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아, 그래? 그래서?

츤데레 여친과 헤어진 뒤에는?

2화. 아, 그래? 그래서?




[아, 그래? 그래서?]
[그래서라니.. 헤어졌지..]
[와.. 진짜 쓰레기]
[쓰레기라고 하지마]
[여자나 바람맞히고]
[0^0...]
[그것도 그렇게 귀여운 아이를]
[0^0;;...할 말이 그것밖에 없냐?]
[쓸줄아는게 이모티콘 밖에 없니?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어. 가서 빌어.]
[싫어]
[ㅋㅋ정신나간놈 너 분명 후회한다.]
[상관없어.. 그보다 지금 카톡하는 주제가 틀리잖아! 본론으로 돌아가자고!]
[ㅡ.ㅡ 네~ 네~ 분명 전 여친을 학교에서 봤을때의 대처법에 관한 주제였던가?]
[역시 평범하게 인사하는 편이 좋겠지?]
[와, 세상에 신이시여.. 세상에 없던 단 하나의 쓰레기가 탄생했습니다..]
[기도할거면 혼자하던가 왜 하필이면 카톡으로 하는거냐..]
[너 들으라고 하는 말이야 쓰레기야..]
[나도 안다고..ㅠㅠ]

"후우.. 내 편은 없는걸까 역시.."

그렇게 미나와 헤어진지 이틀째 되는 날에 용기를 내서 학교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도 나는 2학년 5반이고 미나가 2학년 9반이라서 약 3개 반정도의 간격이 있는지라 직접적으로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 아직 그 날 이후로 미나를 본적은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건 아직 남은 고등학교생활이 절반정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만나지 않을만한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2학년 때 운좋게 만나지 않았다고해도 3학년 때 같은 반이라도 되버린다면.. 아무튼 지금 내가 상담을 부탁한 상대는 중학교때부터의 오랜 악연이며 미나를 알기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로 이름은 '송다혜' 공부빼곤 뭐든지 잘한다는 뭐 그런 주변에 흔하게 있을법한 그런 친구다.
그런데 아까부터 상담해달라니까 계속 지 할 얘기만 늘어놓고 있다. 역시 바람맞힌 남자가 다른 여자한테 연애상담하는건 터무니없이 한심한걸까..

"하긴 역시 여자를 바람맞힌 남자따위.. 내가봐도 한심하단 말이야."

[아 갑자기 자괴감이 들어]
[자살해]

"와 이런.."

너무 막나가시네요 다혜씨.

[농담이라도 너무하잖아ㅠㅠ]
[진심이야]
[..너 나한테만 이러지?]
[당연한거아님?]

"내가 다시는 너하곤 상담 안해 이뇬아!!!!!!"

[ㄲㅈ]
[ㅇㅋ ㅃㅃ]

"으아아아!! 내 자존심을 돌려줘!!"

나는 흥분을 주체못하고 휴대폰을 냅다 침대 위로 던져버렸다. 아 이 녀석이고 저 녀석이고, 어차피 다 나같은건 이해못하겠다 이거지? 네네, 알겠습니다. 오늘부터 혼자 살아갈 겁니다! 더 이상 건들지마! 후회하게 만들어주겠어!

"라던가.. 진짜 한심하네 나.."

간단한게 아닌걸 알면서도 그녀와의 이별을 선택한것 자체는 난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이별 뒤에 남는 것은 어색함과 서로 연결되어있었던 인연들이 복잡하게 얽혀버린다는 것이였다.

"후우.."

그렇게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도 덜어보려 한숨을 쉬었을 때였다. 침대 저편에서 벨소리가 울렸고 누구의 전화인지 전혀 감이 오질 않았다 침대 뒤편으로 들어간 휴대폰을 가까쓰로 벨이 꺼지기 전에 꺼내고 전화를 받았다.

"누구세요."
"나"

부드러우면서도 뭔가 맑은 목소리.. 마치 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
라고 표현해도 좋을 목소리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듣기만 해도 절로 눈살이 찌뿌려지는 목소리

"뭔가 용무라도 있습니까. 송다혜씨?"

의도한건 아니지만 아까전 문자의 내용이 생각나 반사적으로 시큰둥하게 받았다.

"아, 갑자기 기분나빠졌어"
"끊으시던가요"
"뭐야, 진짜 상담이라도 해줄까했는데.."

세상에 우리 다혜씨가 착해진것 같아요.

"끊지마세요."
"왜?"
"아시면서 이러깁니까?"
"조, 존댓말하지마. 어색하잖아. 원래대로해."

뭔가 곤란해하는 듯한 다혜의 목소리가 뭔가 재미있었지만 지금 상담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나에게는 그런 것을 즐길 여유는 없었다.

"아, 그러면. 무슨 바람이 불어서?"
"바람이랄건 없지만.. 그냥 단순한 여흥?"
"여흥?"
"응, 그냥 타인의 연애사 같은건 듣고 있으면 재미있잖아. 네가 원하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네 이야기를 들려주고 조언을 받고 싶은거지?"
"음, 상담자의 경험담 같은게 있으면 더 도움이 되지."
"뭐, 뭐? 경험담? 그런건 없는데.. 아무튼 요즘 심심했는데 잘됐어. 너 이번주 토요일날 시간있지?"
"토요일이라.. 분명"

그야 당연히 아무 예정도 없지.. 만날 사람이 더 이상 없으니까..

"뭐야, 예정있는거야?"
"아니, 완전히 텅텅비어있는데."
"그럼 중앙로터리 카페베너에서 한 오후 2시 쯤에 괜찮아?"
"어, 좋아."
"참고로 파르페정도로는 만족못하니까. 각오해?"
"하아.. 알았어."
"그럼 토요일날 봐."
"어, 부탁한다."

이번주 토요일인가.. 아니 근데 그럼 그 사이에 껴있는 금요일은 어떻게 하라는거야?!

"야, 저기.."
"뚝......"
"아.."

어떻게든 내일만 잘 넘기자..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방의 불을 끄고 침대에서 잠을 청했다. 그 날 밤은 유난히 잠이 잘왔던 것 같았다.

[2화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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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4-04 22:18 | 조회 : 95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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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6861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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