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사, 각성

목걸이를 목에서 풀어 손에 쥐었다. 고양이는 이 목걸이의 힘을 끌어내는 데에는 내 몫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방법을 모른다. 근데, 왜 알고있는 것 같지? 목걸이를 두 손으로 잡고 가슴에 가져갔다. 그리고, 눈을 감고, 중얼거리듯, 머리가 하라는 대로 행동한다.



[땅과 하늘이 당신을 섬길지어니, 자연과 바다가 당신을 품을지니, 어둠과 빛이 당신을 따를지니, 해와 달이 당신을 비출지니, 모든 인간이 당신을 숭배할지니, 오만을 버려라, 욕심을 가져라, 미움을 버려라, 사랑을 가져라, 그리하면 진정한 힘이 따를지니.]



무언가에 홀린 듯, 프랑스어로 중얼거린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자 보이는 건,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나는 목걸이와 시엘이였다. 목걸이는 천천히 내 손을 떠나 허공에 뜨더니, 빛을 더 뿜으며 흔들렸다. 설마, 이게 맞는거야?



"우왓ㅡ!"



목걸이는 터질듯 빛을 뿜어내더니 이내 힘 없이 떨어졌다. 간신히 목걸이를 캐치한 내가 손에 잡힌 목걸이를 보니 모양이 변해 있었다. 내가 처음에 받을 때만 해도 다이아몬드 모양이였는데, 지금은 작은 별모양이다. 목걸이를 신기하게 바라보던 나는 목걸이를 다시 목에 걸며 시엘을 바라보았다. 시엘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세, 세시아...?"

"응, 형아."



놀란 듯 나를 보는 시엘을 향해 웃어보이니 시엘이 비틀거리며 세바스찬에게 기댄다. 세바스찬은 그런 시엘을 부축하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붉은 두 눈이 나를 응시한다.



"왜 놀라는지 이해가 안 돼, 형아가 각성 풀어보라고 했잖아."

"..."

"그렇게 놀라면 나도 상처 받는데, 형."

"그렇군, 미안해.."



그렇게 말한 시엘이 머리가 아픈지 머리를 짚으며 천천히 숲을 빠져나간다. 혼자 남은 숲에 나는 주문을 걸듯 중얼거린다.



[자연과 바다가 당신을 품을지어니ㅡ.]





* * *





그 날 이후로, 시엘과 나 사이에는 어색함이 흘렀다. 자주 가던 시엘의 서재도 안 가고, 홀로 방에 쳐박혀 목걸이만 바라보았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의 반사된 목걸이를 눈에 담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조만간 노크소리가 들린다.



"들어와."



내 말의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시엘의 집사인 세바스찬이였다. 세바스찬은 내 앞으로 오더니 입을 열었다.



"도련님께서 부르십니다."

"형이? 왜?"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고개를 숙이며 그렇게 말한 세바스찬은 따라오라는 듯이 먼저 앞장 서서 방을 나갔다. 그 뒤를 나는 조용히 따랐다.



"도련님, 작은 도련님 오셨습니다."

"들어와."



언제나 처럼 서재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시엘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런 그의 목소리는 어딘가 모르게 지쳐보였다. 서재로 들어선 나는 시엘이 앉아있는 책상 앞에 섰다. 그러자, 들고있던 펜을 내려놓은 시엘이 턱을 받치며 나를 바라본다.



"세시아."

"응."

"그 힘을 정식으로 배워보겠어?"

"진짜?"



와, 이대로 우리 생까는건가 했는데. 형의 제안에 내가 반색을 하자 시엘이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래, 내 동생이니까."

"고마워, 형아!"



그렇게 말한 나는 시엘에게 안겼다. 모든게 엉망이지만, 그래도 내게는 시엘이 있으니까. 나, 이 힘 제대로 받을거야. 그래서, 형을 도우곘어. 두고보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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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0-03 13:37 | 조회 : 4,171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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