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본격적으로(3)

"리나."
"아, 오빠. 잘잤어?"
헬리오스에서의 첫 밤이 지나고, 새 아침이 밝았다.

나는 반까지 가면서 어제 만난 렌에 대해 얘기해주었다. 성가시다는 말 또한 꼭 빼먹지 않았다.


드르륵- .

반의 뒷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이들이 어제만큼 우리를 반겨주지 않았다.
묘하게 수군거림이 들렸다.
이런 수군거림,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여자 쪽 숙소조는 사람이 홀수라 인원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덕분에 나는 한동안 여분방에서 혼자자야 한다.

하지만 오빠는 혼자서 숙소에서 자는 사람 한명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친구와 같은 숙소에서 자게 해달라고 졸랐다.
숙소담당 아주머니는 조금 당황했지만 오빠의 아련하고 불쌍한 눈빛에 넘어가 그 아이와 같은 방을 내주었다.

오빠가 바라던 사람과 같은 룸메이트가 된 것.
리더시스와 같은 숙소방을 쓰게 된 것이었다.

아무래도 리더시스와 같은 방이란 소문이 벌써 다 난것 같은데. 안 그러면 이렇게 분위기가 싸할리가 없지.

"루드!"
아, 디오다.
디오가 루드를 보더니 다짜고짜 루드의 목을 뒤에서 손으로 휘두르고 어디론가 데려갔다.

"야 디오! 어디가?!"
오빠는 너무 당황해 소리치며 디오를 바라봤다.
"할 얘기가 있으니까 좀 따라와줘!"
디오도 만만치 않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나는 디오와 오빠가 가는 곳으로 슬며시 따라갔다.

"루드!!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 좀 해봐!"
디오는 오빠를 학교물품보관실에 데리고 가서 문을 소리나게 닫고는 소리쳤다.
"너야말로 다짜고짜 날 끌고 온 행동에 대해 말해보시지?"
오빠가 주먹을 쥐고 우두둑 소리를 내며 말했다.

"아,아니... 있잖아 루드. 너 그 괴...아니 아르티안 공자와 같은 방이란거. 그거 진짜야?"
디오가 당황과 두려움이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응.그게 왜?"
"으아아아악!!!!"
디오는 너무나도 담담한 오빠의 말을 듣고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성을 내질렀다.

"왜 이래?"-오빠
"루..루드. 일단 방부터 좀 바꿔."-디오
"왜?"-오빠

"하.. 내가 미리 얘기해줬어야 하는 건데, 일단 방부터 바꿔.이유는 나중에 설명해 줄ㄱ-"-디오
"저기 디오."-나
"흐아아아아악!!!"-딩ㅎ
난 그 둘이 하던 얘기를 잠깐 자르고 불쑥 끼어들었다. 디오는 기겁을 하며 나를 보았다.


"..내 얼굴이 무섭니 설마."
내가 내 얼굴을 가리키며 묻자 디오는 시선을 회피하며 말을 더듬었다.

"미..미안 갑자기 나와서 귀신인줄...."
"갑자기 나타나서 말 끊은 건 미안한데, 그런 말은 당사자가 없는 곳에서 말해야지."
나는 보관실 안쪽의 커튼이 있는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곳에서 무언가 꿈틀하더니 리더시스가 커튼 안에서 일어났다.
나는 그때 디오가 기절 직전까지 가는 것을 보았다.


타닷-.
리더시스는 우리 말을 분명히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하고 있었다.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또 다시 못 들은 척 갈 길을 가려고 했다.

"리더시스. 우리 대화가 좀 필요한 것 같은데?"
오빠는 리더시스의 옷깃을 잡으며 말했다.
옷을 잡은 손에 제법 힘이 있어 보였다.

나와 오빠는 어제 저녁 헤어지기 전에 한가지 상의를 했다.
우리 둘 다 이곳에서 오래 있기를 바라지 않으니 빨리 의뢰를 해결하고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우리는 어제는 이런저런 일로 리더시스와 말 한번 못해봤으니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친해지기로 하였다.

