'분명 어디서 봤는데.......아!'

"아닙니다. 위들리아 후작부인."

그렇다. 그는 제국 서열 4위인 위들리아 후작가의
부인 이었다. 후작가에 외동딸이 있다고 하는데...
그 아이가 저 아이인가, 이름은 네르에린 라 위들리아, 어머니를 쏙 빼닮았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니까 정말 그렇네.

"어머....저희 가문을 아시네요?.....어린나이에 대단해요. 천재라더니 사실이네요. 아니 보통 천재랑은 다르다고나 할까요."

"칭찬 감사합니다."

나는 고개를 가볍게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우리의 모습을 본 다른 부인들이 하나 둘 말을 걸어왔다.

"둘이 무슨 애기를 하길래 그렇게 재밌어 보여요?"

"그게 말이죠. 공녀께서 우리 가문을 아시지 뭐에요.....어린나이에 대단하죠?"

"그러게요. 아까 저희 가문도 묻더라고요. 영특하죠. 그 나이에 이정도면 뭐....말할것도 없죠."

세리마 공작부인과 위들리아 후작부인이 말했다.
가만히 두부인의 대화를 듣고 있던 공작 부인이 입을 열었다.

"흠.....저희 애들과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네요. 아직 말을 잘못하지만 말이예요. 공녀께서는 어떠세요? 저희 애들이 괜찮나요?"

괜찮냐고 물으면 대답은 말할것도 없이 yes다.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기에게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집안 끼리의 연도 있어 친해져야 하고, 나는 공작 부인을 보며 말했다.

"그럼요. 오히려 벌써부터 이리도 든든한 벗이 생겨 영광인걸요."

내 말을 들은 공작부인이 뭔가를 만족하며 나를 향해 화사하게 미소지었다. 나를 시험 한건가?
1살 짜리를 시험하다니.....역시 만만치 않네.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말을 바꿔 내게 질문했다. 여기서 어리다고 하여 아무 대답이나 막 해서는 안된다. 자식에게 해가 될거 같으면 가차 없이 잘라 버리려고 했을 것이 분명 했으니까.

천재라고는 해도 1살짜리 어린애에 불과한 나를
시험할 정도면 정 보다는 이익을 추구하는 하젤느 공작 부인. 나도 정은 별론데...왠지 잘 맞을것 같았다.

"공녀께서는 저희 공작가를 아시나요?"

"네, 하젤느 공작부인. 책에서 볼수 있는 가문은 전부 외워 두었습니다. 아쉽게도 세리마 공작가는 책에서 아직 보지 못해, 무례하게도 성함을 여쭤 봤습니다."

".......공녀는 훌륭하군요."

"공작부인께서 절 그리 봐주신다니 영광입니다."

그녀는 한층더 화사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 첫번째 질문을 했을때 내가 그녀의 가문을 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묻는것은 내가 아까전에 세리마 공작부인과 한 대화를 들었기 때문이겠지. 자신의 가문은 아는데 세리마 공작부인의 가문은 왜 몰랐냐고 공격해 왔겠지.

거기서 조금만 실수 했어도 꼬투리가 잡였을 것이다. 그러니 먼저 상황 대처를 하는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그걸 알아챈 공작부인은 매우 흡족 해보였다. 1살짜리가 이 정도 했으면 이제 시험 당할 일도 없겠지.

"이..이 대화는 그만하고 우리 애들 소개나 할까요?"

우리 대화에 가시가 있다는걸 눈치챈 부인들은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각자 자신들의 아이를 끌어 안으며 소개를 했다.

"일단 저희 가문부터 소개할게요. 저희 가문은
베드롤 후작가 랍니다. 그리고 전 베드롤 후작가의 안주인 윤비아 라 베드롤 이에요. 이 아이는 베드롤 후작가의 후계자 데르시안 라 베드롤 이랍니다. "

"안녕하세요. 베드롤 후작부인, 베드롤 영식"

나는 천천히 고개 숙여 인사했다. 베드롤가의 후계자라는 남자아이는 보라빛이 감도는 연분홍색 머리카락과 진한 핑크빛이 감도는 붉은 루비 같은 눈동자를 가진 아이였다.

"그럼 이번에는 저희 가문 차례네요. 우리 가문은 호닐스 후작가 예요. 그리고 이 남자아이가 제 아들 피르카논 라 호닐스 랍니다. 저희 가문 후계자죠."

어미의 품에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 남자아이
금발에 보석 페리도트 처럼 빛나는 연한 연두색 눈동자 초롱초롱 한게 꼭 여자아이 같이 생겼다.

