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사, 팬텀 하이브家

마차를 타고, 이미 잿더미가 되어버린 마을을 떠나, 깊은 산 속에 있는 팬텀 하이브가에 도착했다. 여기에 오기까지 세바스찬은 내게 엄청나게 잘해 주었다. 조금이라도 불편하다하면 바로 알고 대처해주었다. 그에 반면에 시엘은 나를 데려간다는 말 외에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물론, 내게 시선도 주지 않았다. 마차에서 먼저 내린 세바스찬이 한 손으로 나를 안고, 다른 한손을 내밀어 마차에서 내리는 시엘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런 시엘을, 타나카와, 피니, 메이린, 바르드가 맞이했다.



"세바스찬씨, 그 아기는 뭐에요?"



시엘의 짐을 넘겨받은 피니가 물었다. 피니의 말에 메이린과 바르드까지 세바스찬에게 다가와 나를 관찰했다. 윽, 난 사람이지 동물원의 원숭이 따위가 아니라고! 그런 사용인들을 지나치며 세바스찬이 입을 열었다.



"루비르家의 마지막 남은 후손입니다."

"루, 루비르!?"

"그, 아름답고 상냥하다고 소문난 집안아냐?"



바르드가 담배의 불을 붙이며 말했다. 그러자 시엘이 들어갈 수 있게끔 문을 열어주던 세바스찬이 그런 바르드를 노려봤다. 그런 시선의 바르드가 애써 시선을 회피했지만, 이미 시엘과 내가 다 들어버렸다. 시엘은 집안으로 발을 들이다 말고 입을 열었다.



"그런 집안이라도 뒷 세계의 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지."



야, 잠만. 그거 조금 거슬린다? 아무리 여왕의 번견이라지만, 막 그렇게 말해도 되는거야? 그래도 내 집이고, 내 엄마고, 내 가문인데? 뭔가 맞는 말인데 서러워 시엘을 노려보았다. 내 시선을 느낀건지 시엘이 나를 바라본다. 허공에서 우리 둘의 시선이 마주친다. 내 눈빛을 읽은 시엘이 작게 중얼거리며 집안으로 사라진다.



"이 세계는 원래 그런거야."



* * *



"도련님, 이 아이는 어떡해 할까요."

"그 아이 이름이 뭐지?"

"세시아 군이라고 하더군요."

"흠, 세시아라. 큰 버금의 때가 온다..."



응? 그게 내 이름 뜻이였어? 뭔가 그럴싸 한데? 그렇게 중얼거리던 시엘이 책상에서 나와 세바스판에게 다가오더니 나를 이내 뺏어가듯 안아들며 말했다.



"이 아이를 내 양동생으로 삼지."

"도련님?"

"어서와, 더럽고 추악한 팬텀 하이브家에."



그렇게 말한 시엘은 나를 비행기 태우듯 높이 들어 올리더니 이내 서재가 떠나가라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 웃음의 나는 한 가지만은 확신했다. 내 앞날이 그렇게 순탁치만은 않을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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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0-01 19:26 | 조회 : 6,239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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