"...필요없어."
리더시스는 오빠가 잡은 손은 뿌리치며 말했다.
"...뭐야."
오빠의 얼굴에 짜증이 역력했다. 그런 루드의 표정을 리더시스는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루드!!! 지금 이게 뭐하는거야!!! 저녀석이 체블이 말하는 괴물이란 말야!"
디오는 그제서야 참았던 숨을 한번에 몰아내쉬며 환장하겠다는 듯 말했다. 다행히 아직 기절하진 않았고. 그나저나 체블는 또 누구야


"도대체 왜 괴물인건데?"
오빠가 디오에게 물었다.
사실 나도 궁금했다.
리더시스는 얼굴도 제법 잘생겼고, 몸도 탄탄하게 균형잡혀 있었으며, 공부도 꽤 잘하는 모범생 스타일이었다.
아, 말을 잘 안해봤으니 성격이 문제인건가.

방금 전의 대화를 보면 리더시스는 참 까칠해 보이긴 하지만, 겨우 말 한마디 갖고 판단하는 건 너무 섣불러.

'렌은 말 몇 마디로 판단하기는 했지만.'

"그건...."
나와 오빠는 디오의 말에 최대한 귀를 기울였다.

"나도 잘 몰랑."
순간적인 살인충동을 느꼈다.
"죽고싶냐?"
오빠가 살벌하게 웃으며 디오에게 다가갔다. 물론 나도 가만히 있지 않고 주먹을 들고 디오에게 같이 다가갔다.

"자..잠깐만! 알아, 왜 그런지 알아!"
디오가 두손을 들며 말했다.

"사실 처음은 체블이 괴물이라고 부르고 다녔어.
하지만 이렇게까지 심하진 않았어.
그런데.....
입학한후 2주일정도 후였나, 이든들이 모두 도서관에 모여 수업을 듣는 날이 있었는데, 그때 리더시스가..."

리더시스가?
오빠와 나는 마지막의 말에 온 감각을 집중시켰다.

"괴물로 변했대."-디오
"뻥치면 죽인다 너."-나
"아 아니, 소문으론 그랬대. 나는 그때 없었다고!"-디오

'말이 되야지. 괴물로 변하는게 어딨어? 각성을 해도 괴물처럼 모습이 변하는 경우는 없어.'

아 하나있다.
"금지된 마법.."
내가 중얼거리자 오빠가 놀라며 귓속말로 내게 말했다.

'리나! 그건 보통아이들이 잘 모르는 이단이야. 함부로 말했다간 이단자로 잡혀갈 수있으니 조심해!'
'..미안.'

나는 보관실의 문을 다시 열며 말했다.

"어쨋든 디오. 넌 우리편이란 거지?"-나
"응? 갑자기 그게 무슨..."-디오
"당연하지. 디오는 착하잖아"-루드
오빠가 디오의 말을 잘라먹었다.

"아니 잠.."-디오
"그래 디오. 우리랑 넌 이미 한배를 탄 친구야."-나
나는 또 디오의 말을 자르며 확고한 표정을 지었다.






"으아아... 주목받고 싶지 않아....."
나와 디오, 오빠 이렇게 셋이 나란히 걸으니 아이들이 모두 쳐다보았다.

"그나저나 너희,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설마 헤레이스한테 제대로 맞서자 이런건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내가 긴가민가한 대답을 내놓자 디오는 악을 썼다.


그래도, 혼자 놔두기는 너무 외로워 보였다.
이미 그간의 외로움으로 그 아이의 아픔은 깊어보였다.
그래서 쉽게 지나치지 못했다.
의뢰이기도 하니까.

어쨋든.
이제부터 알아가면 되는 거지.

드르륵-
탁.

교실의 문이 열리고 닫혔다. 그 사이에 들어온 우리 셋은 모두 리더시스를 중앙에 두고 둘러싸는 형태러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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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7-22 08:09 | 조회 : 2,543 목록
작가의 말
화사한 잿빛얼굴

처음에 루드는 앞자리에 앉았지만 이번에는 양 옆으로 앉은 이유는☞ 전학생 때문에 자리를 약간씩 바꿀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당 참고로 자리변경은 앉고 싶은 자리!! (라는 설정입니닿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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