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본격적으로(1)

이곳 헬리오스는 등급이 3개로 나뉜다.
이든, 클라드, 헤레이스.
물론 기준은 실력.

헤레이스는 거대한 학교기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원래 헤레이스는 세계 곳곳에 세워져 있다.
그 곳곳이 3군데 뿐이긴 하지만,
그 3개는 각각 마법에 특화된 '엘라이스',
검술에 뛰어난 '원프레드',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라이오네'로 나뉜다.

지금은 이 세가지를 모두 하나로 묶어 '헬리오스'라는 또 하나의 건물 안에 집합시켜 놓았다.
그 이유는 몇 년 전 죽은 '창조의 마녀'의 뒤를 이을 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

분명 마녀의 힘은 누군가에게로 전해져 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누구인지를 아무도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이곳 헬리오스에 집합시켜 그 범위를 줄여나가고 있는 것이다.


'창조의 마녀.'
역시 그녀는 이 이름보단-

"도착했네."
내 생각을 끊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우리반인가.

순간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다.

'저주받은 쌍둥이!'
돌을 던지는 아이들.
몸이 떨렸다.

"괜찮아?"
언제나 나를 진정시켜주는 부드러운 목소리. 루드 오빠였다.

"손 잡아줄까?"
"....응."
평소같지 않게 오빠가 건네주는 손을 꼭 잡았다. 뭐 평소에도 다른 남자 손이 아니라 오빠 손이면 잘 잡았지만 이번에는 더 꼬옥 잡았다.

그 모습을 본 교수는 앞을 걸어가다 말고 뒤를 돌아서 말했다.
"하하하!!! 역시 둘의 애정이 참 각별하군! 그럼, 이만 들어가 볼까 루드 군, 리나 양!"
난 교수의 말이 창피했던 나머지 얼굴이 약간 붉어지는 게 느껴졌다.

드르륵-.

반의 앞문을 열고 반에 들어갔다.
꼭 잡은 오빠의 손으로 온기가 느껴졌다.
몸의 떨림이 조금씩 사라졌다.

"입학테스트 최초 만점자인 쌍둥이라네.
이름은 각각 루드 크리시와 리나 크리시.
몸건강으로 인해 조금 늦게 합류했지만 친절히 잘 대해주고. 음...
아, 왕따 시키지도 말고."

선생님이 하는 우리의 소개에는 테스트 만점이
절대 빠지지 않았다. 능력이 최고라고 말하던 걸 생각해보면 당연한 행동이었다.

"크리시 군과 크리시 양도 각각 한마디씩 하게."

"...루드 크리시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합류가 늦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생겼다.'
'생각보다 많이 어려'
여기저기서 수군대는 소리가 참 많이도 들린다. 오빠한테 작업이라도 걸려고 들이대기만 해봐.

"전 리나 크리시입니다. 루드 오빠의 쌍둥이 동생이고요.
오빠를 따라 조금 늦게 왔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내 소개를 하자마자 여러 남학생들의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보였다. 이번에는 오빠가 눈을 번뜩였다.

'오빠도 참 귀엽네. 그러고 보니 우리 둘 다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생각이 들며 살며시 웃음이 났다.
다행히도 내 몸의 떨림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너희의 능력은 숨겨야 해.'
"......."
순간 이곳으로 오기 전 마스터와의 대화가 생각이나서 약간 짓고 있던 웃음을 멈추었다.


"검은마법사와 순백의 마법사의 능력이 각각 어둠과 빛이라는게 밝혀져서 조금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진 빛과 어둠이란 능력이 저주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너희 능력이 밝혀지면 학교생활이 힘들어 질 수도 있으니까 되도록이면 조심해."


'이 아이들은 내 능력을 몰라서 이러는 거겠지. 내 능력을 알면 지금처럼 행동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난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우리 능력을 보고서도 우리 편에 서 준 사람은 마스터와 렌 씨 말고는 본 적이 없다.

그녀의 오랜 친구조차도 우리를 싫어했으니까.
창조의 마녀 세실리아의 친구였던 힘의 기사 리치카.

우리는 능력을 숨기기 위해 우리는 가짜로 우리의 능력을 만들어냈다. 루드 오빠는 검은 색의 바람, 나는 하얀 색의 바람. 각 능력을 고려해서 색깔을 부여시킨 것이었다.

실수해서는 안 된다.
내 능력을 무슨 일이 있어도 밝혀내서는 안 돼.

"너희가 올것에 미처 대비를 잘 못해두어 제대로 된 책상이 아니구나. 주문 시켜놓았으니 내일은 너희의 자리를 제대로 배정 해 주마."
""네.""

자리는 각각 맨 뒷자리의 뒷문 근처와 맨 앞자리의 교탁 근처가 있었다.

"오빤 어디 앉을래?"
"난 맨 앞. 네가 뒤에 앉아."
"그래."
우리가 자리를 정하고 앉자마자 선생님은 조례를 시작했다.

"그럼, 아침 조례를 시작하도록 하지."


딩동딩동-.

쉬는시간 종이 치자마자 아이들은 일제히 나와 오빠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안녕, 이름이 리나랬지?난 스칼렛이라고 해~!!"
"너희 쌍둥이는 어떻게 둘이 나란히 만점이 될 수 있는거야? 여기 입학 시험이 진짜 어렵던데!"

