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디?
-갈 곳 없는 어린양 좀 구해 줄래?
-어린양은 무슨 밥 먹었냐.
-아 먹었는데.
-혼밥 못 할 줄 알고 손 내밀어 줬더니.
-아냐아냐아냐. 같이 있어줘. 밥 먹는 거 구경 할게.
-일단 보자. 어디냐
-나 1번 건물 앞.
-아 난 2번 여기까지 와.
-니 애인한테 해주는 것처럼 상냥하게 해주면 안돼?
-말도 안되는 소릴.
하더니 먼저 끊어 버렸다.
매정한 놈. 지 애인한테 하는거 반만이라도 해봐라.
"아쉬운 놈이 간다."
하고 얼마 안 떨어진 2번 건물 앞까지 걸어가니 녀석들이 있었다.
"오랜만."
"은찬이 안녕!"
"이렇게 반겨주는 건 우리 시우뿐이야."
여전히 귀여움을 맘껏 뽐내고 있는 시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니
현서가 잔뜩 째려보며 나의 손을 꽉 쥐었다.
"은찬이~어디다가 손을 올리는 거야?"
"아아아 아파."
시우라면 끔찍이 여기는 녀석한텐 대들지도 못하고 꼬리를 내렸다.
"내 취향 아니라고 몇 번 을 말하냐."
투닥 거리는 우리 둘을 빤히 보던 시우가 싱글벙글 웃었다.
"오랜만에 봐도 역시 사이좋은 건 은찬이 뿐이야."
"우리 사이좋아 보여?"
"응."
"시우눈엔 뭔들 나빠 보이겠니."
"이번에 애들이랑 오랜만에 보니까 조금 서먹했었는데."
하고 살짝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이 모습을 또 빠르게 캐치한 듯 현서는 시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내가 영원히 같이 있잖아."
"응응. 맞아 현서만 있으면 돼!"
하고 금세 나의 존재를 없애 버린 듯 자기들만의 세상에 빠졌다.
오그라드는 손가락을 피고 화제를 전환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