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좋은소리(공인과의 첫만남)




“너무 슬퍼하지는 마, 곧 다 끝날 거니까. 그렇게는 안 아플 거야.”



쾌쾌한 냄새는 나의 몸을 휘감는다. 기분 나쁜 시선이 눈을 가린 얇은 천 너머로 느껴진다.
여러 사람이 웅성이는 소음, 비웃음과 섞인 조롱.



“아아..그래도 죽기 전인데 마지막 세상과 작별은 해야겠지?”
시아를 감추던 어둠이 사라지자 눈을 찌푸렸다. 점점 흐릿함이 사라지는 모습..



“아..”
“기억나려나? 너 우리한테 잡혀왔는데? 아버지란 놈 빚으로.”



평생 서로 얼굴 내밀지도 않고 잘살던 아버지란 사람은 단 한 장의 종이로 모든 상황을 설명하는 동시에 마지막을 알렸다.



‘죽을거면 조용히 알리질 말던가..빚은 뭐야..’



가만히 있는 나에게 수십억의 빚이 생겼다. 그것을 도저히 갚을 방법이 없었고, 그것을 갚을 의욕도 없었다.




아직 고등학생이 되지도 못했다, 아니 고등학생이 되기까지 몇 달 남지도 않았다. 나의 마지막 중학생의 시절의 엔딩이 그렇게 시작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장기 몇 개면 될 거야 ㅋㅋ ”
“그런가요..”
지금 죽는다고 해도 원한은 없다. 여태 것 의미 없는 인생을 살았었고. 항상 나는 혼자였기에..



내가 죽어도 나를 찾으며 그리워할 이는 남지 않았으리라..



“하..?이놈 봐라ㅋㅋ”
중년에 남자는 수인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품에서 칼 하나를 꺼내 그의 하얀 목에 들이댔다.



붉은 혈은 수인의 하얀 피부를 지나 창백한 와이셔츠를 물들였다. 하나의 꽃이 피어나듯 퍼져가는 색에 정신이 어지러웠다. 출혈하는 피는 적은 양이 아니었다.




“비명도 안 지른단 말이지ㅋㅋ”
“그러게요..비명도 안나오네..”




자해라는 것을 끝없이 한다면 그 끝에는 아픔의 무의미 얻게 된다, 무감각을 갖게 되며 그 뒤에는 아픔에 익숙해진 몸은 더 자극을 원하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



아주 바보 같을 것이다. 내부의 아픔을 덮기 위해 결국 외부에 상처를 만들어 덮는 것이니까.
마음의 상처가 클수록 몸에 새겨지는 흔적은 더욱 커진다,
자해를 함으로서 느끼는 아픔은 쾌감을 느끼게 한다.



‘그들도 나와 다르지 않겠지? 같은 아픔을 느끼고 있겠지?’
이 사소함은 자해를 하는 이에게 있어서 이유이다. ‘평범한 그들이 나와 같다.’ 라는 공감적 혼란을 주어 자신을 위로하며 만족하는 것이다.



“이상한 놈이네..그런데 말이야..너..가만 보니까..이쁘게 생겼잖아?”
“네..?아! 무슨!”



칼은 주인의 손길을 잃어 바닥에 처참히 굴렀다, 맑은 소리와 바닥을 적시는 붉은색의 물감, 저항을 하고 싶지만 어지러워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로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흐아앗! 시..싫.!우으응!”
자신의 젖어가는 셔츠의 속의 하얀 살결과 유난히 눈에 트이는 핑크색의 유두는 어지러움에 거친 숨을 쉬며 목 흐르는 피로 더욱 색기를 내보였다.





“반응도.. 나쁘지 않잖아..?”
수인의 유두를 꼬집어 비틀며 나오는 야한 신음소리에 만족한다는 얼굴을 한 중년의 남성은 같은 방에서 이 모습을 보며 발기해대는 젊은 나머지 남성들에게 나가라고 소리쳤다.





무의식적으로 놀라 나온 신음이었지만 창피했다. 생전 처음 보는 이들 앞에서 신음이라니..
그리고 더욱 싫었던 것은 그런 창피와 함께 느껴지는 흥분감 이었다.




‘나..m(마조)이였나..’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아직까지도 이런 생각을 여유 있게 하며 한숨을 쉬는 자신이 문득 신기하다고 느꼈다.






“자아, 우리 둘만 남았다고? 뭐..게이는 아니다만 너는..”
섬뜩한 웃음이 나와 눈을 마주쳤다.



“너는 꼭 따먹고 싶다고.”



“싫어..잠깐..”
“처녀니까 신경 써서 풀어주도록 하지..이거, 꽤 비싸다고?”
“아아앗! 흐하앙! 그거! 기분! 이상헤엣!”



손가락 두 개과 어떤 알약은 수인의 뒤로 깊게 들어와 몸을 애무했다. 처음 느끼는 이상한 기분, 몸 곳곳에서의 자극, 그러면서도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서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고는 더욱 깊숙이 찌르기를 바라는 욕망.


“뭐를..아하아응! 넣은거야..”
“응? 아아..미약. 곧 기분 좋아질거야.”



첫 경험을 남자랑 해보고 싶던 건 아니었다. 더욱이 아래로 깔리는 거라면 더 거절이었다.
그러나 바보 같은 몸은 본능에 이끌려 따라주지 않았다.



“이런 이런 분명 싫어하던 것 아니었나?”
“우으응! 싫어! 흐앗!”
“몸은 아니라고 하는걸?”
“아니..야! 하아아응!”




뱃속을 휘저어버린다. 원래 이곳이 이렇게 기분 좋은 곳이었나? 이성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좋은 기분..




“풀어주는 건 충분하지? 이제 기대하라고! 더 좋을 테니까!”
“..와..와줘..빨리..넣어줘..”
“간신히 이성을 잡고 있으니 자극하지 말라고!ㅋㅋ게다가 소량의 미약 밖에 쓰지 않았는데 말지이!”


“어서..빨리! 넣어줘..”
“그래그래~ 알았다ㄱ..!”





수인의 엉덩이를 움켜잡은 두 손은 움직였고 엉덩이의 끝에는 따뜻한 무언가가 닿았다.




“콰앙!”
그리곤 누군가가 문을 차는 소리에 중년의 남자는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좋은 소리가 들려 와서 지나칠 수가 없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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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17 23:25 | 조회 : 13,307 목록
작가의 말
y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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