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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너네 배구부 굉장한데?"
"그렇지? 내가 있으면 더 굉장해 진다고!"
"어? 히나타냐?"
"가..감독님!!"
"너 이 자식 누가 마음대로 그만두라고 했어? 앙?!"
"으악!! 죄송해요!!"

저 멀리서 담배를 물고 미적미적 체육관으로 걸어오던 우카이는 오랜만에 나타난 히나타를 발견하자 마자 달려와서 헤드락을 걸었다. 자연스럽게 우카이는 히나타를 데리고 체육관으로 들어가려다가 뭐가 걸리는게 있는지 부실로 끌고 들어갔다.

"악악!! 아파요 코치님!!"
"에라이 짜식아. 다이치한테 들었어. 뭐 내가 추궁해서 억지로 말하게 한거지만."
"아.."
"우리 상점에 일손 모자라는데 좀 도와줘라 히나타."
"네?"
"우리 가게에서 알바하라고 돈은 섭섭치 않게 챙겨줄게."
"아..아..감사합니다!"
"대신 조건이 있어."
"엑. 역시"
"배구부에 다시 들어올것."
"엑 그러면 일을 못하잖아요."
"그 정도는 주말에 때워! 우리 가게가 그렇게 한가한 줄 알아?!"
"하지만 코치님 다 들으셨다면서요..저 지금.."
"바보야 내가 그렇게 약골로 보이냐? 이래뵈도 옛날엔 꽤나 날렸었거든?! 그리고 그 전설의 우카이 감독의 손자다 이거야. 그렇게 시시한 남자는 아니라고."

자신만만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우카이의 얼굴을 보더니 그제서야 히나타의 얼굴에서 생기가 확 돌고 활짝 웃으면서 감사하다며 펄쩍펄쩍 뛰었다.

"오늘은 친구가 기다리니까 먼저 들어가고 녀석들한테는 내가 잘 얘기해줄게. 뭐 걱정도 안되지만 너라면 다들 쌍수들고 좋다고 외칠껄."
"정말 감사합니다 코치님!!!"
"그래그래 어여 가봐라."
"내일 뵙겠습니다!!!!"

신나게 부실을 나가는 히나타를 보며 우카이 케이신은 오랜만에 웃을 수 있었다. 카라스노의 날개가 돌아온걸 알면 자신의 제자들이 얼마나 기뻐할지 그 모습을 상상하니 더 웃음이 새어나왔다. 우카이는 잠깐 앉아 있다가 괜히 제자들 옷에 담배 냄새가 베게 하기는 싫어서 얼른 부실을 나와서 체육관으로 향했다.

"안녕하십니까!"
"오냐 이제 3학년들도 다시 합류 한거지?"
"네!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뭐 그만큼 더 연습하면 되니까 각오들이나 하고. 그리고 전달 사항이 있다.
타케다 선생 부탁이 하나 있는데"
"네! 무엇이든지 말씀만 하세요!"

우카이는 큼큼하고 목을 가다듬고 말을 시작했다. 배구부는 처음으로 우카이 코치가 먼저 전달 사항이 있다며 배구부를 불러모은 적이 없어서 새삼 긴장을 하며 우카이 코치를 주시했다.

"히나타의 퇴부신청서 말야."
"아 그거라면.."
"그거 철회해줄수 있어?"
"네에에에!?!"
"정말입니까?"
"어. 정말이다. 뭣 하면 전화 해보던가."

아이들은 신나하며 최근들어 가장 활기 찬 모습으로 연습에 임했다. 평소 딱딱하던 츠키시마도 묘하게 텐션이 올라간듯 했고 카게야마는 오히려 들떠서 토스를 제대로 못 올려 다이치에게 잔소리를 듣고 있었다. 타나카와 니시노야는 시미즈에게 이 기쁨을 함께 나누자며 뛰어들었다가 매몰차게 한대씩 얻어맞았고 그래도 좋다며 헤실대며 웃었다.

소란스런 와중에 3학년들이 우카이에게 다가와서 조심히 물었다.

"코치님 히나타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아 그건 걱정마 우리 가게 아르바이트 부탁해 놨으니까."
"감사합니다!!"
"오냐. 자! 서브연습한다 정렬해!"

**

"와 신기하다 진짜 그치 히나타"
"응 진짜 신기해."

이테루와 히나타는 게속 서로에게 신기하다며 속닥속닥 거리며 집으로 향했다. 주변에는 사람들이 몇명 있었는데 그중의 대부분은 히나타를 경호하기 위한 사복경찰이었다. 자신들이야 형사들의 얼굴을 알고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이 거리에 볼일이 있어서 온 사람들로 보일 정도로 형사인게 티가 나지 않았다.

"나 미용실! 염색할꺼야!"
"왜 그 뚜껑도 괜찮은데 그거 잡고 들어올리면 뚜껑열리는거아냐?"
"야 임마!!"

히나타와 이테루가 투닥거리면서 미용실로 향했다. 장난치며 다니는 히나타와 이테루의 저 멀리 뒤에는 그 남자가 조용히 따라붙고 있었다.

**

다음날 히나타는 다시 원래의 오렌지색 머리를 하고 아침연습에 참여하기 위해 오랜만에 이른 아침에 등교를 했다. 집을 나서려는데 아직은 조심하자며 이테루가 따라나섰다. 예전에 타던 자전거도 오랜만에 타니 감회가 새로워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테루를 기다리다가 시간이 좀 늦어져서 이테루를 뒤에 태우고 히나타는 발을 힘차게 굴렸다.

"으아아아아!"
"빨리 가거라 히나타! 바람이 좋구나"
"언젠가 너는 내가 죽일거야!!"
"어허. 말하는 모양새가 불경하구나 네 이놈 그 와중에 속도가 줄어드는 구나"
"아오!!"

이테루와 말 싸움을 하다보니 어느새 학교 정문이 보였다. 주변을 살펴보았다. 다행히 이른 아침이어도 어제 보았던 사복경찰드이 보였고 히나타는 안심하고 학교로 들어섰다. 자전거를 세우고 이테루는 교실로 히나타는 오랜만에 부실로 향했다!

"야! 히나타 이 보게!!!!"
"엇! 카게야마!!!"

언제 도착했는지 카게야마가 부실입구에서 히나타를 불렀다. 오랜만에 보는 동료의 얼굴에 히나타는 기분이 좋아져 방방 뛰며 부실로 올라갔다.

"너 그 동안 뭐했어! 갑자기 그만둬서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이상한 소문도 돌았었다고!"
"미안 미안 사정이 좀 있었어~"
"이젠 안 갈거지?"
"물론! 토스! 올려줄거지?"
"당연하지. 각오나 해둬"

두 동료는 아무도 없는 부실 입구에서 마주보며 웃었다. 평소의 카게야마의 웃음은 살기가 띈듯 무서운 얼굴이었는데 오늘은 그 나이의 소년 같이 맑게 웃었다. 이어서 나머지 부원들도 속속 부실로 도착했고 말도 없이 잠적했던 히나타는 배구부원들한테 그 동안 걱정끼친 죄로 린치를 당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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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6-25 15:46 | 조회 : 5,052 목록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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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마무리를 해야 할 때가 오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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