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 돌연변이의 눈물

20 - 돌연변이의 눈물



돌아온 늑환과 루칸.


그곳은....아비규환. 그걸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불타는 건물들. 피튀기는 살생의 현장.


"이건..."


"하이렌.... 하이렌!"


그당시 누구도 몰랐지만, 루칸과 하이렌은 알고 있었다.


하이렌이 홀몸이 아니란 걸.


루칸은 홀린듯 불타는 하이렌의 방으로 갔고, 늑환은 당연히 루칸이 무사할 거라 생각하고 류인과 사방신을 찾으러 갔다.


그리고 싸움터 중 류인을 발견해서 가는 도중 한 요괴가 덤벼왔다.


간단히 막고 류인에게 다가갔다.


"류인!"


"늑환!!!"


"이게 무슨 일이야!"


"반란이야!"


"사방신들은!!"


"다 흩어졌어!"


왕을 지켜야할 사방신은 다 흩어졌다.


"힘을 다 써서 아마 회복해야 할거야!"


힘까지 없댄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살아남은 요괴들은 적었다.


그리고 들려온 소식은....


".....왕께서....돌아가셨습니다. 왕후께서는... 실종... 입니다."


어느샌가부터 살아남은 요괴들이 적어졋다.


남은것 약 스무명 가량의 요괴들.


늑환은 페니스를 찾아갔다.


"사방신은?"


"인간계에 흩어져있어."


"....요괴들은....어떻게 할거야?"


".....새로 만들거야."


"살아남은 애들이...다 어디로 간거야?"


늑환의 질문에 페니스는 요괴세계의 숨겨진 장소로 가라했다.


시간의 호수 근처.


늑환은 그 말에 새 요괴들이 어느정도 생기자 류인에게 맡기고 그곳을 향해 떠났다.


간 곳엔...수많은 요괴들이 있었다.


그 당시의 요괴들이 피신해 있던 것이다.


그들은 늑환을 보자마자 기뻐했고, 늑환을 왕으로 세웠다.


하지만 늑환은 자유를 원하는 스타일.


늑환은 떠났다, 인간세계로.


인간을 싫어했고 자신이 왕인 그곳은 그 어디보다 안전했지만 늑환은 발견했다.


자신을 왕이 아닌 진심으로 '친구'라 말하는 아케슈나를. 그가 사는 백청산을.


"범아!!"


"......늑...환?"


"너..."


피식-


아케슈나는 웃더니 말했다.


"너 늑환 맞냐?"


"맞거든... 이 자식아..."


"설마 우냐? 이거 꼭 저장해놔야 하는데."


"안 울거든!"


"킥킥."


그렇게 몇 년을 지냈고 늑환은 가끔씩 요괴세계에 갔다.


그리고 늑환이 갔을땐 페니스가 어느샌가 늑환을 자기 앞으로 이동시킨 후였다.


"뭐야?"


"부탁 하나 하려고."


"네 목적을 위해서?"


"응."


"들어나보자."


그래. 이때까진 페니스의 친구였다.


이 말을 하기 전까진...


"인간세계와 요괴세계의 경계를 없앨 생각이야."


난 인간을 싫어하고 경멸했다. 하지만 백청산에 온 뒤로 덜해졌다.


내 친구가 이 말을 했을때는, 모든 생각이 하나로 연결된 후였다.


루칸은 분명 좋은 왕이었다. 그에게 불만을 토하는 자의 말도 들어주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많은 요괴들 중 단 한 명도 '반란'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왜?


페니스는...일부러 이 상황이 오길 기다린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날 인간계로 보내게 주위 사람을 다 잃게 하고, 내가 그나마 남은 인간에 대한 미운 정이 덜해질때를 기다린건가.


"하..!"


굳세야 하는데. 이럴땐 약해지면 안 되는데.


내 눈에서는 이미 눈물이 고였다.


그 평화롭던 시절이 정말로, 깨지는 것 같았다.


떨어진 내 눈물은 특이했다.


고체의 구슬처럼 단단했다.


"어...?"


"돌연변이의 증거야. 네 진실된 감정이 눈물로 떨어져서 5개가 모이면, 경계를 깰 힘이 있는 여우구슬이 나올거야."


그는 끝까지 날 농락했다.


내 분노와 눈물까지도.


내 눈물은 붉은 구슬과 하늘색 구슬 두개가 되어 나타났다.


난 그것도 가져갔고, 페니스도 뭐라 하지 않았다.


마치.


-넌 어차피 하게 되어있어.


