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간접키스


일주일을 어느 세월에 기다리지 라고 생각한 것이 무색하게 금세 다가 왔다.

"아...뭐 입지."

옷을 여기저기 다 늘어놓은 채 한참을 고민하는데
누나가 들어 왔다.

"어디가?"
"응."
"데이트?"
"무..무..뭐..뭐라는거야."

하고 옷을 열심히 고르는 척을 했다.
말을 너무 더듬은 탓에 누나가 눈치 챘는지 입꼬리를 올렸다.

"데이트 가는구나."
"아니야."

몇 번을 아니라고 하지만 누나를 속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

"우리 은찬이 이거 입어."
"시..싫어."
"왜~ 귀여운데."
"이...이건?"
"음..별로. 그거 보단 이거."

하고 어느새 같이 옷을 골라주는 꼴이 되어 버렸다.
누나의 도움으로 옷을 골라 입고 집을 나섰다.

시간을 보니 약속 시간 보다 30분이나 빨리 도착했다.
학교 이외에서는 처음으로 만나는 거라 긴장해서 그런지 빨리 나와 버렸다.

"어?"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 앉아서 기다고 있으려고 했는데
내 눈에 들어온 건 형이었다.

"형?"
"어, 안녕 일찍 왔네."
"형이야 말로 왜 이리 일찍 오셨어요?"

형도 나와 같은 이유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아 어디 들렸다 왔는데 생각보다 볼일이 일찍 끝나서."
"아, 많이 기다리셨어요?"
"아냐, 얼마 안 기다렸어."

형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리 예매를 했다며 기계 앞으로 갔다.
빠르게 예매번호를 입력하고 출력했다.

"아 영화표 사주셨으니 팝콘은 제가 사드릴게요."
"아냐."
"아니에요. 사드릴게요."

영화관 매점 앞으로 갔다.

"콜라 드세요?"
"아, 그렇게 많이 먹고 싶진 않는데,"
"아, 저도. 작은거 하나로 나눠드실래요?"
"그래."

결재하며 콜라 하나로 함께 나눠 마시는 상상을 했다.

간접키스!

상상만으로 행복해 실실 웃고 있었더니
그런 내가 이상해 보였는지 형이 팔꿈치로 나를 툭툭 쳤다.

"왜 그래?"
"아, 아니요. 영화 볼 생각에. 기대를 많이 했거든요."
"아 나도."

하고 콜라에 빨대를 하나만 꽂아 형을 따라 들어갔다.

"어? 하나만 꽂았어?"
"아 맞네, 습관적으로. 같이 먹어요. 그냥."
"그..그래."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했다.
순간 형이 시선을 옆으로 피한 것 같아 보였지만 착각인 것 같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진짜 기대 이상이더라."
"그쵸. 진짜 기대 많이 했는데 엄청 재밌었어요."

사실 옆에 앉은 형 때문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영화가 어떻게 끝난 건지도 기억이 잘 안 난다.

"이거 시리즈라던데. 2편도 같이 보러오자."
"아, 좋아요."

시리즈로 제작된 영화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
.
.
같은 관에서 나온 사람들 왈

'너무 기대해서 그런가. 별로다.'
'재밌긴 한데, 기대치만큼은 아니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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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2-15 23:51 | 조회 : 3,016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은찬이생각=해준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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