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사랑해(마지막)


그대로 잠이 들었던 건지 어제 입은 옷 그대로 잠에서 일어났다.

"우와 몇 시야."

일찍 잠들어서 그런지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났다.
얼른 침대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마침 세탁물이 쌓여있는 세탁기에 형의 옷을 넣고 작동시켰다.

머리를 다 말리고 여전히 남아있는 자국을 보며 옷장에서 남방을 꺼내 단추를 목 끝까지 채웠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안 보이는 확인 후 가방을 챙겨 학교로 향했다.

마지막 강의라 별 영양가 없는 말만하고 종강을 했다.
피곤함에 하품이 몰려 와 입을 쭉 벌리며 도서관을 향해 갔다.

"입안에 벌레 들어 갈라."

누군가 툭 치며 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현서와 시우가 서있었다.

"은찬이 안녕!"

시우는 언제나처럼 싱그럽게 나에게 인사했다.

"응, 안녕."
"어제 뭘 했길래 피곤에 쩔어있는 얼굴이냐."
"시험공부"

현서는 의심스럽다는 듯이 눈을 반쯤 뜨고 나를 바라봤다.

"공부?"

하고 말하며 나의 옷깃을 툭툭 친다.
네가 지난 밤 한일을 알고 있다는 듯이 킥킥 웃어 댄다.

"아, 진짜. 그만 놀려."
"왜? 뭔데."
"우리 시우는 몰라도 돼."
"암튼 이현서 얄밉기는."
"어디 가던 길이었어?"
"도서관"

눈앞에 보이는 도서관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도!"

목적지가 같은 것이 좋은지 싱글벙글 웃음을 뛰며 나와 현서 사이에 들어와 팔짱을 끼고 걸어간다.
도서관 안에 대충 보이는 자리에 앉아 책을 펼쳤다.
눈을 비비며 어제 보다만 부분을 찾아 이어서 보기 시작했다.

"야..야.."

뭔가 머리 위로 툭툭치는 느낌에 눈을 뜨니 한심하다는 듯이 현서가 바라보고 있었다.

"잘 거면 가라"
"어...얼마나 잤어?"
"뭐 한 2시간 정도"
"아?"

믿을 수 없어 책상 위를 더듬거리며 핸드폰을 찾아 전원을 켰다.
마직막으로 본 시간보다 2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에 벙해졌다.

"그럴거면 가서 자라"
"아..미쳤나봐..그냥 집 가야겠다."

도서관에 조금만 있다가 형네 집에 가려고 했지만 그러면 너무 늦을 것 같아 그냥 집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형에게는 집으로 바로 가겠다고 전화통화를 하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어찌어찌 시험을 끝냄과 동시에
짐을 챙겨 형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 앞에 서서 숨을 들이마셨다.

"뭐라고 긴장 되지..."

맨날 놀러오던 집이었는데, 이제 산다고 하니 새삼 느낌이 새롭다.
주먹을 쥐고 소심하게 파이팅을 하고는 집 비밀번호를 눌렀다.

"지금 집에 없겠지."

문을 열고 낑낑대며 캐리어를 집안으로 들여놓았다.
해가 짧아져 벌서 어둑해진 방에 불을 켰다.
형이 들어오기 전에 집 정리를 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옷 정리를 막 끝냈을 때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들어오는 형이 너무 반가워 재빠르게 일어나 형을 맞이했다.

"형형! 어서와!"
"벌써 왔어?"

놀란 듯 토끼눈이 된 형은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왔다.
밖이 쌀쌀한지 조금 차가운 형의 몸을 껴안았다.

"오늘도 수고 했어."
"응."

형도 팔 벌려 나의 허리를 꽉 안아 주었다.

"헤헤."
"왜? 왜 이리 기분이 좋아?"

실실 웃는 나를 보고는 형이 나의 코를 장난스럽게 꼬집으며 물었다.

"그냥 형 좋아서."
"아유 이거 귀여워서 어디 내놓고 다니겠나."

그렇게 둘이서 계속 껴안은 채 이야기 나누다 팔을 풀었다.

"아, 나, 아직 정리 다 못 했어."
"같이 빨리하고 밥 먹자."
"집에 또 뭐 없지."
"으..으응..."
"장 보러가자."

그렇게 집 정리 후 장까지 보고 와서 대충 만들어 먹고 소파에 나란히 앉아 tv를 켰다.

"좋다. 뭔가 부부 같아."

언제나 형 집에 놀러 와서 하는 것과 별 다른 건 없지만 잠옷으로 갈아입고 같이 나란히 앉아 있으니 느낌이 색다르다.

"부부? 부부끼리는 밤일도 하는데."
"아냐 오늘은 이사해서 힘드니까 다음."
"다음 언제, 맨날 다음이래."

뾰루퉁한 형의 표정이 귀여워서 살짝 입 맞추고는 일어나 윗 층에 있는 침대로 올라갔다.

'쪽'
"자자, 피곤하다."
"뭐야, 하자는 거야?"

형이 내 옆으로와 누워서는 막 간지럽혔다.

"아익...진짜...간지러워."

나는 간지러워 웃으며 형의 손을 잡아 멈춰 세웠다.
그러자 형이 나의 눈을 빤히 보더니 짧게 입맞춤 해주었다.

“진짜 사랑해.”
“나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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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1-07 21:45 | 조회 : 2,959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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