라는 듯이.


하지만 난 절대로, 다신 울지 않을거야.



* *



나는 그뒤로 페니스를 만나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 한번 류인과 만났는데 류인은 날 보더니 말했다.


".....힘들어...보여.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너 혼자 떠안지 마."


왈칵-


누군가 내 감정을 공유해준단 기분이었다.


기뻤다.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내 눈물은 그때 주황색 구슬이 되어 떨어졌다.


'기쁨'의 눈물이었다.



* *



또 리크샤와 지낼때 '행복'의 분홍빛 구슬이 나왔다.


하지만 '사랑'을 뜻하는 구슬은 나오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울어도 액체로만 되었고, 리크샤에게 배신당한 이후로 울지 않았으니까.


......나는, 그녀를 사랑하긴 했을까?


내가 감옥에 있는동안 현을 만났다.


아아. 보기만 해도 아름다웠다.


상상만 해도 기분이 맑아지고 따스해졌다.


너무나도 보고싶었다.


그리고. 직감했다.


........난 페니스에게서 벗어난 적이 없다고.


난 반요지만 인간에 가까운 그녀를 사랑하게 됬고, '사랑'이란 감정에 눈뜬 이상 구슬은 새로 나타날것이다.


그녀. '인간'을 사랑하게 된 이상 그 사랑의 결실을 맺기 위해선 인간과 요괴가 공존해야 할테니.


"...하하...!"


"이제 알았어?"


그제서야 페니스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것도..."


"돌연변이는 내 소속이 아니야. 너희 둘은 너희가 만남을 정한거야."


".......너.....!"


"지금은 그걸 말하려고 온게 아니야. 다른, 간단한 부탁이야."


"....뭔데?"


나는 차마 옛 친구와의 정을 뗄 수 없었다.


"사신이 되어줘."


"사신이 뭔데?"


"죽은 자들을 이끄는 자라고 하지만, 넌 바쁘니까 안 해도 되고, 해도 돼."


...그의 목적을 위해선 내 눈물이 필요하니까.


날 속박해서는 안 되니까.


".....그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게 나쁠 건 없다.


누군가 죽는 걸 안다는 건 슬픈 일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조건이 있어."


그리고 내가 사신이 되어 알게 된 것.


.......나는 곧 죽는다.



* *



"흠..."


"그런데 그 구슬,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거야?"


"사라져."


다행이다. 그래도.... 아직 결정된 건 아니니까.


"내 부탁을 들어줄 마음은 생긴거야?"


".....아직."


"뭐. 괜찮아. 너말고 할수 있는 사람은 또 있으니까.


"....?"


그 일을 할수있는건 돌연변이뿐.


돌연변이가 또 있다...?


"인간들 말로는... 그래. '장애'라고 해야하나? 태어날 때부터 가진 장애와 나중에 사고로 생긴장애. 두 가지 경우가 있거든."


페니스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타고난 자는 나, 그리고 나중에 돌연변이가 되는 사람이 또 있다.


"그게 누군데?"


"이걸 알려주면 네가 조금이라도 해줄 맘이 생기려나~?"


"대답이나 해."


페니스는 웃는 얼굴로 옆에 쓰러진 현이를 봐라봤다.


".......너...!"


설마. 그럴리가. 분명히 많은 힘이 들테고, 현은 버티지 못할것이다.


인간과 요괴의 중간에 있는 입장이니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른다.


"반요라서...그런거야?"


"반요는 아샤카도 마찬가지야. 청화의 반려가 되면서 완전한 요괴가 되었지만."


".....걘 돌연변이가 아니란거고?"


반요 외엔 따로 차이점은 없는데.


"응. 그런 경우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거든. 하지만 청화는 달라. 무엇보다 '아직은' 돌연변이가 아니야."


"......."


"내가 그때 말했잖아."


-돌연변이는 내 소속이 아니야. 너희 둘은 너희가 만남을 정한거야.


이때부터 알아챘어야 했는데.


"......나중에 돌연변이가 되는데도?"


"응."


"........현이는...어떻게 되는거야?"


"네가 죽기 전, 내 제안을 받아들이면 건드리지 않을거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난 그녀를 협박해서라도 할거야."


"...현이가 끝까지 버티면?"


"저세상에서 둘끼리 만나는거지."


"....."


아직 잘 모르겠다.


이게 좋은 일인지. 난 이걸 받아들여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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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10-13 19:54 | 조회 : 1,513 목록
작가의 말
히나렌

오랜만입니다! 이건 두 편 투척하고 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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