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6)

-다음날

"아 참 현서야 나 오늘 늦게 들어와."
"응?"
"오늘 조별 과제했던 거 발표 날이라서 그거 끝나고 저녁에 밥먹기로 했어."
"술?"
"아...아마도..."
"그래그래, 연락하는 거 잊지 말고!"
"응!"

혹시 안 된다고 하면 어쩌나하고 조심스레 물었더니 바로 허락해 주었다.

"아 헤롱헤롱은 안 되는 거 알지."
"응응."
"그럼 발표 잘 하고. 나중에 집에서 보자."
"응."

주변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는 손깍지 한 번 꽉 쥐고는 헤어졌다.

.

.

.

"자 다들 수고했어."
"그래도 우리 교수님 평 괜찮지 않았어?"
"그렇지? 아무래도 우리 앞에 했던 애들이 별로여서 더 그래보였나 봐."
"크으. 조별과제 뭐 별거 아니구만."
"짠-짠-"

교수님의 평이 나쁘지 않아서 그런지 더 기분이 좋아져 부어라 마셔라하는 중이었다.

"여기요."
"네-"
"저희 소주2병이랑 맥주 하나 더 주세요."
"야 너네 내일아침 수업 아니야?"
"헤헤 괜찮아 내일 아침 휴강 났어."

시우는 기분이 좋아 졌는지 헤실헤실 웃으며 안주를 집어 먹었다.

"여기 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어!"
"응?"

주문한 술을 테이블에 놓고는 시우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기훈이네 옆집 애네."
"아, 기훈이형 파트너!"
"응? 파트너?"
"뭐야 아는 사람이야?"
"아 우리 옆집 형이랑 아는 사람인가 바."

술기운에 혀가 조금씩 풀려가는 시우를 보고는 씨익 웃어 보인다.

"서비스 하나 줄게 뭐 안주 먹고 싶은거 있어들?"
"아 우와 진짜요?"
"그럼 저희 오뎅탕 하나 주세요!"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뒤로도 계속 시간을 보내다가 술을 깨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현서에게 전화한 통 넣어 놓고는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아 계속 쪼그려 앉아 있었다.

"으아-취한다-"
"자."

시우의 눈앞에 물병이 나타났다.
물병을 건네는 손을 따라 시선을 올려다보니 그 이상한 남자였다.

"아 감사합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차가운 물병을 받아 들고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차가운 게 좋아, 술 때문에 발그레해진 볼에 가져가 댔다.
물을 건넨 남자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가만히 시우를 바라 볼 뿐이었다.

"아..왜 이러지..."

시우는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눈이 감겼다.
감기는 순간 보인 것은 자신의 앞에서 입꼬리를 올려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현서는 1시간 전에 온 전화가 끝으로 아무 연락이 없는 시우가 걱정 되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 순간 전화가 울렸다.

-시우야?

-아 미안 나라서. 실망했냐?

-아. 형 무슨 일로.

-왜 있잖아 시우 취향저격인 새끼.

-아, 네

-어디서 일하는지 생각났어. 그 왜 학교 근처에 술집이라는 술집 있잖아.

그 순간 뇌리에 스치는 시우의 말이 떠올랐다.

'어디야?'
'나 여기 술집!'
'아직도 거기야?'
'응, 우리 안주 서비스 받아서 계속 여깄어.'

-형. 큰일났어.

현서는 전화를 바로 끊고는 술집을 향해 뛰었다.
안으로 들어가 익숙한 얼굴들을 찾아 다가갔다.
다들 술에 취해서 난장판이었다.

"어? 현서? 맞지."
"아. 안녕."
"시우 찾아?"
"시우 여기. 얼레?"
"애가 어디 갔지?"
"가방이랑 다 놔두고."
"아 내가 찾을게. 너넨 계속 놀아."

시우의 가방을 챙겨 들고는 급히 빠져나왔다.
막상 나왔지만 어디로 가야 찾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어 무작정 전화를 걸며 거리를 돌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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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0-03 20:32 | 조회 : 3,552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조별과제가 저렇게 해피엔딩일 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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