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의 말에 웨인이 몸을 움찔 떨었다. 눈 앞이 새카매졌다가 새하얘지길 반복했다. 피가 통하지 않는 것만 같은 머리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외양을 보니 한낱 유희거리로는 나쁘지 않겠어."
대공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웨인을 구해주는 구원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웨인에게 돌아온 것은, 어린 천사의 미모에 대한 얄팍한 감상과 잔혹한 웃음소리 뿐이었다. 웨인은 그에게 흘러나오는 위험한 기류를 느낄 수 있었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어두운 기류는 차마 웨인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