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 영원한 약속

18 - 영원한 약속



".....이현?"


몸이 떨려오는 내 상태를 보고 이하가 말했다. 하지만 난 그의 말에 답해줄 수 없다.


울부짖는 듯한 사키나의 소리. 그리고 시아의 소리.


그들은 어차피 헤어질 껄 알고 아이를 가질 결심을 한거겠지.


그런데도 아파하고 있다.


하지만... 결심도 하지 않은채 이하와 사랑은 한... 나는 어떻게 될까?



* * *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났을까.


아이를 낳는 시간은 인간과 같은지 몇 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휴..."


시간이 갈수록 경직한 나와 이나.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월야와 나를 걱정하는 류인과 이하.


"....."


그 둘은 나를 보며 말없이 있었다. 둘 다, 나만 걱정하지 시아는 걱정하지 않는걸로 보였다.


이하야 처음보다시피 하니 그렇다하자. 하지만 류인은... 어떻게 저렇게나 무관심 할 수 있을까.


하긴, 나도 그런 말 할 자격없지. 아낀 시아 걱정은 커녕 내 걱정을 했으니.


"....이하."


"왜."


내가 몇 시간 만에 입을 열었지만 이하는 무덤덤했다. 예상했다는 듯.


"......넌...안 죽는거 맞지?"


내 말에 놀라는 이나와 류인. 그리고 한숨만 쉬는 이하.


"하.. 안 죽어."


"...거짓말."


이하의 반투명한 손은 팔로 이미 번져나간지 오래. 더 퍼지는 걸 막을 수나 있을까.


".....몇 달 안갈 것 같은데, 뭘..."


"안 죽는다고. ......죽기나 마찬가지일지도."


".....또 잠들어있게?"


"...너...그거 어떻게..."


이하는 상당히 놀란 표정. 그리고 이나와 류인은 궁금한게 많은데도 물을 상황이 아닌것 같아 입을 닫고 있다.


"....시간을 멈추고는 5년간 잠들어 있었으면서."


청화이기에, 느낄 수 있었다. 여우들의 1인자가 잠들어있다고. 아파하고 있다고.


"....류인."


"어, 어?"


이하의 입에서 나온 것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닌 류인.


"흑화 앞으로 세 시간을 저럴테니 나 이현 좀."


이하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안다는 듯 말했다. 그리고 그 누구도 그의 말에 뭐라하지 않았고.


이하는 나의 손을 잡고는 어디론가 향했다.


나의 눈을 가리고 어디로 가는지 모른채.


내 시야가 밝아진 곳은 몽환적인 분위기의 폭포가 흐르는 장소.


그것도 민트색의 폭포에 달빛이 반사되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말하지 않고 왜 여기에 온거야?"


".....나 안 죽어."


"......왜 그렇게 확신해?"


"내가 없으면 너도 못 사니까. 아닌가?"


"....맞아."


"그것봐. 우리 둘은 둘 중 하나가 없으면 둘 다 없는거니까."


또르륵-


그의 말에 내 눈에서 이슬이 떨어졌다. 정말로? 정말 날 떠나지 않을거지?


"....나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얼마든지 말해주지."


"....?"


"사랑해. 사랑해, 현아. 이미 너한테 미쳐버린 내가 널 두고 어딜 가."


녹아든다. 평소라면 엄청 오글거리며 피했겠지. 하지만 이하가 내가 꼭 그 말을 원할때 해주어서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하..."


"응."


"나....너랑 안 헤어질 수 있는거 맞지...?"


"응."


"....나도....사랑해..."


나는 그에게 처음으로 먼저 입을 맞추었다. 꽤나 당황해 보이지만, 그래도 이하는 결국 내 허리를 잡고 날 들어올리더니 내 입 안으로 거칠게 혀가 들어왔다.


거칠면서도 부드러웠다, 그는.


"하아..."


오랜 키스 덕에 내가 숨을 쉬기가 곤란하자, 이하는 날 떼어냈다.


"우리 안 헤어져, 영원히."


행복한 말. 그러기에 울수밖에 없는말.




「한 스승과 제자가 있었다.


어느날 스승은 제자가 우는 것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왜 우느냐?"


"꿈을....꾸었습니다."


"무슨 꿈을 꾸었기게 그러냐?"


"너무나도.... 행복한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우는 것이냐?"


제자는 침묵 끝에 말하였다.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한 남자아이가 짝사랑하던 여자아이.


어느날 그 아이는 떠났고, 그 남자아이는 혼자 그녀를 기억할 수밖에 없었다.


-안단테 중」



* *



"현아!"


돌아오자마자 날 반긴건 류인과 이나였다.


"이제 괜찮아?"


"응."


"이하가 생각외로 기분전환 잘 시켜주나 보네."


"내가 그럼 이현 저렇게 냅둘 것 같냐?"


네 명의 대화가 복잡하게 오간다.


그리고 그 대화를 멈춘 소리.


"꺄아아악!!"


"시아...시아야...!"


"이거...."


"Time Over. 내가 아까 말했지? 세 시간이라고."


"넌...어떻게 안거야?"


"내 직업은 꽤나 다양하단다, 류인."


"뭔데?"


