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문하신 부드럽게 살살, 입니다.







"서빈아! 누가 너 부르는데!”
“어어! 고마워! 다녀올게 수인짱! 종례시간에 담임한테 적당히 둘러대 줘.”
“그래 다녀와. 제발 돌아오지 말고”
“어머나..매정해..”




서빈이 없는 시간은 조용했다. 유일하게 내 곁에서 떠들어주는 친구, 그는 1교시가 시작해도 돌아오지 않았다.1교시가 끝난 후에야 돌아와 말 한마디 없이 내 눈치를 살피며 있었지만 난 어느 말도 걸지 않았다.



2교시가 어정쩡하게 시작된다, 허리가 아프고 시간이 무의미하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너무나 익숙해 치가 떨려온다..몸에 익을 정도로 익숙할 만큼..2교시 끝나면 보건실을 가봐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어디가게?”
“보건실”


서빈이는 평소와 다르게 여러 감정이 섞인 표정으로 나를 부축하며 보건실로 옮겼다.
한 번도 보건실을 갈 때 따라오지 않던 그와 걸음을 옮긴다니 불안했다.




보건실은 조용해서 좋았다, 약품냄새도 익숙하고 낡은 침대지만 창가 옆 햇살이 비춰오는 구석자리가 아주 좋았다. 칸 막에 처져서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시간이..
항상 자리를 비우는 보건 쌤, 아무도 없는 고요함이 마음에 들었다..





“어디가 안 좋은데?”



침묵을 깨고 조용히 물어오는 저음에 흠짓 놀라며 조금씩 입을 열었다.

“근육통이라..파스 찾아야 할 거 같아..”
“근육통이라니! 어머어머! 멋져! 운동..하냐?”
“뭐래ㅋㅋ 아니거든”




서빈이는 그 말에 미간을 구기다가 물었다.
“설마..너..어제 야동본거야?!”
“본인이야기 마시죠..”
“ㅋㅋ무슨!음..그거도 아니면...”




정색을 하며 무서운 얼굴이 나를 바라본다, 갑자기 뻗어 나를 잡은 그의 팔에 이끌려 움직이는 다리를 말릴 수 없었다. 서빈이의 품에 안겨 눈을 마주한 후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상황을 파악 할 수 있었다.






“어제 밤 남친이랑 격한 사랑이라도 나눈 건가?”
“..?!?!?”




뭐지 무슨 말이지...? 아니, 왜 놀라는 거야.
공인과 내 관계를 알고 있을 리가 없잖아..
말도 안 돼..그럴 리가 없는데..




“왜 말이 없어? 진짜야? 그 금수저 자식 말이 맞은 거야?”
그는 조용하고 낮게 말했다, 사뭇 진지한 얼굴에 난 괜히 그의 분의기에 당황했다.



“아까 만난사람이..”
“공인이.”




“..어디까지 들었어..”
“하..ㅋ 너가 뒷구멍 대주는 거까지”
“...그래서?”



다..다 말한거야.. 정말로..
그래도 아니라고 해줘..제발..그 말만은 말아줘..





“뭐..”

퉁명스럽게 나를 보며 분노가 담긴 웃음을 지었다.



“내가 더러워? 역겨워?”
“..어 존나 역겨워..”




다 끝난 거야..친구란 거 나 따위가 만들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 녀석한테 안겨서 네 처음을 줘버렸다는 게 더럽게 화가나”
“싫어..그마ㄴ...잠깐 뭐?”
“젠장..그 새끼한테 네 처음은 줘도 넌 내꺼야.”



갑자기 진하게 들어오는 키스에 수인은 반항하지 못했다. 자신의 목덜미를 잡은 손, 허리를 안은 다른 팔.




“으읍..추릅..흐읏..”
“하아..춥..”




따뜻한 혀는 입안을 휘저었다, 야릇한 소리는 조용한 보건실을 채웠고. 거친 손길은 내 교복을 풀어헤쳤다.



“잠깐..! 싫어! 이런 거!”
“왜? 공인한테는 잘해주는 거 아니야? 나는 안 되나?”
바지를 벗기는 가운데 허리를 쓸어내리는 손길..라인을 타고 흘러 수인의 엉덩이를 움켜잡은 손은 기쁜 듯 이곳저곳 탐닉했다.


“우읏! 흐읏...”
공인이랑 다른 것이 없는 모습이었다, 나를 안으며 그저 흥미로운 장난감을 다루듯 신기해하며 기뻐하는 눈동자, 거칠게 나를 아프게 하는 손길이..




무서웠다.. 소름끼치도록 싫은 사람이 너와 겹쳐보여서 너무 싫었다.
“흐윽...우흑...”




처음에 훌쩍이는 울음 후로는 소리 없는 눈물이 침대를 적셨다.
이것 또한 그가 남긴 하나의 세뇌, 소리를 내서 울지 말자..그는 더욱 흥분할 뿐이야
그래..조용히 울자..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말고..




“아..”
그제야 정신을 차린 건지 우는 내 모습에 놀란 건지..




“..미안..해..미안해 수인아..”
서빈은 내가 우는 모습에 놀라며 몸에서 손을 떨어트렸다.
길을 잃은 손길은 허공을 만지다가 나의 등을 쓰다듬었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아니, 조금은 기뻤다. 공인이라면 절대 해주지 않을 행동이라서 넌 그와 다르다는걸 알려주는 것 같아서..




“나..널 진심으로 좋아해..그러니까!..그 녀석 말고,,나는 안 되는 거야?”
“내가..선택할 수 있는 권한 밖이야..”
너가..안될 리가 없잖아..



“..그럼..질문을 바꿀게. ”
“나랑도 해. 나랑도 하자 수인아.”




진지하게 나를 바라봐 주는 밝은 갈색 눈동자가 햇살에 반사 되어 오늘은 더 멋지게 보였다, 내 이름을 부르던 그 작고 붉은 입술이 오늘은 더 아름다워 보였다.



“처음이라..잘한다고는 자신 못하지만..변명이 아니라! 남자는 처음이라!”
“ ㅋㅋㅋ살살 부탁해..”
“왜 웃어!! 장난하ㄴ..너, 너 방금 허락한 거다.”
“살살..해줘..부드럽게..”



부끄러워진 심장은 터질 듯이 춤을 췄다, 빠르게 움직이는 혈액에 얼굴이 빨개졌을 것을 생각하니 고개는 더욱 내려갔다.


“얼굴..보고 싶어..나 바라봐 줘..”




서빈은 수인을 침대에 눕혔다, 하나하나 풀러가는 와이셔츠 단추가 따 내려가는 소리는 심장소리보다도 작게 들였다.

하얀 살결 사이 핑크색 유두에 살며시 키스하며 곧 야릇한 소리가 흘렀다.


“하앙!으후웃!”
“추름..하릇..”



공인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쾌감, 다르게 두근거리는 심장.
“수인공주님.”


서빈은 내 턱을 잡아들어 입술을 쓸어내리며 속삭였다.



“주문하신 부드럽게 살살. 명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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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10 22:57 | 조회 : 14,503 목록
작가의 말
y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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