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사, 여왕을 봬다.

오늘 아침은 너무 바쁘다. 어제 시엘이 말했듯이 오늘은 여왕폐하를 보러가기 때문이다. 피니와 메이린의 도움으로 나도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세바스찬과 시엘과 함꼐 마차에 올랐다. 이 저택에 오고 나서 오랜만에 타는 마차인데, 언제 준비 한건지, 마차에는 내 전용 의자가 있었다. 오오, 센스 굳!



"가서 울지나 마라, 세시아."

"응!"



그래, 나는 말은 못해도 알아는 듣는다고! 시엘의 말에 내가 힘차게 대답하니, 특유의 비웃는 듯한 웃음을 짓고는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려 버렸다. 그런 시엘을 가만히 보다가 이내 세바스찬이 준 공을 갖고 놀기 시작했다. 아, 떨리지만. 시엘이 더 떨릴거니까!




* * *



"시엘 팬텀 하이브가 빅토리아 여왕님을 봽니다."

"어서오렴, 아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 시간은 빨리온다고 하던가. 어느새 도착한 왕국에 나는 지레 겁을 먹고는 세바스찬의 옷자락을 잡았다. 이런 나와 다르게 시엘은 능숙하게 인사를 하고는, 여왕 앞에 섰다.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니, 아가."

"제 밑으로 양 동생을 삼기 위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호오ㅡ, 얼마전 몰살 당한 루비르의 자식이구나."

"예, 저 아이에게 저와 같은 직위를 내려주세요."



시엘은 어느때보다 진지하게 말했다. 나까짓게 뭐라고 그렇게 고개를 숙이는 걸까. 시엘의 간곡한 부탁에 빅토리아 여왕은 호탕하게, 그러나 우아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가의 부탁이라면 얼마든지, 그래. 이름이 뭐니?"

"세시아라고 합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세시아 팬텀 하이브겠구나."



여왕의 말에 시엘이 화색이 되어 고개를 든다. 여왕은 그런 시엘을 보며 웃어 보이고는 옆에 있는 그레이에게 명했다.



"세시아는 이제부터 팬텀 하이브가의 자손으로 명한다."

"감사합니다, 여왕 폐하."



그렇게 간단하지만, 숨 막히는 시간이 지냈다. 성을 나온 시엘은 피곤하다는 얼굴로 마차에 올랐다. 시엘은 여왕님을 섬기면서도 어려워하는 구나.



"세바스찬."

"예, 도련님."

"세시아가 크는 방법은 없나?"

"있습니다."



에? 있어? 정말? 실은 이렇게 편한 삶도 좋지만, 조금 빨리 크고 싶었는데. 세바스판은 그렇게 말하고는 시엘을 바라보았다. 그런 세바스찬을 보며 시엘이 명했다.



"명령이다, 세바스찬. 그 약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해."

"Yes, my lord."



시엘의 명을 받은 세바스찬은 달리는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오메, 그러다 죽어. 아니지, 쟤는 악마니까 상관없나. 세바스찬이 없는 마차는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간간히 나를 돌아보는 시엘의 덕에 심심하지는 않았지만, 지루하기는 했다.




* * *




와우, 정말 우리 집사는 못하는게 없네.



"이게 그 약인가."

"네."



왠지 매우 써보여. 저걸 먹으면 혀가 마비될거야! 시엘은 세바스찬에게 받은 물약을 바라보다 이내 내게 다가왔다. 엄마, 나 이제 죽어요!



"으윽..."



응..? 요람이 작은 느낌이야. 설마, 진짜 나 커진거야?!



"걸을 수 있겠습니까, 작은 도련님?"

"아, 응..."



우와, 그렇게 커보이던 시엘이 조금은 보기 편해졌다. 요람에서 나온 나는 시엘을 올려다보았다. 정말 약효과가 있을 줄은 몰랐다는 듯이 쳐다보는 시엘을 향해 웃어보였다.



"안녕, 형아!"

3
이번 화 신고 2016-10-01 23:04 | 조회 : 5,512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