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안녕하세요!"
"오늘도 부탁할게요. 아 그리고 이 옷으로 갈아입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일하러 오기 전에 이 옷으로 입고 오던지
아니면 눈에 띄지 않는 옷으로 갈아입고 오도록 해요."
"네 알겠습니다."

히나타는 근처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 입었다.
처음 맡아 보는 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어제 본 사람이 준 옷이니까 처음 맡는 냄새가 나겠거니 무시하고
히나타는 갈아 옷을 입었다.

"오! 이 옷 묘하게 편하네"

히나타는 좋은 옷이 생겼다며 좋다고 화장실을 나섰다.

"감사합니다! 여기 옷 값이요! 이 정도면 될까요?"
"음. 좀 남는데? 이것만 받을게요 나 그렇게 빡빡한 사람 아니니까."

남자는 영수증을 보여주며 돈을 받아갔다.

"오늘은 여기로 가도록 해요. 주의사항 잘 숙지하구요. 여기 선금.
오늘은 몇 군데 가야하니까 되도록이면 빨리 오도록 해요."
"한 번에 가면 안되나요?"
"학생 머리 안좋다면서요. 이건 바뀌면 큰일 나는 물건이라."
"아. 하하하 그러네요 다녀오겠습니다!"

히나타는 오늘은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신나게 출발을 했다.
평일의 낮의 시내는 주말 만큼 사람이 없어서 여유를 준다.
히나타는 한번도 느껴 본적 없는 여유에 얼굴에 미소를 띄고 배달을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는 히나타를 보는 남자의 핸드폰에 전화가 걸려왔다.

"네 접니다."
"새로 왔다는 신입 일을 잘 하나?"
"아직은 모르죠 오늘이 두 번째 인걸요."
"옷은"
"전해 줬습니다. 이젠 못 벗어 날거에요.
학생 신분이니 냄새에도 익숙치 않아서 더 냄새를 맡아 댈테니..."
"일단 천천히 지켜보자고. 혹시 일이 잘못된다면.."
"네 알겠습니다. 잘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통화를 하는 남자의 얼굴은 더 이상 히나타 앞에서 보였던
좋은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아 지친다!"
"히나타 많이 늦었네?"
"어. 오늘은 좀 바빴어 내일이 주말이라"
"내일도 나가?"
"응!"
"기분 좋은 일 있었어?"
"응? 아니? 왜?"
"아니야 묘하게 들떠 있길래."
"뭐야 그게 밥 있어? 밥!밥!"
"기다려 차려 줄게 옷부터 갈아입어."
"흠..아니야! 그냥 먹을게!"

원래 히나타는 땀을 흘리고 나면 기분좋게 씻고 밥을 먹는 것을 더 좋아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이 옷을 벗기가 싫었다.
이 옷에서 느껴지는 편안함과 기분좋아짐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지불 했기에 선물받은건 아니지만 남이 챙겨준 옷이라
더 애착이 갔다.

"흠..."

밥을 먹고 나서 히나타는 방으로 갔다.
씻기위해서는 옷을 벗어야 되는데 왜 옷이 벗기가 싫은 걸까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데 친구가 들어와서는 억지로
히나타의 옷을 벗겨서 빨래 통에 히나타의 옷가지를 모으더니
기세 좋게 세탁기에 돌려 버렸다.

월요일.
히나타는 배구부 아침 연습이 없기에 평소 보다 늦게 등교해야 했지만
그 날따라 이상하게 눈이 일찍 떠져서 버릇 같이 아침 연습시간에 등교를 했다.
평소보다 조용한 학교에 체육관에서 들리는 공튀기는 소리와
배구화와 체육관 바닥의 끼긱 거리는 익숙한 마찰음에 히나타는
홀린 듯 체육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스파이크 연습한다!"
"와.."
"거기 누구세요? 앗..!!"
"젠장..!!"

멍하니 배구 연습을 보던 히나타는
떨어진 공을 줍느라 뒤를 돌아 본 야치에게 발견되어 후다닥 도망을 갔다.
배구부를 그만 뒀는데 왜 미련을 가지고 여기로 왔는지 의문이다.
이곳으로 와봤자 좋은 말도 못 들을 텐데 참 낯짝도 두껍다라는 생각을 했다.

"야치 무슨 일 있어?"
"네?! 아 저 그게..."

'히나타를 본거 같아요 아닌가?'

시미즈는 야치의 말을 듣고 조용히 체육관을 나서서 1학년 교실로 향했다.
운동부 외에 일반 학생들은 아직 등교를 하지 않아
시미즈는 쉽게 히나타를 찾을 수 있었다.
히나타는 자리에 업드려서 잠을 자는 듯 했다.

"히나타 머리 색 바꿨네?"
"우왁!!"

히나타는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가
예상 밖의 인물이 앞에 있어 깜짝 놀랐다.

"시...시미즈 선배님!!"
"야치가 본 것 같다길래 한 번 와봤어.
내가 왜 왔는지 얘기 안해도 알겠지?"
"...네..."

히나타는 하필이면 시미즈 선배가 왔나 원망스러웠다.
상냥하지만 워낙 말이 없어서 대화도 많이 못 나눠봤는데
가끔 보이던 냉철한 분석가 같은 모습에
히나타는 사실 시미즈 만큼은 꽤 어려웠다.
아마 지금 이대로 대화를 나누었다가는 모든일을 털어 놓을거 같아
도망가려 했지만 바로 앞에 사람을 두고, 게다가 여자를 앞에 두고
도망 가기엔 실례인거 같아 우왕좌왕했다.

"히나타. 진정해"
"죄송합니다!!"

결국 히나타는 교실을 박차고 나와서 화장실로 숨었다.
시미즈에게서 도망치고 나서 기분이 계속 가라앉고 불안하다.
시간을 죽이고 있자 등교하는 아이들의 소리가 들려왔고
히나타는 아이들 틈에 섞여 교실로 들어갔다.

"야! 오늘 체육시간에 배구한데!! 여자는 피구! 선생님이 편 짜래!!"

히나타는 배구란 소리에 움찔했다.
친구들이 히나타에게 너 배구부 주전 아니냐며 서로 우리 팀에 들어오라고 했지만
히나타는 어색하게 웃으며 오늘은 좀 몸이 안좋다며 자신은 구경만한다고했다.

"뭐야 너 배구하기 싫은거야? 너 안색 절대로 괜찮거든?"
"아니야 그냥 피곤해서 그래!"
"뭐? 히나타 배구 때려쳤다고??!"
"왁! 널 때리고 칠거다!!"

히나타는 반 친구들의 장난섞인 대화가 나중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오리란걸 생각치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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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6-13 00:13 | 조회 : 3,81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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