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그 뒤로는 아주 끔찍한 시간이 이어졌다. 신입 주제에 건방지게 선배 가 준 담배를 땅에 버렸다며 교육이랍시고 무분별한 구타는 물론이고 억지로 많은 양의 대마를 피우게 하고, 심지어 자신을 욕보이게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엉덩이를 주물럭 거리는 손에 히나타가 기겁을 하며 거세게 반항하자 더 맞았다. 결국 히나타는 맞다가 죽겠다 싶어 결국에는 남자의 뜻대로 하게 두었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느낌과 고통을 버텨내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남자들이 신음소리를 내보라며 히나타를 모욕했고 히나타는 너무 치욕스러워 차라리 정신을 잃고 싶었지만 기절한면 죽일거라는 협박에 마음대로 정신을 놓을 수도 없었다. 히나타는 울면 정신을 놓칠까봐 울지도 못하고 입술만 꽉 물고 독하게 정신을 잡고 있었다.

그렇게 히나타는 괴롭힘을 당하다가 밖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공장에 있던 낡은 테이블에 자신을 눕혀 놓고 자신의 위에서 욕보이고 있던 남자가 급하게 자신을 바닦에 아무렇게나 던지듯이 내팽게치고 밖으로 나갔다. 덕분에 히나타는 테이블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온몸에 가해진 충격 덕분에 정신을 놓을 수 있었다. 기절하면서 그제서야 눈물을 한줄기를 또르륵 흘렸다.

**

톡톡. 톡톡!

누군가가 볼을 톡톡 건드린다. 그 남자들인가 싶어서 눈을 뜨려했지만 눈이 너무 무거웠다. 온몸이 너무 아팠다. 그냥 다시 자고 싶다.

철썩-

다시 정신을 놓으려 하는데 급하게 톡톡 거리던 손은 매섭게 히나타의 볼을 내리쳤다.

"이봐 정신차려!"
"으윽.."

얼마나 세게 친건지 히나타의 몸은 힘없이 옆으로 픽 하고 쓰러졌다. 고통에 히나타의 정신이 번쩍하고 돌아와서 겨우 눈을 떴다.

"이와짱! 치비짱 쓰러졌잖아!! 아무튼..!"
"그래도 정신 차렸잖아."

눈을 떠보니 눈앞에는 의외의 인물이 있었다.
세이죠의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 였다.

"오...이카와..상?"
"그래! 나야 괜찮아?"
"어떻게.."
"일단 옷..부터 입고 여기서 나가자."

힘들게 눈을 몇번 껌뻑이고 다시 보니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의 얼굴에는 상처가 제법 많이 있었다. 팔이나 다리에는 좀 심해보이는 상처도 있었다. 히나타는 여기에 어떻게 온거냐며 묻고 싶었지만 겨우 돌아온 히나타의 의식이 다시 저 멀리 가려하는지 자꾸 눈이 감기고 있었다.

"정신차려 히나타! 얼른 나가자"

히나타는 머리가 몽롱해서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가 없었다. 사실대로 말하면 손가락하나 까딱하기가 힘들다.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 보려고 했지만 자꾸 멍해진다. 고개를 저어보니 어지러워져서 이내 몸이 옆으로 쏠렸다.

"안돼겠다. 니가 옷 입혀 내가 업을게."
"괜찮겠어 이와짱?"
"너 보단 덜 다쳤어."

히나타는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고 곧 이어 다시 정신을 잃었다.

**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는 등교를 하던 중에 검은색 봉고차가 학교앞을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이와이즈미는 난폭하게 운전하는 차에 치일 뻔했다.

욱해서 이와이즈미는 한마디 하려다가 쳇 하며 교문으로 들어가려는데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의 가방을 잡았다.

"뭐야 학교 안가?"
"이와짱. 그 남자..그 남자!!"
"무슨 소리야."
"빨리 저 차 쫏아가야되!! 치비짱이 위험 할 수 도 있어!!"

그 남자가 차에서 보였다고 해서 꼭 치비가 그 차안에 있을거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오이카와의 직감은 저 차안에 꼬맹이가 있을거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둘은 급하게 차를 쫏았다. 보통 학생들 같으면 못 따라 갔겠지만 둘은 초등학생 때부터 매일 아침 로드워크를 했던 몸이었다. 근처에 있는 폐공장까지는 거뜬히 뛰어 갈 수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르는데 역시나 직감대로 많이 듣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그 소리가 심상치 않다. 낯선 남자들이 껄껄 거리며 웃는 소리 퍼퍽하고 무언갈 때리는 듯한 소리 가끔씩 고통스러운 듯 소리치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오이카와의 눈에는 보이는게 없어졌고 그대로 망을 보던 남자에게 달려들어 주먹에 체중을 실어서 얼굴을 가격했다. 오이카와의 주먹에 맞은 남자는 고등학생 치고는 큰 체격에다가 살인적인 서브를 날리 던 배구부의 주장이 었던 남자의 힘을 실은 주먹에 그대로 쓰러졌고 남은 한 남자가 오이카와의 등 뒤에서 공격하려하자 그 남자는 이와이즈미가 처리했다.

곧이어 창고안에 있던 남자들이 나왔고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는 남자들을 다시 상대하기 시작했다. 둘 다 싸움에는 기술이 없었지만 꾸준히 운동을 해오면서 다져진 체력과 힘 하나만 믿고 한 대를 맞으면 자신들도 한 대씩 때리면서 어떻게든 버텼다. 나중에는 악에 받쳐서 정신없이 싸웠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겨우 남자들을 처리하고 숨을 돌리며 공장안으로 들어갔다. 이와이즈미는 어딘가에 전화를 하는 모양이었다. 아마 카라스노 주장에게 전화를 하는 거겠지.

공장에 들어가자 보이는 건 알몸으로 쓰러져 있는 히나타였다. 미동도 없이 쓰러져았는 히나타를 보고 죽었나 싶어서 가까이 다가가보았다. 다행히 히나타는 약하게 나마 숨을 쉬고 있었다. 오이카와는 히나타를 조심스럽게 일으켜서 벽에 기댈 수 있게 앉힌 다음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볼을 톡톡 쳤다. 반응이 없어서 계속 이름을 부르며 볼을 톡톡 치고 있는데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를 밀치더니 냅다 얼굴을 내리쳤고 히나타는 옆으로 쓰러졌다. 오이카와는 경악해서 이와이즈미에게 왜 그러냐며 타박을 했는데 충격 덕분인지 다행스럽게도 히나타는 정신을 차리는 듯 했다.

겨우 눈을 뜬 히나타는 정신을 차려 보려고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듯 했다. 피냄새와 낯선 담배 냄새가 히나타의 입에서 진하게 풍겨졌고 그 냄새를 맡은 오이카와는 아까 그 남자들을 죽이고 들어오지 못한 걸 후회했다. 정신을 못차리는 히나타 대신에 히나타의 옷을 찾았다. 교복 근처에 작은 이어폰 같이 생긴 기계가 있어서 오이카와는 귀에 꽂아 봤는데 말 소리가 쉴새 없이 들렸다. 다행히 망가지진 않았나보다. 지난번에 병원에서 만났던 형사의 목소리인듯 했다. 오이카와는 지금 히나타를 구했으며 다른 사람들이 오기 전에 빨리 오라는 말을 남기고 히나타에게 옷을 입혔다. 그 옷마저 제대로 된 상태가 아니었다. 자신보다 상태가 괜찮은 이와이즈미가 히나타를 업었고 오이카와는 입고 있던 교복 상의를 벗어서 히나타에게 덮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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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6-27 11:32 | 조회 : 3,03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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