"다음은 제가 할게요. 저희 가문은 글니시아 후작가 예요. 이 남자아이는 저희 가문의 외아들 이자 후계자인 아느리현 라 글니시아 랍니다. "

나는 말없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진홍색 같으면선도 연한 갈색에 더 가까운 머리색과 에메랄드 같은 눈동자를 가진 남자아이가 보였다.
어머니의 뒤에 숨어 나를 보고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공녀께서는 저희 가문을 알고 계셨습니다만 그렇다면 저희 아들의 이름까지 알고 계시나요?"

"물론 알고 있습니다. 카인셀느 데 하젤느 대공자 이시죠."

"맞습니다."

자신의 아들을 안은채 나를 보며 웃는 하젤느 공작 부인 그녀의 품에서 손가락을 만지작 거리는 아이 노을처럼 활활 타오르는 붉은 머리카락에 빨간 보석인 가넷 같은 붉은 눈동자를
가진 남자아이와 시선이 마주쳤다. 저리도 순순한 생명채 라니......나는 그러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데 기억을 전부 가진 내게는 말이다.

"그럼 저희 딸아이의 이름도 아시나요?"

위들리아 후작부인이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요. 네르에린 라 위들리아 영애 이시죠."

"이거 영광인걸요. 제 딸아이를 알아봐 주시다니."

나는 말없이 후작부인을 올려다 보았다. 부인들이라 해도 다들 젊어서 그런지 아줌마라기 보다는 언니 같은 느낌 이였다.

세리마 공작부인은 이미 인사를 나눈뒤여서 그런지 그냥 아무 말없이 나를 향해 웃어 주었다.
그러다 갑자기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에 나는 위를 올려다 보았다. 어머니 였다. 나를 향해 다정하게 웃어주시는 어머니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리아 애들과 놀다오렴"

어머니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니 언제 모였는지
구석에 모여 있는 남자아이들과 한명의 여자아이가 보였다. 정신 상태는 18살인데......
좀 꺼리기는 했지만 나는 어머니의 말에 응했다.


* * *

내가 이세계에 온지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런 시간 이었다.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기 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리 가문에 나보다 2살 어린 쌍둥이 남매 동생이 태어나고 쌍둥이중 오빠로 태어난 아이가 가문의 후계자가 되었다.

이 세상에서는 없었던 동생이 생겼을때는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기쁘기도 했다. 그리고 나랑 소꿉 친구로 자란 6명도 있다. 가문들끼리 만나는 일이 많아서 그런지 처음만난 다과회 이후로도 자주 만났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친해졌다.

"리아 너 또 무슨책 읽어?"

"......마계에 괄련된 책"

토파즈 같이 빛나는 연주황빛 눈동자를 가진 소녀가 다가와 물었다. 나는 시선은 책에 그대로 고정한채 그녀에게 말했다. 내 말을 들은 것인지
붉은 머리카락의 소년이 끼어들며 말했다.

"이젠 마계 책도 읽냐?....너도 참 미스테리다."

"....카인 넌 책이라도 좀 읽어보고 말하는게 어때?"

연분홍색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우리에게 걸어오는 소년이 보였다. 나는 책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들면서 말했다.

"시안. 다른 애들은?"

"음......글쎄 먼저 간다고 했는데 안왔어?"

"....아직 안왔는데."

"거 참 이상하네....."

'이상하네 약속시간에 늦을 애들이 아닌데...'
평소 였다면 먼저와 있었을 애들이 늦는다니 별일 이었다. 무슨일 있나?,

"우리 찾는거야?"

"리혼!"

늦어서 무슨일 있나 했더니 내 걱정은 소년을 보자
사그라졌다. 리혼이 우리를 향해 걸어오며 묻자 에린이 리혼의 이름을 불렀다. 나는 소년들을 보며 말했다.

"왜 이렇게 늦었어?"

"미안. 폐하의 호출이 있었거든 ."

"너희 셋다?"

"어...우리도 중앙성에서 만나고 알았어."

이 시기에 폐하의 호출이라면......역시 그일 때문인가?.......그럼 조만간 나에게도 호출이 떨어 지겠군.

"너희도 그거 때문에?"

"너희도 라니? 그럼 너도?"

"어..나는 어제 시안이랑 같이 다녀왔지."

붉은 머리의 소년이 말했다. '카인이랑 시안까지 갔다 왔다면 다음은 나랑 에린인가....그 얘기가 나오 겠군.'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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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11 20:57 | 조회 : 1,444 목록
작가의 말
레몬 밤

아기에서 15살로 훌쩍 뛰어넘어 버려서 놀라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원래 좀 컸을때 부터 쓸까 고민했는데 스토리상 그건 좀 힘들거 같았거든요. 그래서 소꿉친구인 6명과 처음 만나게 된 이야기만을 쓰고 나이를 15살로 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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