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사, 시험

아침식사를 해결한 우리는 외출 준비를 한 후, 마차에 올랐다. 마차에 올라 형이 말한 장소로 가는 동안, 그 누구도 입을 열 생각을 안했다.



"도착했다."

"여기야?"



마차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멈추자, 시엘이 넌지시 말했다. 마차 창 밖으로 보이는 장소는 내가 너무나도 잘 아는 장소였다. 그래, 내가 나서 자랐던 마을이였다. 세바스찬이 먼저 내리고, 그 뒤로 형과 내가 내렸다. 마을은 이미 잿더미가 되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시체는 이미 구더기가 몰리기 시작해서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그럼에도 형은 아무렇지 않은 듯 걸어갔다. 옛날 우리집이 있던 그 곳으로.



"세시아, 목걸이를 꺼내."

"..."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그렇게 말한 형을 뒤에서 바라보았다. 내 목걸이에 대해 조사할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조사했을 줄은 몰랐다. 나는 아무말 없이 옷 안에 숨겨두었던 목걸이를 꺼내보였다. 그러자 아까까지만 해도 빛나지 않던 목걸이가 빛나고 있었다. 세바스찬이 나를 곁눈질로 바라본다. 너였구나.



"그 목걸이, 누구한테 받았지?"

"그건 비밀인데ㅡ."

"세시아, 진지하게 대답해."



형마저 나를 돌아보며 묻자, 나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나를 꾸짖으며 말한 형이 걸치고 있던 망토를 벗어던지더니 이내 내게 걸어왔다. 그리고 내게 다가온 형은 다짜고짜 내 멱살을 잡아 올렸다. 발이 땅에 닿지 않아, 발버둥 치는 내게 형이 차갑게 말했다.



"그 목걸이, 누구한테 받았지?"

"..."



멱살을 잡고있으면 대답을 못하잖아. 그럼에도 시엘은 나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 계속해서 내 멱살을 잡고 있을 뿐이다. 이거, 말 안하면 진짜 죽일 기세내. 나는 입으로 헛숨을 들이키며 힘들게 답했다.



"어떤 고양이한테 받았어..."

"고양이?"



내 대답을 들은 시엘이 거칠게 멱살을 놓으며 되물었다. 덕분에 나는 바닥에 보기좋게 넘어져버렸다. 오랜시간 잡혀있던 목을 손으로 감싸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엘은 세바스찬이 가져다준 망토를 다시 둘르며 말했다.



"따라와."



정말, 양동생이라고 하지만 엄연한 동생인데 그렇게 명령조로 말해야 돼? 몸을 일으킨 내가 천천히 형의 뒤를 따랐다. 형은 루비르家의 저택을 지나 숲 속으로 들어갔다.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이라 그런지, 어렸을때 봤던 숲보다 대조되어 보였다. 시엘은 숲 속으로 들어가더니 이내 걸음을 멈췄다.



"그 목걸이가 무엇인지 알고있어?"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모르면서 받은건가."



턱을 괴며 말한 시엘이 어제 있었던 일을 물어왔다. 말해도 상관없을거 같아서, 나는 어제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하나도 빠짐없이. 내 이야기를 들은 시엘은 세바스찬을 노려보더니 이내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 고양이 때문이겠지?



"여기 온 이유는 잘 알겠지, 세시아."

"당연하지."

"그럼, 그 목걸이의 봉인을 풀어봐."



내가 방금 잘못 들었나? 이 목걸이 봉인을 풀라고? 고양이는 내 몫이라 했지만, 어떡해 끌어내는지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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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0-03 11:55 | 조회 : 4,131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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