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 빠지면 안 되는 이유

17 - 빠지면 안 되는 이유



"아서라. 그 중 네가 될 확률이 얼마겠냐?"


"꼭 복권처럼 '이번 한 번만...'할 때 있잖아."


"그런가..."


복권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서 그런 마음은 모르겠는데...


"이벤트는 언제 한대?"


"지금."


그리고 바로 들리는 함성소리.


"내가 일부러 자리도 명당으로 골라놨지!"


"너 원래 현욱 오빠랑 갈 거였다며?"


"그거랑은 관련없지."


그리고 그때 들려온 목소리.


"네! 리더인 유온이 직접 선택한다 합니다! 그럼 그 행운의 주인공은 누굴까요?"


"시끄러... 난 그냥 갈께."


"이거 안해?"


"관심도 없어..."


팬들 사이로 힘겹게 나아가 출구로 나가려는 그 때.


"저기 파란 머리 분!"


참고로 화는 화의 색에 따라 머리색이 정해진다. 염색하면 몰라도.


그리고 난 염색을 안 했고, 파란 머리는 흔하지 않다.


애써 무시하고 나가려는데 또 말뚝이 날라온다.


"거기 출구로 나가시려는 분!"


그동안 날 못잡고 있던 카메라도 날 향해 비춰졌다.


커다란 스크린에도 내 모습이 비춰지고.


확실하군. 그런데....


"싫어. 내가 왜 나가? 안 보여? 나간다고."


"어, 저, 그게..."


내가 이렇게 나올줄은 몰랐는지 놀라보이는 유온. 덕분에 맘놓고 나가려는데.


탁-


"뭐야?"


내 두 팔을 잡은 두명의 장정들.


"험하게 대하고 싶진 않은데, 이건 필수거든."


"......"


'능력을 써야하나... 보는 눈이 많은데...'


게다가 하필 저 중 리더인 유온은 잘 안다. 그야말로 최악의 남자인 바람둥이. 여자란 여자는 다 꼬시고 다닌단다.


"....어쩔 수 없나... 간다고! 그러니까 놔!"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 남자 둘은 날 놓았다.


그리고 난 나가는 도중에 혜린이에게 시원하게 욕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 나와서 뭐 하라고?"


"그냥 노래만..."


"싫어. 못 부르고 가사도 몰라."


"가사는 화면에 보이는데..."


"할 이유가 없잖아?"


"그, 그건..."


"게다가 너 바람둥이로 소문난 거 알지? 오죽하면 내가 널 알겠냐. 나 이제 가도 되지?"


-흐음. 바람둥이라...


"...!?"


환청이겠지. 설마 여기까지 오진 않았겠지. 내가 그럼 모를 리가 없는데.


"휴...."


이하를 만나면, 이대로 무너져 버릴 것 같아. 내가 한 일이 아닌데도.


"저, 저기?"


"......왜."


"무슨 일... 있어?"


"....있다고 하자. 그럼 난 이만."


가려는 날 두고 유온에게 무언가 말하는 다른 멤버.


"어..어떡해?"


".....쟨 내거야. 찜했어."


타다다닥!


"아이씨."


운동은 별로 안 했는데. 잡힌다.


유온은 뛰어오더니 내 손목을 잡았다.


요즘 잡히는 일이 많네. 월야, 아샤카, 아이나.... 또 얘.


그런데... 얘는 상당히 저돌적이네. 변태구나.


첫만남에서조차 입을 맞추려들다니.


탁-


"우와... 이런 식으로 손바닥에 남자가 키스할 줄은 몰랐네."


".....이하?"


"기분나빠서 진짜. 다 뒤엎어 버릴까."


"아니 왜... 어떻게?"


그동안 나타나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았다. 게다가 어떻게 온거지? 이 절묘한 타이밍에.


"아~주 열심히 '돌연변이'로서의 능력을 써서 네 눈에 안 보였다. 됬니?"


"아니...왜?"


"저주 류인이 걸었다고 내가 널 놓을까봐? 나 너 안 놓칠거야. 난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관찮아."


"그래도....그래도..."


"울지 마라. 여기 모인 사람이 몇 명인데."


이하의 말대로, 확실히 여긴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주요 주제는 한 가지였다.


"대박...저 남자 누구야? 잘생겼다..."


"저 정도 외모면 많이 들어봤을텐데..."


이하의 외모.


확실히 잘생기긴 했다. 게다가 사람 유혹하고 간 뺏어간다는 구미호. 너무 단단히 빠져도 안된다.


뮈... 내가 할 말은 아닌것 같지만.


"흠. 그나저나 유온인가 하는 이자식이 너 건드릴려 하는거야?"


"어쩌려고."


"실명?"


"미쳤지?"


얼굴이 중요해야 사는 직업인데 눈이 안 보인다면 못한다.


그 외에 다른 직업도 힘들것이다.


