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행복한 꿈

“기사님, 도와주세요!!!”

어린아이의 손끝이 내 망토에 닿았다. 빨갛고 부어오른 손, 그손엔 심하디 심한 상처가 아물어 있었다. 차가운 겨울에 아이의 몸도 이미 얼음장보다도 차가웠고 몇일을 굶었는지 배에는 갈비뼈가 두드러지게 베어있었다.

내가 아이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아이는 애절한 눈빛으로 털썩하며 무릎을 꿇었다.

“삼일째 물한모금으로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께선 지금 제 동생을 낳아야 하는 상황이신데물한모금 조차 드시지 못하고 계십니다!! 기사님 제발 은전 한푼만 주십쇼!!! 게가 꼭...! 꼭..갚겠습니다....제발...! 제발...기사님...!!“

아이의 볼에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그것은 굶어져 가야하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에대한 원통함이었다. 다행히 지금 나에게 따라오는 자는 없었다. 짧은 휴식에 잠시 나온것이기 때문에 이 추한 곳에 내가 속한 기사단들은 일부러라도 오지 않을 곳이었다.

은전 한냥,
이곳에서 쭉 내려가면 허접한 골목길에서 스프 한입 추릴수 있었다. 나는 서둘러 옷 안에 있는 주머니를 꺼냈다. 주머니 안엔 황제께 하사받은 금전5냥과 은전 10냥이있었다. 나는 말라가는 아이에게 주머니를 건냈다.

“금전 몇푼과 은전 10푼정도 있습니다. 이것을 들고 시내에 나가 양고기와 더 맛난것을 드십쇼“

내 말에 소년은 눈물을 쏟으며 환하게 웃었다. 소년은 나에게 절을 하며 한참이나 감사인사를 전하고서야 돌아갔다.

거대한 금액이라면 그럴 수도 있었다. 그러나 후회하진 않는다. 나는 씁쓸히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구름 한점 없구나.... 맑은 하늘이지만 도리어 외로워진다.

‘고작 몇푼 밖에 되지는 않지만 이 나라에서 조금은 웃는 이가 생기길’

너무나도 큰 바램이다. 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거라곤 이 고작 밖엔 없었다. 이렇게 숨쉬기조차 힘든 그들을 짊어지는 것이 나의 속죄였다. 이렇게 늦추한 곳까지 온 이유도 그랬다.

곧이어 기사들의 통금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나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돌아섰고 성문으로 향했다.

저 아이는 배불리 음식을 먹었을까?

저 아이의 어미는 아이를 낳았을까?

저 아이는, 행복해 졌을까.....?

걸어가며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웃어보았지만 앞에서 불어오는 큰 모래폭풍에 한때 행복했던 기억은 뒤덮어지고 말았다.




스윽

눈을 뜨자 바로 마주하는 낯선 풍경에 몸을 일으켰다.

여긴 어디지...?

마치 귀족들이 쓰는 곳같이 생긴 이곳은 매끈하게 모형을 갖춘 테이블과 등받이에 다이아를 박은 의자, 소몸히 하얀 보석을 박은 이불까지. 모두 흔한 생활에선 볼수 없는것이었다.
아까전만해도 지하감옥에서 생고문을 당했건만 눈을 뜨니 이곳은 너무나도 화려했다.

‘내가 드디어 죽은건가....’

그래, 나는 죽은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내가 이곳에 있을 이유따윈 전혀 없었다.
내가 나의 죽음을 결심한 순간 몇걸음 떨어진 문이 희미하게 열렸다. 누군가 들어온 모양이었다.

‘누구지...’

아직까지 흐릿한 초점이 잡혀지질 않았다.

뚜벅 뚜벅

누군가의 발소리가나에게 가까워진다. 굽소리가 가장 또렷이 들리는 순간 소리가 멈췄다.
그 형체는 바로 내옆에 있음이 느껴졌다.

“정말 모습이 가관이군”

“...!!!!”

나는 그의 목소리가 내 귓가를 핧자 작은 길고양이가 늑대라도 만난 마냥 온몸이 굳어졌다.
손은 내의지와 상관없이 덜덜 떨렸고 신경또한 곤두서 있었다. 그리고 얼어있는 나를 보곤 그는 풋하며 웃음을 내뱉었다.

그의 손이 떨리는 나의 맨살에 능숙하게 맞닿았다. 문득 맟춰지는 시점에 그의 정체는 하벨임을 알수 있었다. 나는 그가 하벨임을 알고선 더욱더 호흡을 가다듬을 순 없었다.
하지만 그의 손은 멈추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손길은 정말 어처구니 없게도 나를 진정 시켰다.
정말 순간적으로 편하다고 생각한 내가 너무나도 바보같다.

그가 마치 달래듯이 나를 진정시킨뒤 하인들을 하나둘씩 들어오게 했다. 그들의 손엔 고급스런 음식들이 그릇위에 나열 되어있었고 그들은 음식들을 하나둘씩 내앞에 차려 놓았다.
무려 열흘이나 굶은 나는 홀쑥 삭아있었다.

