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사, 산책

웨스턴 학교는 전국에서 제일 비싼 학교로. 주로 귀족층의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다. 웨스턴 학교는 기숙사제도를 운영하는데, 각각 대표하는 기숙사장이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각 기숙사를 대표하던 기숙사장은 퇴학 되었고, 기숙사도 폐교해버렸다. 시엘은 짐을 싸다가 말고 느껴지는 오한의 작게 몸을 떨었다.




“하, 두 번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는데.”




지난날을 생각하면 정말 짜증이 솟구치는 기분이다. 시엘은 마저 짐을 싸서 방 한 쪽의 둔 뒤, 창가로 다가섰다. 창밖으로 보이는 저택 앞마당에는 세이아와 세바스찬이 나란히 고양이들과 뒹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눈으로 담던 시엘이 잔잔하게 웃어보였다. 물론, 세시아가 방긋방긋 웃는 모습에 말이다. 그러다 급한 일이 생각났다는 듯이 어디론가 달려간 시엘은 커다란 카메라를 꺼내 앞마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둘을 카메라의 담아냈다.




“어, 형아!”




찰칵, 하는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세시아가 시엘을 돌아보았다. 시엘은 그런 세시아를 보며 질색이라는 듯이 뒷걸음질을 쳤다.




“형아?”




그런 시엘의 행동에 발걸음을 멈춘 세시아가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세시아를 향해 세바스찬이 비웃듯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도련님은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으십니다.”

“정말? 음, 그럼 옷 갈아입고 와야겠다!”




세바스찬을 죽일 듯이 노려보던 시엘이 저택으로 뛰어 들어가는 세시아로 시선을 옮겼다. 아, 어쩜 저렇게 사랑스러운 존재란 말인가. 자신을 위해 서슴없이 옷을 갈아입으러 가는 세시아를 보던 시엘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한숨을 내뱉었다. 세바스찬은 그런 시엘을 보며 못 말린다는 표정을 지어보인 뒤, 고양이들을 모두 돌려보냈다. 그리고선 카메라를 들고 조용히 저택으로 사라졌다.




“형아!”




앞마당의 있는 나무 그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시엘이 세시아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시엘의 앞에는 어느새 옷을 갈아입고 온 세시아가 방긋, 웃으며 서있었다. 시엘은 그런 세시아의 미소에 짧게 웃어보이고는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세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산책이라도 갈까?”

“좋아!”




세시아의 머리를 쓰다듬는 시엘의 손가락 사이로 세시아의 남색빛 머리카락이 흩어졌다. 그 느낌이 딱히 나쁘지 않아 시엘은 조금 더 쓰다듬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세시아가 이상하게 볼 것이 뻔했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손을 거뒀다. 그렇게 세시아와 나란히 숲으로 난 길을 따라 산책을 했다. 얼마 후면 이런 생활도 끝일 것이다. 학교의 입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학교가 멀다보니 본가보다는 학교 근처에 있는 별장에서 지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형아는 웨스턴 학교 가본 적 있지?”

“어?”




순간 당황했다.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보는 것 같은 질문에 시엘이 놀란 듯 되물으며 세시아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질문과 같이 자신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은 눈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세시아와 허공에서 시선이 맞닿았다. 시엘은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 시엘을 보던 세시아가 대답을 들으려고 한 질문은 아니라는 듯이 시엘을 지나쳐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세시아?”




뒤늦게 정신을 차린 시엘이 앞서 걸어가는 세시아를 불러 세웠다. 시엘의 부름에 세시아가 왜, 형아? 라며 이번에는 세시아가 시엘을 돌아보며 대답했다. 다시 바라본 세시아의 눈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예쁘게 빛나는 오드아이였다. 시엘은 잘못 봤나, 라고 중얼거린 뒤, 세시아를 향해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답했다. 그러고는 세시아를 따라 다시 산책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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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6-19 00:56 | 조회 : 2,266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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