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지친 당신에게.

1. 길을 가다 신발끈이 풀어져서 죽고 싶어졌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는 길. 평소와 같았던 그날은 어쩐지 너무 힘들어서 그만,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내리쬐는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그만, 발을 내밀고 그대로 죽으려고 했다. 바로 그때 근처 포장마차의 아저씨가 타코야끼를 주며 말했다. "많이 힘들죠? 이거 먹고 기운 내요." 땀을 뻘뻘 흘리며 미소 짓는 아저씨의 친절한 모습에 감동해서 인지 아니면 그날 먹은 타코야끼가 너무 맛있어서 였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이런저런 이유로 살기 싫고 그러다 사소한, 좋은 일 하나 생기면 기쁜게 인생이니까. 살아 보니까 죽고 싶은데 거창한 이유는 없더라. 신발끈이 풀어졌다는 사소한 이유로 우울해 지기도 하고 사람 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라 풀어진 매듭을 보며 하염없이 슬퍼 하기도 했다. 희망에 불푸지 않아도 절망에 빠져 허우적 거리지 않고 그냥 평범 하게 웃고 우는 삶을 살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빛에 있는 사람은 그늘에 있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어. 지쳐 있는 사람에게 행복한 사람은 필요하지 않아. 일부러 어둠을 밝힐려고 하지마. 그럴수록 내가 더 초라해 보이거든. 지쳐 있는 사람에게는 똑같이 지쳐있는 사람이 필요해. 서로의 상처를 핣아주는 것만으로 살아갈 이유가 되거든.

길을 가다 신발끈이 풀어져서 죽고 싶어졌다. 넌 안 될 거라는 말을 들어서 죽고 싶어졌다. 이런 생각만 하고 있는 내가 싫어서 살고 싶지 않았다.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다. 영화 개봉날까지 죽을 수 없어. 오랜만에 먹은 오므라이스가 너무 맛있어서 내일도 그 다음날도, 계속 먹고 싶어졌다. 너의 웃는 얼굴이 내게 살아갈 이유가 돼. 어처구니 없는 일로 죽고 싶었다가 사소한 일로 살고 싶어졌다. 그냥 너와 함께 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갈 거야.

저기, 내 손 잡아줄래?

2. 슬픔에서 도망치지 않으려면.

예전부터 나는 비 오는 날이 싫었다. 우산을 갖고오지 않아서. 우산을 갖고 와줄 사람이 없어서.

물웅덩이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여서. 그래서 그만, 슬픔에 잠겨버릴 것 같은 그런 날. 한번 씩은 있잖아?
차라리 이 빗물 속에 빠져 죽는다면 조금은 편해지려나. 아래로 떨어져 추락해 가는 나에게 인어공주는 와주지 않아.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였지만 당신까지 이곳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은걸.

비 오는 날이 싫다. 우산을 갖고 오지 않아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어서. 우산을 갖고 와줄 사람이 없어 혼자 견뎌내야 했으니까. 슬픔에 잠겨 사라지고 싶은 그런 날.

그치지 않는 비는 없어. 먹구름은 언제가 걷혀.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하는 것도 이제 지쳤어.

슬픔에서 도망치지 않을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빗속을 뚫고 지나갈 용기가 너에게는 있니?
물웅덩이 따윈 밟아버려. 그건 진짜 네 모습이 아니야. 물에 젖은 양말이 찝찝하네 그냥 신발도 벗어버리자. 감기에 걸릴 것 같아. 그럼 더 빨리 뛰어가.

비에 흠뻑 젖더라도 앞을 향해 나아가. 언제까지고 누군가 우산을 갖고 와주길 기다리지마. 슬픔도 너의 감정이야. 피할 수 없다면 안아버려.

집에 가면 따듯한 물로 새워를 하자. 영화도 한편 보는거야. 계속 그 자리에 있기에는 너의 시간이 너무 아깝잖아?

3. 말의 무게.

말은 때때로 흉기가 된다.

말을 할때는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 무심코 던진 말이 칼이 되어 심장에 꽃힐 수도 있으니.
말은 칼 보다도 날카롭고 총 보다도 빠르다. 하지만, 형태는 없다. 악의 또한 없다. 보이지 않기에 받은 상처가 얼마나 큰지도 알 수 없다.
칼은 소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의해야 한다. 실수로 누군가를 찌를 수도 있으니 언제나 조심에 주의를 기우려야 한다. 칼로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악의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말은 어떤가? 말로는 절대 사람을 죽일 수 없다. 조금의 상처 또한 낼 수 없다. 그렇기에 사람은, 아니 우리들은 너무나도 쉽게 함부로 말을 내뱉는다.