"그러니까. 꽃이 너무 예뻐서 가져가려는 남자들이 많네."


"너도야."


"난 기다릴거고. 그나저나..."


이하는 주위의 많은 사람을 보며 말했다.


".....남자 아이돌만 나오더니 남자가 왜 이리 많아? 그것도 저 유온 새끼는 하필 널 부르고..."


"여기까지 쫓아온 너도 이상해."


"치. 삐졌어? 아까부터 투덜대네."


"뭐가요."


"일단 나가자. 지금 백화가 류인한테 너 없다는 거 들켜서 난리났어. 사키나가 말리고 있긴 한데, 걔도 흑화한테 신경은 써야하니까."


기분전환 하려 왔다가 기분만 더 나빠져서 가는 것 같다.


"기분전환 하게?"


"멋대로 생각읽지 마. 하긴, 여기서 나가야 하긴 하겠네."


시선이 많다. 지금은 이하 외모로 수군거리지만 조금 뒤엔 어디서 나타났냔 말이 나오겠지.


"그럼 기분전환이나하러 가보실까."


휙-


내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난다. 그리고 바로 앞에 이하가 있다.


"그럼 공주님, 이만 나가시죠."


"누가 네 공주님?"


"내 꽃님."


쪽-


이하는 갑자기 내 입에 입을 맞추더니 바로 떼었다.


동시에 콘서트장은 열기가 후끈해졌고.


"야!"


"그럼 가실까요?"


탁-


이하는 곧바로 높이 뛰어올랐다. 그리고 아래에서 보인 뚜껑열린 콘서트장 주위로 하늘색의 반원이 생겼다.


"기억 조작까지 완료."


"힘 쓰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이 정도는 괜찮아."


"진짜지?"


"응."


"이하.... 안...죽는거지?"


"안 죽어."


하지만 난 보았다. 그의 미소에 있는 웃음이 무슨 뜻인지.


난 괜찮아. 남겨져도... 괜찮아.


원래 혼자였으니까. 익숙해.



* * *



이하의 말로는 데이트라 나간 그곳은 그냥 시내였다.


그럼 그렇지.


설상가상으로 그가 하는 말이...


"환각 써! 그대로 갔다간 남자들이 본다고!"


"너도 남자야!"


내가 어째서 불편하게 기분전환으로 간 것을 힘들게 능력을 쓰고 다녀야 하는가.


"난 너 안건드려!"


무단으로 키스한 놈이 할 말은 아닌것 같은데?


"아무튼! 불편해!"


은근 짜증나기도 하면서 그가 질투를 하고있단 게 눈에 띄어서 기분이 좋기도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난 어찌됐든 그냥 갈거야!"


난 그 말을 하고 시내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야, 야! 너 거기서도 외모 때문에 걸린거잖아!"


"관심없어! 알 바야? 자기들 사정이지."


"내 사정도 포함돼!"


우뚝-


내 발걸음이 멈췄다. 에이씨. 괜히....


"하....알았어."


동시에 그의 얼굴에 피어나는 만개한 미소.


괜히....곧 죽을 것 같단 소리로 들리잖아.


안 죽는댔는데.


나....이기적인건가?



* * *



처음 나간 데이트는, 내 기분이 망가질대로 망가져 빨리 돌아왔다.


이하는 이미 투명해진 상태였고, 이젠 류인에게 혼날 차례다.


하지만 이상하게 집의 분위기가 그렇지가 않다.


나는 그나마 안면이 있는 월야에게 가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아... 그게 흑화 님이..."


그리고 그때 멀리서 들려어는 소리.


"꺄아아악!!"


그러면서 동시에, 월야의 이마에 흐릿하게 흑화의 문양이 나타난다.


흑자에 어두운 구름이 끼여있는 모습.


"이, 이게 무슨...."


".....현아. 꽉 잡아."


어느샌가 나타난 이하는 날 안고선 월야를 냅둔채 어딘가로 빠르게 향했다.


아까 그 비명의 근원지인 한 방.


그리고 그 문에 초조하게 기대에 있는 이나와 류인.


"무, 무슨 일이야....?"


".....왜 둘이 같이...?"


"지금 그게 둥요한 것 같진 않은데, 백화. 저 방 안에.... 무슨 일이냐고 현이가 묻고 있잖아."


"이하. 넌 가만히 있어."


"....알았어."


이하는 결국 이나에게 뭐라 하더니 내 말에 조용해졌다.


"이나, 무슨 일이야?"


"한 시간쯤 전부터....시아가..."


"설마..."


"....태어나려는 거야, 새 흑화가."


아까 월야의 이마의 문양. 그리고....


"시아가....죽는거야?"


내가 처음 겪는 가까운 이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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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9-24 21:00 | 조회 : 1,410 목록
작가의 말
히나렌

오늘 세편 투척하고 갑니다;; 1부는 27화에 끝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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