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오늘은 저녁 먹을거야?"
"음...아냐..난 딱히 안 먹어도 괜찮아. 이때까지 먹은 적이 거의 없었으니깐. 너 혼자 먹어. 난 일단 너 방 가 있어도 ㄷ"
"그래도! 손님으로 우리 집에 온 이상 같이 먹자!"
"...아니 진짜 괜찮은데... 알았어. 같이 먹자. 이럴 때 보면 너 엄청 답정너같아."
"어? 다, 답정너? 그게 뭐야??"
".. 얜 답 없다."
"뭐야, 너 말 다했어?"
"딱히 너가 답 없다거나 그런 말은 일절도 하지 않았어."
"방금 했었잖아."
"내가? 언제?"
"...됐어."
"ㅋㅋㅋ"
수빈이는 웃더니 내 맞은편에 앉았다. 부엌에는 아이들도 부모님도 없이 수빈이랑 우리 둘만 있던 상황인지라 왠지 분위기가 묘했다. 그래서 저녁을 먹을 때엔 거의 아무말 안 하고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는 바로 그릇을 씻어 건조대에 넣었다.
"수빈아, 이제 올라가자."
"아, 알았어... 근데 너네집 크네.."
"음..그런가? 부모님께서 바로 옆에 호텔 운영하셔서 그럴걸?"
"아~, 호텔을 경영하시는 구나......응? 잠시만, 호텔 경영...? 직원이 아니라??"
"어.. 그, 그런데.. 혹시 무슨 문제 있어? 그.. 불편한 점 있으면 말해도 괜찮아."
"아, 아니! 딱히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좀 놀라서 말이지."
"근데 내가 어렸을 때 안 말했어? 그래도 우리 어렸을 때 친했다며? 설마.. 거짓말인건..."
"아냐! 그건!! 그리고 말했더라도 거의 뭐 10년전에 얘기했을텐데 내가 어떻게 기억해? 아니 물론 기억하더라고.. 지금까지 기억하는 건..."
"그건 그러네. 아, 다왔다. 여기가 내 방이야."
나는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옷장에서 내가 입던 옷 중 제일 큰 옷을 꺼냈다.
"이정도면.. 되겠지? 자! 이거 너가 입어!"
"아, 고마워! 근데 옷은 어디서 갈아입어?"
"음.. 여기서?"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셔츠를 벗었다. 수빈이는 내 몸을 보고 펄쩍 뛰었다.
"ㅇ..야! 화장실에서 갈아입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