음식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를 보곤 그는 입을 열엇다.

“먹어라”

그의 명령적인 한마디가 내게 들려왔다. 나는 무엇인가가 들어오길 바라는 배를 움켜잡았다.

꿀꺽

본능적으로 손이 올라간다.

‘안된다.’

나는 정신줄을 붙잠으며 왼손으로 음식을 잡으려한 오른손을 움켜잡았다. 내 정신에선 나를먹으면 안된다며 붙잡았다.

나의 죄는 이것들을 먹기엔 너무나도 크다.

사람들은 모두 미치광이라 하지만 나는 내 충성심으로 나의 주군을 내 목숨을 내놓아서라 지켜야만했다. 한때는 조금이나마 친했던 기사단들도 지켜냈어야 했고, 누구도 죽지 않도록내가 먼저 그들을 지켰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의 비명소리가 사방에 울려퍼졌음에도 나는 검조차 잡지 못했다.
모두들 나를 배신자라며 나를 미워하지만 나는 그들의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의 원망은 결코 지워지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내가 이음식을 먹는 것은 나를 내가 용서 하는 것이 되어버린다.

나는 두손을 이불속으로 넣었다. 그리고 두 손가락을 마디마디에 힘을 주며 깍지를 꼈다.

“지금 뭐하는 거지?”

그의 목소리가 아까와는 다르게 서늘하게 가라앉는다. 내행동이 심히 그에게 거슬린 것은 나 또한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온몸에 힘을 주어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 곧 그는 내행동에 화가날것이다. 내말은 마치 예언처럼 그의 얼굴은 굳어져 갔다.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건가”

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는지 내팔을 후려 잡았다. 나또한 기사였지만 그의 큰 압박은 이겨낼 수 없었다. 그의 힘에 내 몸은 그에게 치우쳤고 발버둥 쳐봤지만 고문했던 흔적이 침대에 쓸려 힘도 제데로 나오질않았다.

그는 내 바로앞에 빵과 먹으라고 차려진 치즈를 한무큼 주었다.
그리고 곧바로 나의 굳게닫힌 입안으로 그것을 파넣었다. 힘을 아무리 쥐어도 치즈는 서서히 내입안으로 출입했고

그는 내가 뱉지 못하도록 한손으로 입을 막았다.

치즈가 혀에 내려 앉자 끈적끈적한 액이 그의 손과 내 턱으로 흘러내렸다.

꿀꺽

결코 의도적이지 않게 나는 그것을 삼켰다. 이미 목젓까지 흘러내린 치즈를 거의 본능적으로 삼켜 버리고 만것이다. 그제서야 만족 했다는 듯이 그의 손이 자연스럽게 떼졌다.

“허억...! 허억....!!헉!!”

거의 호흡을 하지 못한 나는 숨을 헐떡였다. 그러나 내 팔을 붙잡은 손은 풀어 주지 않았다. 다 먹으란 모양인가....... 치즈를 먹었기에 참아온 허기가 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가 도로 입을 막지못하게 재빨리 입을 열었다.

“그만 하십쇼!!! 이런다고 해서 당신이 원하는것이 무엇입니까...!!!”

살아생전 내가 소리친 일은 거의 없었지만 나는 신경질적으로 내뱉었다. 내 큰 목소리가 문밖의 하인들을 움찔하게 만들었다. 아마 그들은 ‘저인간은 오늘 죽은 목숨이다’ 며 생각하고 있음이 뻔했다.

그리고 그때 그가 내 목을 졸랐다.

“큭”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는 구나 폐황제가 아직도 살아있다 생각하는 모양이지 주군이 없는 지금의 너는 그저 노예에 불과하다. 지금 여기서 널 죽여도 도와줄 이는 아무도 없 다는 말이다“

눈물을 힘들게 머금었던 눈은 더 이상 참지 못했는지 볼을 타고 한없이 흘러 내렸다. 그러나 그의 언성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았다.

“그런 내가 너의 소원을 들어 줄것 같으냐? ”

그의 웃음기 섞인 말이 나의 몸을 감싸온다.

괴로워.....

그는 목을 조른 손을 갑자기 놓아버렸다. 순간 적으로 풀려버린 압박에 몸의 기력이 빠지고 나는 침대에 도로 눕혀지고 말았다.

그는 그런 나의 두손을 한손으로 붙잡아 거칠게 타이를 풀어헤쳤고 하인들이 서있는 문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내가 허락하지 않는 이상 이곳에 절대 누구도 들이지 말라”

하인들의 그의 명령에 문을 잠갔다. 그리고 그는 침대에 눕혀진 나를 보곤 내 목덜미를 검지로 훑었다.

“으윽........”

“아무래도 너를 내 거로 만들어야 겠구나”

10
이번 화 신고 2017-04-02 21:55 | 조회 : 5,253 목록
작가의 말
얌얌이보고픔

담....!! 쿨럭! 편엔......!! 쿨럭! 셐.... !!쿨럭 !스가....!! 쿨럭! 나온....!! 쿨럭!!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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