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사, 고백

산책로를 따라 걷고, 또 걸으니 어느새 꽃이 한가득 피어난 초원에 도착했다. 세시아는 그 풍경이 마음에 드는지 아무 말도 못한 채 그저 눈을 빛내며 꽃밭을 눈에 담았다. 그 모습을 뒤에서 가만히 바라보던 시엘도 천천히 세시아 곁에 다가가, 같이 그 아름다운 꽃밭을 눈에 담았다. 항상 잡생각이 많아지면 찾아오는 장소. 그때와 다를 바 없는 똑같은 풍경이것만.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만으로도 풍경은 그 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다. 시엘은 조심스럽게 세시아의 손을 잡았다. 그 느낌의 세시아가 자신의 손을 잡은 채 부끄러워 하는 시엘과 서로 맞잡은 손을 번갈아 보았다.



“아름답다, 형아. 그치?”
“그러네.”



그러다 이내 방긋 웃으며 말을 거는 세시아의 시엘은 왠지 모를 긴장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러다 이내 세시아는 시엘의 손을 놓고는 꽃밭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러다 이내 꽃밭의 드러누운 채 목소리만 내어 시엘을 불렀다.



“형아! 일로와!”



세시아의 부름의 시엘이 낮게 웃어보이고는 세시아의 곁에 다가가 이내 누웠다. 그러자 이번에는 눈 앞 가득 보이는 푸르른 듯 붉은 빛을 띄는 하늘에 시엘은 또 다시 눈을 빛냈다. 항상 보았던 것들, 항상 해왔던 것들인데. 한 사람이 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모든 것들이 색다르게 보였다. 고개를 살짝 돌려 옆에 누워있는 세시아를 바라본 시엘은 어느새 두 눈을 감은 채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는 세시아를 보자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의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감은 두 눈 위로 보이는 긴 속눈썹이 세시아에게 너무 잘 어울렸다. 그렇게 가만히 있던 세시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엘은 그런 세시아를 따라 가려다 절대 오지 말라는 세시아의 말에 그저 그 자리의 누워 흘러가는 구름만 바라보았다.



“?”
“히히, 선물!”



구름만 하염없이 담는 시엘의 두 눈 앞으로 화관과 함께 세시아의 얼굴이 비춰졌다. 시엘은 이게 뭐냐는 듯이 세시아를 바라보다 이내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그러자 그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세시아가 들고 있던 화관을 시엘의 머리위로 씌어주었다. 그리고서 조금 뒤로 걸어간 세시아가 시엘을 보며 말했다.



“응! 내 예상대로 잘 어울려!”
“...고마워.”


세시아의 말에 시엘이 자신의 머리 위에 얹어져 있는 화관을 만지작거리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그런 시엘을 말없이 웃으며 바라보던 세시아가 등을 돌려 아까보다 더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느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 모습을 보던 시엘은 자신도 세시아에게 작지만 선물을 하고 싶어, 근처에 자란 꽃을 꺽어 꽃반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세시아의 옆에 선 시엘이 한 쪽 무릎을 꿇은 채 세시아의 왼손에 아까 전 만든 꽃반지를 끼워주었다. 그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는 세시아에게로 시선을 돌린 시엘이 웃으며 말했다.



“아름답네, 누구 동생인지는 몰라도.”
“...”



시엘의 말에 세시아가 놀란 토끼눈을 하자 시엘이 일어나 그런 세시아의 입에 입을 맞췄다 떼며 말했다.



“아니, 이제는 내 애인이지.”
“푸흡, 로맨틱하네.”



그렇게 말한 세시아는 아까보다 더 깊이 입을 맞춰왔다. 그런 세시아의 행동이 생각지 못했던 시엘이 아까의 세시아와 같이 놀란 토끼눈을 하다 이내 세시아의 허리를 손으로 받쳐주며 세시아에게 맞춰주었다. 그런 둘의 위로 붉은 빛을 띈 구름이 유유히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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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6-21 19:37 | 조회 : 2,369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너희 그러면 철컹철컹이야. 은팔찌 차는게 취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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