'정신없어.'
안 그래도 요즘 두통 땜에 짜증나는데 여러곳에서 한번에 나한테 뭐라고 얘기하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오빠한테 도움을 청할까 생각해 보았지만 오빠의 상황도 그다지 좋음 것 같진 않은 것 같아 보여 포기했다.

대신, " 얘들아 나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
이런 방법으로라도 좀 빠져나가야 겠다.
다행이 아이들이 화장실까진 따라오지 않는 듯 했다. 물론 진짜로 화장실을 간 건 아니지만.

'이제야 좀 조용하네'
살 것 같았다.

한적한 복도 끝자락에 와서 바람을 쐐며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잠깐 그러고 있었더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이 조금씩 좋아졌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에 좋아진 건 절대로 아니었을 것이다.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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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리나는?"
"와~ 누가 동생바보 아니랠까봐. 루드 눈엔 동생밖에 안 보이나봐!!"
"너한테서 눈이란 것의 존재를 없애주리?"

"리나라면 방금 화장실 간다고 나갔어. 근데 이렇게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안 오는거 보면, 혹시 니동생 변비야?"
"아 아니거든!!!!!"

반 친구들은 금새 루드와 친해져 서로 장난도 쳤다. 그러던 사이에 어느새 수업종은 쳤다.

'아직 리나가 안 왔는데. 혹시 학교에서 길을 잃은건가. 이 학교가 좀 크긴 하지만 설마 그럴리가. 리나는 낯선 곳에서 길 찾는 것 하나는 잘 하는데.'

루드는 고개를 약간 갸우뚱 거렸다. 곧 있으면 교수님이 들어오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루드는 약간 마음이 초조해졌다.


-


"와~여긴 인적이 드물어서 학생들이 자주 안 오는데. 사람 없는 곳을 꽤나 많이 찾아다녔나봐? "
"....?"

'뭐야 이 남자애. 언제 들어온거지? 너무 넋 놓고 있어서 눈치를 못 챈건가.'
리나는 어느새 옆에 다가온 한 남학생의 말을 간단히 무시하고는 다시 자기가 바라보던 곳을 바라보았다.

"응? 왜 내 말 씹어?"
생글생글 웃으면서 주황 머리 남자애가 말했다.
리나는 자기도 모르게 '기분나빠 저 웃음.' 이라고 생각했다.

"난 렌이라고 해! 너 이 학교에 들어온지 얼마 안 되는 모양이구나?"
"...어쩌라고."
남자애는 벙찐 표정으로 리나를 봤다.

저런 스타일 진짜 질색이야.
딱 봐도 귀찮게 생겼잖아.
리나는 퉁명스럽게 렌에게 대답했다. 렌이 그다지 달갑지는 않았던 모양이었다.


"아.아. 헬리오스의 학생 여러분 모두 들어주세요."
마법석으로 만든 스피커에서 누구의 것인지 모를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번 교시는 강당에서 헬리오스 소개식 발표가 있겠습니다. 30분까지 강당으로 모두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헬리오스 소개식. 그게 뭐지.
사람 많은 건 질색인데 또 총집합이라니.

"헬리오스 소개식은 헬리오스을 마녀님들에게 소개하는거야."
"…......"
이번에는 리나가 가만히 렌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대놓고 묻지도 않았는데 대답을 해주다니.

"너가 궁금해 하는 것 같아서. 내가 너한테 이곳에 온지 얼마 안됬다고 한 것도 이거 때문이야.

제대로 된 날짜에 입학한 아이들은 이 날만을 기다리거든. 뭐 나처럼 안 그런 애들도 있지만 그건 예외고, 보통 오늘 발표식을 하는 지 모르고 이런 한적한 곳에 와서 바람이나 맞는 애는 거의 다 온지 얼마 안된 아이들이라서."

'이것봐.
내가 귀찮을 거 같다 했는데 맞았어.
무슨 말이 이렇게 많을까.'
리나는 한참동안 속사포처럼 말을 해대는 렌을 보며 생각했다. 렌은 그 생각을 읽기라도 했던 것 마냥 멍하니 리나를 바라보았다.

"...아니야 아무것도."
"뭐래."
리나는 렌의 싱거운 반응에 또다시 고개를 돌리며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좀 흥미가 생기지 않아?
난 마녀들에겐 관심이 없지만 마녀들의 힘에는 관심이 있거든.
그 힘-
갖고 싶어."

이 학원 안에 있을까?그렇다면 그건 누구일까?
엄청난 힘을 갖게 되는 자는 누구일까.


".....시끄러."-리나
"어?"-렌

"미친 소리 그만하고 입 좀 닥치고 있으라고.
그녀들은 물건이 아냐, 그들도 그들만의 삶이 있으니까. 말 조심해 앞으로."
리나는 화가 났는지 렌을 똑바로 바라보며 소리쳤다. 큰 소리로 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누가 들어도 화가 났다고 생각이 들 어조였다.

"……뭐야?"
리나는 벙쪄버린 렌을 뒤로 하고 복도를 유유히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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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7-20 06:59 | 조회 : 3,100 목록
작가의 말
화사한 잿빛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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