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선생님."


그는 그림에 열중한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

대답은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다.
그림에 열중하는 당신의 모든 감각은 오로지 그림에만.


"저 처음 만나셨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요?"


사실 그렇게까지 궁금하진 않았다.
과거에 얽매이는 성격도 아니거니와, 그 당시 우리의 감정이야 누구보다 서로가 잘 알고 있었다.



"이상한걸..물어보는군."



의외를 그는 귀를 열고 있었다.
그가 집중하고 있던 것은 물감이 칠해지는 소리가 아니라 내 목소리였다.
내가 말하고 있는 것.

나는 그의 그림.




"당연하잖아."
"뭐가요?"
"그리고 싶었다."



그날의 난 한 없이 피페했을텐데.
비를 쫄딱 맞은 상태에서 내 몰골을 처참했음에 틀림없다.
온통 멍 투성이인 내가 무엇을 볼게 있다고 그리고 싶었어.



"나 엄청 볼품없지 않았어요..?"
"넌 내게 예술 그 자체다."



아아,
그 어떤 사랑한다는 말보다 날 황홀하게 만들었다.


그에게 있어서 예술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있었다.
나는 그의 삶 자체.

그는 내가 없으면 죽어버릴거야.


그 망가진 마음이 날 행복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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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15 00:04 | 조회 : 1,699 목록
작가의 말
천재일우

슬슬 시작해볼까요. 과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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