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왜?

츤데레 여친과 헤어진 뒤에는?

1화. 왜?

"흐에.. 드디어 수업도 끝났고. 심심한데 우리 놀이공원이라도 갈까?"
"그게 무슨 놀이공원이냐.. 그냥 비싼 놀이터라고하는 편이 나아.. "
"그래도 예전에는 되게 좋아했잖아.."
"그래.. 예전에는 말이지.."

밤을 향해 달려가는 노을진 하늘아래 평소와 같이 그녀와 익숙한 골목을 걷는다. 그녀의 머리카락에서는 여전히 기분좋은 오렌지향이 흘러나와 내 코를 간질였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단순한 착향료의 작용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 가슴이 두근거린다든지 하는 그런 단계는 이미 지나가버린 뒤였고, 이제는 단순히 그냥 익숙한 냄새라고 밖에 여겨지지 않는 그녀의 체취는 더 이상 나에게 설렘을 주기에는 역부족인 존재였다. 오히려 지금.. 이별을 고할 예정인 나에게는.. 한없이 무거워지게 만드는 무게추에 불과했다. 아, 근데 도대체 이걸 어떻게 말해야하는거지..

"야, 너 또 그런 얼굴하고있어!"

어느센가 내 앞을 가로막고 갑자기 호통을 친 그녀는 그대로 양손으로 내 양볼을 감싸고는 마구 꼬집기 시작했다.

"아야야! 뭐, 뭐야 갑자기!"

내가 아파하면서 얼굴을 비틀자 그녀는 내 얼굴에서 손을 놓고 한걸음 뒤로 물러선뒤 속상한듯 내게 말했다.

"야.. 내가 또 뭐했어? 놀이공원 가자고한게 그렇게 잘못이야?"
"그런거 아니야.."
"그럼 뭔데."
"너야말로 왜 그래 갑자기.."
"너 말야.. 요즘 나한테 조금 소홀해진것 같은 느낌 안들어? 학교에서도 말 안걸어주고 내쪽에서 말걸어도 듣는둥 마는둥.. "
"소홀하다니.. 무슨 말이 그래?"

살짝 눈에 힘을 주고 말했다. 그녀가 말한건 분명한 사실이였다. 나는 평소 그녀에게 소홀했고, 그녀쪽에서 접근해도 적극적으로 대하지 않았다. 내가 원해서 그런식으로 그녀를 대하는건 아니였다. 단지 내 마음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뿐.. 어쨌든 더 이상 이 관계를 지속했다가는 서로에게 더 큰 상처가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진지하게 대하려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오늘, 나는 이 관계의 종지부를 찍기로 결심했다. 이것은 그녀를 위한 것이자 나를 위한 일이기도 했다.

"뭐야 그 말투.. 왜 아까부터 자꾸 그런 식으로 말하는거야?"
"그런 식이 뭔데. 너야 말로 왜 그래? 갑자기 흥분해가지고는.."
"뭐야.. 뭐냐고 정말.. 계속 이런 식으로 할꺼야?"
"그러니까 니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니까.."

그녀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고 얼굴은 또 새빨개져서 금방이라고 폭발 할 것같은 화산같은 모양세가 되었다. 그리고 결국 얼마지나지 않아 폭발한 그녀는 내 가슴팍에 주먹을 꽂아넣기 시작했다.
퍽퍽퍽---

"똑바로 말해! 이 바보야! 뭐?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거짓말 하지마! 알면서도 무시하고있는 주제에!"

퍽퍽퍽---

"이젠 모르겠어! 너 정말 날 좋아하긴 하는거야?! 말해! 말하라고! 이제 나도 모르겠단말야!"

퍽--퍽...

"왜? 나한테 왜이러는 거야? 이제 널 모르겠어.. 난.. 정말.."

그녀의 주먹이 내 가슴팍에서 마지막으로 떨어져 나갈 때 쯤 그녀의 눈물은 이미 넘쳐흐른지 오래였다. 그녀의 귀여운 얼굴에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했을 일이겠지.. 하지만 지금의 나는...

"..헤어지자."

하아.. 결국 말해버린건가?

"..뭐?"
"이제 그만두자 이런거.."

그녀는 멍해진 표정으로 우는 것도 잊어버린듯 우두커니 서서 나를 올려다봤다. 그러고는 어색하게 웃음을 짓고 한걸음 더 뒤로 물러섰다.

"...그래, 일단 여기서 헤어지자.. 그럼 내일 다시.."

분명 지금 그녀는 내가 한 말의 의미를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런 말을 하는 것이다. 확실한건.. 이럴 수록 나는 더 확실하게 말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가 아니야.. 그러니까.. 이제 나는 더 이상 너를 좋아하지 않아.. 그러니까 나는 더 이상 너하고는.."
"..뭐야, 뭐라는거야 이 바보가.. 있을 수 없어.. 이런 건.. 너 같은 바보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할리가 없잖아!"
"정말 미안해..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더 이상 이런 관계는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 날 원망해도 좋아..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이제 더 이상 너하고 사귈 수 없다는거야. 그러니까.."

자 이제 마지막이야.. 확실히 말해라.

"..말하지마. 부탁.."

그렇게 마지막 이별의 말을 전하려던 순간 그녀는 내 몸에 달려들어 있는 힘껏 나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그 간절함과 한없이 여린 그 몸을 받아주기엔 나는 너무나 작은 그릇이였다.

"잘가."

그녀는 결국 내 가슴에 묻힌채로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하아.. 이별이라는건 결국 이렇구나.. 남는건 결국 이런 아픔뿐인가..

"흐에..흐헤에에.. 흐으아아아앙!"
"미안.."

그녀는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갑자기 내 품을 빠져나갔고.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그녀를 나는 찾으려 하지 않았다..

노을은 이미 밤이 먹어버린지 오래였고 가로등 불빛 밑에는 나 혼자 남았다.

"하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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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로 나 '오현민'은 세상에 더 없는 미소녀 츤데레인 '고미나'와 헤어졌습니다. 참고로 질문안받습니다..

[1화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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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4-04 22:17 | 조회 : 916 목록
작가의 말
nic6861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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