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저기압.


언제 하루는 진성이가 엄청 저기압인 날이 있었어요.

아침에 등교해서 반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인사해주는데, 그날따라 잠만 자고 있고, 수업시간에 깨있어도 애가 한숨만 푹푹 내쉬고...

어쩐지 저까지 같이 저기압이 되는 느낌.


저희학교는 아침에 휴대폰을 내야하는데 항상 정규수업끝나고 청소시간에 휴대폰을 받는 답니다.

그날은 청소시간이 끝나고 휴대폰을 가져다놓자마자 진성이가 제일먼저 폰을 가져가고 종례까지 휴대폰만 뚜러져라 처다보는데..

"야, 하루종일 대체 왜그러는데"

"몰라도 돼"

(ㅇㅅㅇ)...ㄱ..그래. 몰라도 되긴 하지. 그래, 그래.

너무 무뚝뚝하게 대답해서 저는 합죽이가 됐습니다.
그래도 궁금한건 못참으니 진성이 친구들한테 가서 물었죠. 쟤 왜저러냐고.

"아, 어제 여친한테 차여서 저래"

(ㅇㅅㅇ?) 네. 저는 잊고 있었어요. 진성이가 여친이 있었다는 걸.

근데, 맘속으로 잘됐네, 라고 생각해버렸어요. 조금의 안심과 함께.
뭔가 그런 생각하는 제가 나쁜애가 된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페북으로 가 확인했는데, 진짜 연애중이 사라졌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하루는 진성일 안건들고 가만히 있을려 했는데,

"야"

"아,응"

"미안. 아까 대답 그렇게 한거."

아, 진짜. 저한테 사과하는 진성인 또 새로웠습니다. 약간 귀엽더라고요. 귀여워할 상황이 아닌데.

결국엔 그날 몇 말 안나누고 학교가 끝났어요.
그리고 제가 몰랐던 이유는 진성이가 저에게 여친얘기를 한번도 안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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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19 18:16 | 조회 : 5,542 목록
작가의 말
강태형

100명이나 넘는 분들이 이 글을 읽으니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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