류인은 계속 물었지만 대답해주지 않는 이하.


그리고 내 호기심이 발동했다.


"뭔데?"


"윽...! .....나중에. 흑화 좀 봐야지....."


이하는 내 말에는 답하는지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했다.


류인의 표정은 황당하기 그지없단 표정.


오랜 친구보다 짧은 연인이 더 좋댄다.


그렇게 방에 들어간 우리.


".......우와.... 정말....이건 좀 아니네..."


이하도 이런 광경은 처음 봤는지 말했다.


시아의 몸에서 나는 피. 그것은 거의 온 몸에서 나고 있었다.


눈, 코, 입, 손 등 대부분의 곳에서.


그래서인지 방에는 피가 넘쳐났고, 그럼에도 무서운 건 아이가 나오고 있단 것.


"류인. 리크샤도 저랬어?"


"......응."


"대박. 우와...설정 하나 거하네."


"설정?"


"아아. 그러니까 쟤가 게임말이고, 이 상황이 게임이라 생각하면 돼. 저건 설정이고..."


"......너 지금 시아 게임말로 보냐?"


이나가 듣다못해 말하다가 이하가 결국 웃으며 말했다.


"진짜 머리나쁘다."


흠...나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는데.


이하가 시아를 게임말 취급할 애는 아니다. 그럼 무슨 뜻이 있단 건데...


"설정이 있으면 설정을 만드는 사람도 있지 않겠어?"


"........"


"........."


"시아, 살릴 수 있는거야?"


"살릴 순 있지. 그런데 내가 알기론 목숨 하나당 한개."


그 말은 시아가 살면 다른 누군가가 죽어야 한단 말.


모두 착잡한 기분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들려온 신음과 같은 소리.


"이.....하...."


"오호. 산모 옆에 계시다가 갑자기 와?"


"시아가... 할 말이 있대."


이하는 그 말에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시아는 작고 힘들게 속삭였다.


"그냥....냅....둬..."


"안 그래도 그럴거였어. 현이가 말하지 않는이상."


참 냉정하구나.


"하하...너...답네."


"휴우...... 이현."


"어?"


".........."


이하는 잠시 말을 말다가 말했다.


"5분. 결정해."


"뭘?"


갑자기 다짜고짜 결정하라 하면 어떡하란 말인가.


"......?"


"사키나랑 시아한테 잠깐, 아주 잠깐의 시간을 줄지. 그랬다간...."


이미 무슨 말인지 안다.


5분뒤면 시아가 죽고, 이하가 5년 전처럼 시간을 멈추면 사키나와 시아가 잠깐이라도 편해질 거란 것.


시간을 멈추면...이하가 잠들게 됬단 것. 몇 년간.... 잠들어있는 거지?


"2년 반."


"......."


하하.


나는 그 말에 눈을 감았다.


미안해, 이하.


"......괜찮아. 네가 걱정이지."


내 대답을 알고 있었구나.


네가 정말 궁금해. 왜 내 말은 다 들어주는지, 왜 날 좋아하는지.


널 좋아하는 여자 중 나보다 좋은 여잔 훨씬 많믈텐데, 왜.....


"깨어나면 얘기해줄께."


정말로 일어나면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난 그에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나... 그리고 나.... 서로 좋아하긴 하지만 우린 무슨 사이일까?


"잠깐,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의 대화를 전혀 알아듣지 못한 류인과 이나.


나는 그들에게 살짝 웃어주곤 말했다.


"기다림."


탁-!


내 말이 끝날 때가 5분. 그리고 동시에...기다림의 시작.


주위가 회색으로 변했다.


"시아, 사키나."


이하가 말하자 '시간'에게서 벗어난 두 사람.


"5분 내로 서로 할 말 다해. 현아, 넌...나가있자."


"그래."


달칵-


영문도 모르는 표정의 사키나와 시아를 둔채 나왔다.


"넌 너무 착해서 탈이야."


그들에게 5분의 시간을 주겠다고 이런다.


그들에겐 정말 짧은 시간, 그건 나 역시도.


"우린 시아나 사키나처럼 안 될텐데...너 기다리기 힘들겠다."


욱씬-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게 '난 안 죽어.'라고 되새김하는 것 같다.


나 참 이기적이다. 시아와 사키나는 이별을 맞이하는데 그들을 달래주긴 커녕 이러고 있다니.


"......이하."


"응."


"우리....무슨 사이일까?"


많고 많은 질문 중 가장 물어보고 싶었던 것.


"........"


이하는 표정이 약간 굳어지더니 입을 열었다.


"하아...."


안 하려했는데. 이렇게 빨리 할 줄은 몰랐는데 현이 너무 난감한 질문을 했다.


맞는 말이다.


솔직히 남자친구도 아니고, 그저 서로 좋아하는 상대지.


나중을 위해 기다려왔는데.


난 그녀에게 재빨리 입을 맞췄다.


내 대답은 듣고 싶었는지 발버둥치는 그녀의 손에, 난 약지에 무언가 하나 끼워줬다.


그리고 동시에


풀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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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9-24 21:01 | 조회 : 1,456 목록
작가의 말
히나렌

전 나중에 또 올께여!! (컴터가 잠기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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