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억






“자! 이번 경매품은 다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반짝이며 눈을 비추는 조명과, 사람들의 환호와 웅성임, 누군가의 소리침과 또는 울먹임.

그 모든 것들이 공간을 시끄럽게 하였고 그 수많은 소리에 수인은 눈을 떴다.




“으윽..”
무언가가 머리를 세게 때린 듯이 뒤통수가 아파왔다.



주위에는 자신 말고 또 다른 사람들이 줄에 팔이 묶여 있었으며, 반응은 모두 제 각각이었다.

‘..잡혔..던가..’




“69번!”

그 말과 함께 누군가 다가와서는 수인을 움직이게 했다.




“오오오오!!”

감탄사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수인은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선 그는 하나의 상품처럼 모두에게 보여 지고 있었다.


가면을 쓴 사회자와, 가면을 쓴 청중, 그 모든 이들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몰려있었다.



“자! 이 상품으로 말하자면! 보이십니까? 이 아름다운 얼굴이?”

하얀 장갑을 낀 손이 수인의 몸에 닿자, 놀라서 몸을 움츠리며 ‘흐읏!’이라고 소리친 수인의 모습에 그들은 더욱 열불을 냈다.



“키아~!아주 좋은 소리네요~밤시중으로 두면 딱 이겠군요?”
그러며 주머니를 뒤적여 작은 알약을 수인의 입에 억지로 쑤셔 넣었다.


“우읍!”


“자! 청중 분들을 위해 조금 더 분위기를 화끈하게 태워볼까요?”

사회자에 의해 수인의 윗옷이 벗겨지자 드러나는 하얀 피부에 그들은 소리치며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으핫..흐윽..”

수인은 사회자의 손이 몸에 닿자 야한 신음을 내며 울먹였고, 그런 반응은 점점 강도를 높이도록 이어졌다.



“하응!흐앗..우응!..”

하얀 장갑을 낀 채로 수인의 핑크색 유두를 꼬집어 비틀며 신음을 지르는 수인의 앞에 마이크를 들이대며 공간을 오로지 소리로 채웠다.



“오오~~!!!”



고통과 쾌락이 섞여 기절할 것 같던 수인은 눈물과 타액이 흘러도 신경하나 쓰지 않고는 두려움에 몸을 떨며 가면을 쓴 사람들 중 누군가를 찾는 듯 고개를 움직였다.



“자~그럼 이 물품을 받을 분을 기대하며 경매를 시작하죠! 시작은 2억!”


호흡이 거칠어지며 몸이 뜨겁게 떨려왔고, 점점 색기가 흐르는 얼굴에 경매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었다.


“5억!”
“7억!”



“네! 7억 나왔습니다!”
몇 번의 부름이 더 오갔고, 가격은 지금 것 중 가장으로 올라갔다.



“9억!!”
“10억!”



“아아!10억!10억 더 없으십니까?그럼 카운트 하겠습니다!”

“3!”

“2!”



“하아..흐윽..공..인..흐윽..”
그 어느 누구도 듣지 못할 목소리로 공인을 속삭였다, 이곳에 있을 리 없는, 내가 이렇게 사라질지 모를, 그를 되불렀다.



‘피곤에 젖어서는 아직도 못 다본 서류나 정리하고 있겠지..’
그런 상황에서도 이런 생각이 나오자 실소와 함께 다시 공인이 보고 싶어졌다.


‘드디어 미쳐버린 건가...’




“15억.”

‘익숙한 숫자..그때도 15억 이었는데..’



“오!15억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그리고야 주위를 둘러본 사회자는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낙찰입니다! 상품은 저희가 안전히 보내드리겠습니다.”



“하아..흐읏!”


누군가에게 일으켜져 이동하는 틈에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자신을 산 주인이 누구인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그저 이 상황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 할 뿐이었다.



“하아...공..인,,”

‘어째서 없는 거야..왜 날 찾아주지 않는 거야..뒷세계는 당신의 손 안이면서..아니면’




‘이젠 정말..’

비틀거리는 다리를 움직이는 수인은 공인의 말이 떠올랐다.




「말 안 듣는 창남은 필요 없어.」



수인의 눈에서는 참아온 눈물이 떨어졌다.
‘그 때 일로 이제는 내가 싫어진 거야?’




“하으..정말..이제..하아..필요 없는 거야..?”
돌아오는 것은 주위의 웅성임 뿐이었다.



“나 다시 혼자가 되는 거야..?”




마지막의 중얼거림 후에 잠시 주위가 조용해졌고, 자신의 앞에 그림자가 만들어지자 수인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림자의 주인은 말없이 수인을 바라보다가 턱을 잡아 올려 자신과 시선을 맞췄다.







“누가 혼자가 돼? 그럴 일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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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4-21 22:07 | 조회 : 11,101 목록
작가의 말
yf

보너스화를 넣고 싶은데..수+공, 수+빈 중 너무 고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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