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외전

[설날 외전]


"..."

"형!!!!!"

"흐악!!"


나는 잠을 자고 있던 도중 수민이의 목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그만 침대에서 굴러떨어져버렸다.


"으으..."

"헉, 형! 괜찮아?!"

"...아니. 완전 안 괜찮아."

"아, 괜찮다고? 알겠어. 근데 밖에 형 손님 온 거 같던데?"

"?? 내 손님? 누가 있는거지? ...아! 혹시 수빈이인가!"

"그건 모르겠고, 일단 얼른 내려와!"

"아, 알았어.."

"일단 밥이나 먹자. 형 아직 안 먹었잖아."

"그러네.. 으으, 배고파."

나와 수민이는 방을 나가 1층 부엌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검은 머리 남자가 있었다. 뒷모습을 보니 어딘가 낯이 익으면서도 낯설었다. 그리고 그 남자가 내쪽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누구인지 알게되었다.


"어.. 기.. 김... 김성은...???"

"아, 정연아."


성은이는 나를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껴안았다.


"정연아, 사랑해. 우리 영원히 떨어지지 ㅁ"

"비, 비켜! 답답해."


나는 그만 답답한 바람에 그의 얼굴을 손으로 밀쳤다. 하지만 그는 화나긴 커녕 오힌셔 더 좋아해했다. 날 이만큼이나 좋아한다는 것은 알지만 왠지 기분이 나빴다. 나는 성은이를 얼른 제치고 수민이한테 갔다.

"수민아, 우리 설날이니깐 놀러갈래? 어음.. 떡을 사러간다던가..?"

"좋아, 형!"

"잠깐! 나는? 나도 같이 가!"

"넌 나가서도 질척거릴거 같아. 넌 너네집이나 가."

"나.. 부모님 없다는 거.. 너도 알잖아... 정연아, 나 진짜 너 밖에 없어. 정연아... 제발.. 저런 초딩이랑 같이 놀러가는 거 보고 싶지 않아."

"뭔 말이 많아.. 하아, 알겠어. 한번이라도 질척거리며ㆍ 너네집으로 그냥 가. 알겠지?"

"그래! 손 잡는 거까진.. 괜찮지?"

"..그러시든가."

"고마워, 정연아.. 역시 넌 내 첫사ㄹ"

"얼른 가자."

"응. 형."


나와 수민이는 기뻐해하는 성은이를 내버려두고 갔다. 그러자 성은이 뒤에서 쫓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자, 잠시만...!"

"푸흡.. 저, 바보."

"... 형, 그냥 저 형 버리고 나한테 오면 안 되는거야?"

"으음.. 그래도. 나도 어릴 때 좋아했었고.. 지금도 기억은 몽땅 사라졌지만 그 감정만은 남아있어서... 정말 미안해, 수민아."

"아냐, 형. 이젠 괜찮아. 내가 어린 애도 아니ㄱ"

"맞는데?"

"형, 진짜 눈치없다."

"뭐? 참, 자기는 눈치있나.."

"정연아.. 잠시만.... 나도.. 허억..."

"바보 같아, 진짜. 얼른 와! 안 오면 버리고 갈거야~"

"아! 잠시만!!"


우리 셋은 시장에 가서 제일 먼저 떡을 샀다. 그리고 그 외 더 필요한 것을 알아보기 위해 한참을 걸어다녔다.

나 혼자가 아니라 이제는 행복했다. 2년전 생각이 났다. 그때는 내가 불행하고 그렇게 살 바엔 죽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이 행복하더라도 과거는 절대 변하지도 지워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미래는 변할 수는 있으니.. 나는 현재와 미래에 충실하게 살고 싶다.

필요한 것을 다 산 거 같아 다 같이 집에 돌아왔다. 부모님께서는 외갓집에 가셔서 아이들이랑 성은, 수빈, 나 이렇게만 집에 있었다. 엄마께서 운영하고 계신 호텔도 오늘은 설 연휴라 문을 닫았다.


"으음.. 떡이랑.. 멸치랑.. 뭐, 필요한 건 다 산거 같은데.. 그럼 모두 같이 만들어보자!"

"좋지! 난 정연이를 위해서라면 무조건 할게!!"

"난 니들 꽁냥거리는 거 절대 못 봐. 나도 할게."

"성은아.. 수빈아...."

"왜, 좀 감동 했냐?"

"아니, 미안한데. 성은이는 그렇다쳐도 수빈이 너는 좀... 너가 하면..음... 망...음.. 그렇지...?"

"...드러워서 안 한다."

"고마워, 수빈아. 수민이는 같이 할래?"

"응, 형!"


그리고 다 같이 오늘 먹을 식사를 만들었다. 다 같이 .. 아니 수빈이 빼고 모두가 만들어서 그런지 시간 소요도 덜 했다. 맛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 모두 맛있게 먹고 수빈이는 집에 가고 성은이는 남아있었다.


"성은, 안 가~?"

"정연이 걱정되서 어떻게 가..."

"아..그러면 잠시 우리 둘이서 옥상 갈래?"

"헉, 그거 무슨 뜻이야? 내가 생각하는 그런거야?"

"너가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니깐. 따라오기나 해."


나는 성은이의 손을 잡고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 문을 열자마자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확실히 겨울이라 그런지 많이 추웠다. 하지만 성은이는 아무렇지 않아보였다. 허세인지 진짜로 안 추운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나는 살짝 웃으면서 성은이에게 말했다.


"성은아, 저기 봐볼래?"

"어딜? 아, 저긴..."

"후후, 저기서 우리 놀았잖아. 물론 기억은 안 나지만."

"그 때 일은 미안해.. 나 알잖아. 나 이제는 너 밖에 없어. 그 날 너를 만났던 날. 나한텐 너 밖에 없었어."

"응. 알아.. 나한테도 너 밖에 없는... 건 아니지만. 나도 널 사랑해. 그 때의 일은.. 이제 잊자. 그리고 우리 모두 행복해지자."


나는 그 말을 하고 성은이의 품에 안겼다. 성은이도 나를 안더니 조용히 입맞춤을 했다.

물론 살다보면 불행한 일쯤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많더라고해도 더 이상 혼자 무서워하고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에겐 사랑하는 사람도 부모님도 친구도 모두 있으니깐..나는 이것만으도 충분히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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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2-02-03 00:47 | 조회 : 780 목록
작가의 말
Papo

이번에는 주인공이 18살이 되었을 때를 기준으로 썼습니다!(현실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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