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1)

유산하셨습니다.

예...?


배가 아파 쓰러진 정하가 병원에 도착해 의사로 부터 들은 말이었다.

누구의 아이일까.

정하는 배를 감싸쥐고 생각했다.

예상이 가는 인물은 3명, 월, 하주, 성현이었다.

3주 전, 정하가 연습생 시절부터 줄곧 따라다니던 월은 정하를 정말 싫어했다.

정하에겐 월은 노래도, 춤도 모든것을 완벽하게 잘 하는 존경의 대상이었다.

월에게 정하는 자기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천재적인 실력을 바탕삼아 무섭도록 치고 올라오는 후배였다.

그런 정하가 언제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지 모른다고 느낀 월은 자신을 존경한다며 노래를 부르며 따라다니는 정하가 정말 싫었다.

결국 월은 그런 정하를 피해 다른 소속사로 옮겨갔고, 1년 뒤, 데뷔를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하도 데뷔를 했다.

데뷔하자마나 쏟아져 나오는 스포트라이트.

그리고 그 모든 곳에서 정하는 월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언제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월은 그 이전보다 더 정하를 피하기 시작했다.

정하는 그런 월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존경하는게, 어느새 좋아한다로 변해있을 정도로 정하는 월을 따라다녔다.

마주칠 때마다 모른채 하고 무시하거나 욕을 해대던 월이 정하는 그래도 그가 정말 좋았다.

언젠간 같이 손잡고 걸어가는 날이 오겠지

언젠간 서로 얼굴을 보며 웃는 날이 오겠지.

그렇게 하염없이 꿈만 꾸던 정하에게, 어느 날, 월이 다가왔다.

서로 알게된 그날 이후, 월이 정하에게 다가온 것은 처음이었다.

월은 다짜고짜 정하의 손을 잡고 어느 호텔에 들어갔다.

씻지도, 제대로 준비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월은 정하를 침대에 눕혔다.


... 선배...

니가 원했던거잖아.


정하는 월의 말에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제대로 된 애무조차 하지 않고 월은 정하를 침범했다.

정하는 아픔에 생리적인 눈물을 줄줄 흘리다가 문득 자신의 얼굴에 자신의 눈물이 아닌 다른 이의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정하는 눈을 뜨고 월을 바라보았다.

그 잘생긴 월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이렇게 하룻밤을... 니가 말하는 대로 같이 지냈으니까 이젠...

...... 선배.....


정하는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그저 무언가에 홀린 듯 정하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제발 날 찾아오지마.


월의 목소리, 그 순간의 분위기가 정하를 짓누르는 듯 했다.

정하는 월의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월을 찾아가지 않았다.

홀로 집에서 월이 하던 말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던 중, 친구인 성현이 했던 말이 기억이 났다.

선배도 이제 많이 힘들어 하니 그만 찾아가라는 식의 말이었다.

처음엔 듣는 둥 마는 둥 했던 정하였다.

인터넷에서 간간히 나온 정하에 대해 생각하는 월의 인터뷰는 월이 정하를 싫어하는게 아니라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최근엔 정신병원까지 다녔다고 했다.

아무런 생각없이 저 좋다고 무작정 따라다닌 자신의 과거가 월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러던 중, 정하에게 문자가 왔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문자에는 며칠 전 월과 몸을 섞은 정하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문자에는 얼른 근처의 공원으로 나오지 않으면 영상을 퍼뜨릴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정하는 급하게 짐을 챙겨 밖으로 나가 곧장 공원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오랜만에 만난 하주가 보였다.

월과 같은 소속사의 연습생이었지만, 지금은 소속사를 나왔다.

정하가 종종 월을 찾아갔을 때, 소속사 앞의 경비원들에게 막히면 언제나 나와서 외롭지 않게 함께 있어주던 소중한 친구였다.


여긴 왠일이야?

어..? 아, 어, 마, 만날 사람이.. 있어서...


하주에게 들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정하는 식은땀을 흘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화제를 전환해 볼겸 하주에게 물었다.


넌, 왜 여기에 나온거야..?

만날 사람이 있어서. 이제 나왔거든.


하주는 씨익 웃으며 정하의 손목을 잡았다.


..? 지금 이게 무슨..

이거.


하주가 폰을 꺼내 정하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정하에게 날아온 협박문자에 들어있던 사진과 같은 모습이었다.

충격에 빠진 정하의 귀에다 대고 하주는 달콤하게 말했다.


나랑 같이 가자. 내가 정말 잘 해줄게.


정하는 그대로 하주의 손에 이끌려 월과 함께 갔던 호텔에 들어가, 그 날 월과 함께 썼던 방으로 들어갔다.

하주는 정하의 옷을 하나하나 손수 벗기고 자신도 옷을 전부 다 벗어 던지고 함께 욕실로 들어갔다.

몸을 씻으며 여기저기 만지던 하주는 정하의 뒷쪽에도 손을 댔다.


지금 뭘 하는.,,!!

사진, 동영상으로도 있는데.


정하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소리칠려고 하자 하주는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결국 정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하주의 손에 이끌려 침대에 누웠다.

월과는 다르게, 하주는 아주 부드럽게 들어왔다.

정하는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냈다.


어때? 한 월, 그 선배가 하는거 보다 좋지?

읏.. 아...

동영상을 봤는데, 너무 심하게 하더라. 그래도 자기 좋다는 애한테.. 그치?


볼에 입을 맞추는 하주에게 정하가 할 말은 없었다.

그저 억눌린 신음소리만 내뱉을 뿐이었다.

정하에게서 답이 없자, 하주도 입을 굳게 닫고 정하의 몸 안에 사정했다.

힘이 빠진 정하는 그대로 침대에 널부러졌고, 하주는 그런 정하를 몇 번 더 안고는 호텔을 먼저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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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01 23:54 | 조회 : 4,584 목록
작가의 말
류화령

이번에는 몇 편을 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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