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냄새

"무슨 생각하는 거야. 시험공부 할거 거든."
"아니 뭐, 오늘 두 과목이나 공부했잖아. 내일도 하면 되지."

난 형의 엉덩이를 때리고는 품을 벗어났다.

"진짜 내일은 공부해야해. 그리고! 내일 출근하는 사람이 못하는 말이 없어."
"알았어, 알았어."

형과 짧게 입을 맞추고는 집을 나왔다.

"잘자."
"응, 찬이는 조심히 들어가고."
"응응."

아쉬워 떨어지지 않는 발을 천천히 밖을 향해 내딛었다.
곧 바로 온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했다.

"다녀왔습니다."
"응 왔어?"
"뭐야 너 그런 옷도 있었어?"

방에서 나온 누나가 나를 유심히 보며 물었다.

"아 밤 되니까 좀 쌀쌀해서 형한테 빌렸어."
"아~ 그래?"
"티..티셔츠가 생각보다 얇더라고..하..하하."

누나는 뭔가 알겠다는 듯이 게슴츠레 뜬 눈으로 바라봤다.

"흐음. 그래? 하긴 이제 밤 되니까 춥더라."
"나..난 들어갈게."

누나는 눈빛으로 난 다 안다 동생아.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방안으로 들어와 한 숨을 쉬었다.

"아무튼, 눈치 참 빨라."

확 몰려오는 피곤함에 침대에 누었다.
옷에서 나는 형의 냄새가 기분이 좋아 눈이 감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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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5-30 00:03 | 조회 : 2,975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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