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준."
"네."
교수님이 부른 이름을 듣고 옆자리의 남자가 대답한 순간.
이 남자가 우산남이라는 것을 기억해 냈다.
"박해준?"
"네?"
"너 이거 또 들어?"
"아, 학점포기하고 또 듣습니다."
"그래봤자 너 3학년이라서 A 못 받아."
"압니다."
교수님의 질문이 끝나고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 된 것이 뻘쭘했는지 얼굴을 긁적였다.
"너희 잘해. 안 그럼 저 선배처럼 또 듣는다. 아, 어차피 이제 너네 학번은 학포 안되지?"
"교수님이 학점 잘 주시면 되잖아요."
"야, 너희가 잘 해야 내가 잘 주지."
교수님과 친해 보이는 애들이 야유를 퍼부었고, 교수님은 꿋꿋이 출석을 불렀다.
"....주은찬.주은찬?"
"아, 네."
우산남 때문에 정신이 반쯤 나가있다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다시 돌아 왔다.
나머지 학생들을 다 부르고 잠깐 수업내용을 설명하신 뒤 3시간짜리인 전공수업을 30분 만에 끝내셨다.
4시간의 공백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 하는 생각에 잠겨 있다가
우산남이 일어나려하기에 무작정 팔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