말은 형태가 없기에 받은 상처 또한 보이지 않는다. 무심코 던진 말에 심장이 찔려 피가 나와도 남한테 그 상처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과도 치료도 받을 수 없다.
종이에 벤 얇은 상처는 금방 아문다. 인간에게는 회복기능이 있어 작은 상처는 금방 치유된다. 하지만 그게 쌓이고 쌓이면 어떻게 될까?
종이에 벤 얇은 상처가 하나 둘, 칼에 스친 상처가 하나 둘.

총에 맞은 심장 하나.

피가 너무 많이 흘러 움직일 수 조차 없게 됐어. 팔 다리도 말 하는 법도 웃는 법도 우는 법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어. 저기, 날 좀 도와주지 않을래? 너는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이었겠지만 나는 지금 이렇게 됐어.

그럼 당신들은 말해.

"내가 뭘 했는데? 내가 너를 때리기를 했어 괴롭히기를 했어? 그냥 말 한번 한걸로 사람 이상하게 만든다."

말에는 형태가 없다. 보이지 않기에 받은 상처 또한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내면 속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가도 심장이 뛰지 않아도 웃을 수도 울지도 못해도 사람들은 알지 못 한다.

때때로 말은 어떤 흉기 보다도 훨씬 날카롭고 위험할 수 있다.

나는 말의 무서움을 안다. 말이 주는 무서움을 이미 겪어봤기 때문이다.

당신들은 당신들이 한 말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상처 받지 않았는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4. 엄살

옛날부터 나는 "엄살 부리지 마." 라는 말이 싫었다. 엄살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는가. "겨우 그 정도 갖고 엄살은." 이라는 건 대체 누구의 기준이란 말인가.
사람의 아픔은 전부 제각각이다. 본인이 느끼는 아픔과 다른 사람이 느끼는 아픔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나에게는 아프지 않을지 몰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아플 수 있다. 그런데도 사람은 엄살 이라는 한 마디로 그 차이를 뭉개버리려고 한다.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의 아픔을 판단하지 마. 공감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차이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엄살 부린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아파도 아프다고 말 할 수 없고 아파도 아프지 않은 척을 하고 있다.

이 세상에 강한 사람은 없어요. 종이에 베이면 도 나고 아픈 것이 사람이에요. 강한 척 하고 있을 뿐 약하디 약한 인간이에요. 약하기에 우리들은 서로 도우며 살고 있는거에요.

아프면 아프다고 솔직히 말해줘. 아무도 너가 엄살 부린다고 생각하지 않아. 사람은 모두 약해. 강한 척 할 필요 따윈 없어. 너의 힘든 일들 모두 해결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너가 힘들 때면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어. 너의 아픔들 모두 나에게 나눠주지 않을래?
만약 나중에 내가 힘들어 하면 그때는 너가 내 힘이 되어줘.

5. 자신에게 솔직해 지기.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남들에게는 절태 티 내지 않는다. 이제는 익숙해진 거짓말쟁이의 가면이다.
어른들은 솔직한 사람을 싫어한다. 반대로 감정을 잘 숨기고 늘 웃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로 했다. 아무리 힘들고 눈물이 나도 나는 참았고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나는 웃고 넘어가야 했다. 어른들은 이런 나를 보며 철이 들었다, 또래 보다 어른 스럽다며 칭찬을 했다.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있는 그대로에서 감정을 숨겼더니 어느 순간 나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

사람은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 줄곧 이 말만을 들으며 살아왔다. 칭찬을 들어도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다.
지나친 겸손함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스스로를 낮추는 말을 하며 자존감을 갉아 먹는 벌레. 자기 방어의 태도다.

어른이라도 울지 말라는 법은 없어 그건 ''성숙'' 한게 아니라 서투른 거야.
겸손 이라는 핑계로 스스로를 낮추지마. 그러기에 당신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람이니까.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아. 너가 제일 소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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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7-22 13:27 | 조회 : 1,031 목록
작가의 말
sohyung

죄송합니다 요즘에 바빠서 글을 잘 못 올렸네요 이번에 방학도 했으니까 글들 많이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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