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시간이 좀 애매한데. 배고파?"
"아 그닥."
"나도 밥 생각은 없는데. 카페라도 갈래?"
"아. 네."
바로 헤어지기가 아쉬워 바로 승낙했다.
영화관 건물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다.
주문하고 음료를 받아들고 2층으로 올라가 테이블에 앉았다.
평소 와 같이 영양가 없는 주제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야."
누군가 형의 옆자리, 즉 내 대각선 앞자리에 앉았다.
"누구..?"
형은 처음 보는 사람이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 당황스러운지 한참을 처다 보았고
나는 고개를 숙였다.
뭐....뭐야..저 녀석이 여기 왜 있어. 그보다 왜 아는 척 하는 거야.
"야, 주은찬."
"은찬아 아는 사람이야?"
천천히 고개를 들고 그 녀석을 마주했다.
나와 형을 번갈아보다가 코웃음을 친다.
"하, 취향 많이 바뀌었다."
"아....."
뭐라 대꾸 할 말도, 가라고 소리칠 용기도 안 나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야, 뭐라고 말 좀 하라고."
"......."
"답답한 새끼.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네."
"저기요. 좀 무례하시네요."
보다 못 한 형이 그 녀석에게 불쾌하단 어투로 말했다.
"그쪽이 상관 할 일 아닙니다."
"뭐라고요?"
"혀...형 괜찮아요."
그 녀석이 성질을 죽이지 못해 주먹이 올라오려는 것만 같아 막았다.
"형? 연상 이셨어요?"
"ㅇ...야....그...그만해..."
"나한테 이러는 거 보니. 예전일 다 잊었는가 보다?"
예전일....예전일....잊은 적은 한 번도 없다.
그 때 일이 다시 생각이 나면서 몸이 덜덜 떨려 왔다.
"이봐요, 그만해요. 누구신데 자꾸 이러시는 거 에요!"
"나 얘 전 남친 이요.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