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사, 첫 등교?

시간은 빠르게 흘러 드디어 셋의 첫 등교 날이 다가오고 말았다. 아침 일찍 눈을 뜬 시엘은 아직도 옆에서 아기처럼 잠든 세시아를 확인하고 나서야 욕실로 발을 옮겼다. 소마와 세시아가 한 판 했던 날 이후로 세시아는 줄곧 시엘과 함께 침실을 써왔다. 잠도 자지 않고 공부만 하는 세시아를 위해서라는 면목의 핑계였다. 시엘은 세바스찬을 동반해서 욕실에 들어섰다.



"세시아는 조금 더 자게 둬."

"예."



욕조의 몸을 담구며 시엘은 세바스찬에게 그렇게 명했다. 하지만, 시엘의 명령이 무색하게도 목욕을 마치고 나온 시엘을 반긴건 방금 일어난 듯 비몽사몽한 세시아였다. 시엘은 세바스찬이 입혀주는 옷으로 갈아입으며 입을 열었다.



"조금 더 자두지 왜 벌써 일어났어."

"으응...? 몰라, 눈이 절로 떠졌어.."



한껏 잠신 목소리로 느릿느릿 그렇게 말한 세시아는 눈을 비비며 침대를 벗어나 욕실로 향했다. 그런 세시아의 뒷모습을 불안하게 바라보던 시엘이 말했다.



"세시아 목욕 좀 도와줘."

"Yes, My Lord."



***



교복으로 옷을 갈아입은 시엘과 세시아는 별장 앞에 대기하고 있던 마차의 몸을 실었다. 그리고 곧 별장의 문이 열리고 허둥지둥 거리며 나오는 소마를 한심스럽다는 듯이 바라본 시엘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싸우고 난 후, 제대로 말도 섞지 못한 세시아와 소마는 가시방석의 앉은 마냥 서로가 서로에게 어색했다.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시엘이 입을 열었다.



"아마 세시아는 실력이 우수하니까, 높은 학년에 배급 받을거야."

"그럼 형아는?"

"글쎼, 나는 어떨까."



알 수 없는 시엘의 말에 세시아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러다 이내 가보면 알겠지 뭐, 라고 중얼거린 세시아는 시선을 창 밖으로 두었다. 그런 세시아를 바라보던 시엘이 이제는 소마를 바라보았다. 그 말 많은 소마가 세시아의 눈치를 보느라 입도 열지 못하는 꼴이 제법 볼 만 했다.



"도착했습니다."



마차는 어느새 웨스턴교 정문 앞에 정차했고, 차례대로 마차에서 내린 셋을 등교하던 학생들이 힐끔 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엘은 맘에 안든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렸고, 세시아는 신난다는 듯이 방방 뛰었다. 그리고, 소마는 등교하는 여학생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일단, 이사장을 봬러 가자."



시엘의 말에 세시아와 소마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렇게 정문 안으로 발을 들인 셋은 모든 학생들의 시선을 한 몸의 받으며 이사장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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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7-20 20:15 | 조회 : 2,363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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