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정적)

"저...무슨."
"아, 저기 혹시 저 기억 안 나세요?"
"네?"
"저 그 우산 드린 알바생...인데요..."
"아! 아아, 네. 안녕하세요."

나의 얼굴을 유심히 보다가 생각이 난 듯 알아보고는 인사했다.
더 이상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정적이 흐르다. 이대로 놓칠 수 없어.
아무 말이나 내 뱉었다.

"엄청난 인연이네요. 같은 학교에 같은 학과라니."
"그러게요."

(정적)

"어...3학년이면 나이가..."
"아 저 25입니다. 11학번이요."
"아! 전 13학번이요. 23살이에요."

(정적)

"형...이시네요. 말씀 놓으세요."
"아..아니에요."
"놓으세요. 그게 편해요."
"아..응. 그래 너도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
"아.네.형."

(정적)

"아 이 뒤에 또 뭐들으세요?"
"뒤에요? 아, 나 3학년 전공 들...어."
"아 저도 전공 있는데, 교수님 너무 일찍 마쳐 주셔가지고. 하하."
"아, 그래 나도 본의 아니게 공강 생겼는데."
"밥...먹었어요?"
"아...아니. 넌?"
"아, 저도. 밥 드시러 가실래요?"
"그래... 시간도 많으니까 밖에 나가서 먹자."

어찌어찌 같이 일어나긴 했는데 무슨 생각으로 같이 밥 먹자고 한 거지.
나 미쳤나. 아니 엄청난 기회이긴 한데, 더 어색해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 때문에 정신없는 채로 식당에 들어섰다.

걱정과 달리 같은 학과라 그런지 학교나 전공수업, 교수님들 등 과 같은 얘기를 하다 보니
처음보다는 가까워 진 것 같은 느낌에 전화번호도 주고받았다.

학교로 다시 돌아와 도서관에 가겠다는 형을 딱히 붙잡을 말이 없어서 헤어지고
남은 3시간을 어디서 보내나 하는 찰나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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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2-10 13:39 | 조회 : 3,425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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