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5)


"아- 졸려"

아직 잠이 덜 깬지 눈을 부비적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계단에 발을 들이는 순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또 다시 났다.
기훈이형인가 싶어 인사하기 위해 뒤돌았더니 처음 보는 사람이 서있었다.

"기훈이형 왠이ㄹ...아...안녕하세요."
"아 옆집?"
"아...네..."

기훈의 집에서 나온 남자는 시우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씨익 웃는다.

"고 놈 참 맛있게 생겼네."
"....에..네?"
"어제 신음 대결 하는 줄 알았어."
"아..아..저기."

어제 기훈의 파트너였던 그 남자는 다시 한 번 더 지긋이 바라보다가 시우를 지나쳐 먼저 건물 밖을 나갔다.
뭔가 엄청나게 희롱당한 느낌에 얼굴이 타올랐다.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려는 찰나 벨소리가 시끄럽게 울렸다.
그 순간 정신이 든 시우는 전화를 받으며 재 빨리 학교로 향했다.

"아, 미안미안."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조별과제 모임 때문에 학교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얼른 약속장소로 향했다.

"집도 제일 가까운 게 왜 이렇게 늦었어."
"아 이상한 사람 만나서 늦었어."
"왜?"
"나보고 맛있게 생겼다고? 그랬는데."
"므..뭐무머뭐?"

모두 친구인 팀원들이 당황스럽다는 듯이 쳐다봤다.

"어...왜?"
"아..아니..그..아니야 잘 못 들었겠지."
"아닌데 분명 그랬는데."
"누...누가?"
"아...옆집 형. 지인?"
"지인?"
"처음 본 사람이라서 잘 몰라."

다들 상상이상으로 새하얀 시우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
그 말의 의미를 사실대로 말해주면 자신이 검게 물들이는 것 같아서 다들 묵인 했다.

"우리 이럴 시간 없어. 얼른 끝내자."
"아 맞아맞아."

.

.

.

"형."
"오냐."

시우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아침에 있었던 얘기를 하는 중에
쓰레기를 버리려다가 만난 기훈에게 얼굴을 구기고는 물었다.

"시우한테 맛있겠다고 했어요?"
"엉? 뭔 소리야."
"시우가 아침에 들었다던데요. 맛있게 생겼다고."
"아 설마 그녀석인가?"
"형이 아니라?"
"애초에 난 대주는 쪽이야 임마."
"헐, 왠지 듣지 말아야 할 걸 들은 기분이야."
"뭐? 아무튼 어젯밤에 우리 집에 있던 녀석인 거 같은데. 좀 위험한데."
"왜...왜요?"
"아니, 나랑은 속궁합이 잘 맞아서 가끔 만나긴 한데, 그 녀석 취향이 딱 시우라서."
"엑."
"응, 확실히 시우가 그 녀석이 좋아하는 것들의 집합체 같은 느낌이야."
"위험한건가요."
"응, 좀."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은 기분에 당분간 시우 곁에서 딱 붙어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사람..어디 살아요?"
"어...이 근방에서 일하는 거 같던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아, 시우 데리러 가야겠다."

이미 머릿속엔 시우 걱정으로 가득 차 끝나고 바로 전화하라고 말하고는 집에서 안절부절 기다리다가 결국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거의 도착하니 끝났다는 전화에 얼른 시우에게 갔다.

"어, 방금 전화했는데."
"아 나 사물함에 들고 올게 있어서 왔는데 마침 전화 와서 왔지."
"아...그래?"

시우의 친구들에게는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는 시우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그..그 아침에 남자가 또 다른 말은 안했어?"
"응? 아..."

아침에 들은 말을 떠올리다 얼굴이 붉어졌다.
그 모습에 뭔가 있다는 걸 눈치 챈 현서는 계속해서 물었다.

"뭐야, 뭐 있지."
"아..아니야 그러고는 다른 말 없었어."
"거짓말도 못 하면서 얼른 말하시지."

시우의 양 볼을 잡아 당겼다.

"아..아..그게..."
"응."
"지..집에 가서 말해줄게."

현서는 꾹 참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다시 되물었다.

"아니...그게..."
"왜 뭐 나쁜 말 했어?"
"그..그사람이 나보고 시..신음.."
"신음?"
"시...신음 대결하는 줄 알았다고....."

말하기 부끄러웠는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입 밖으로 내뱉었다.

"뭐?"
"그...그거 듣는데, 진짜...창피했어..."
"아유, 그랬어?"

시우를 자신의 품에 안으며 다독여주었다.
더 심각한 사태까지 생각한 현서에게는 다행이었는지 한 숨 크게 들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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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0-03 20:29 | 조회 : 3,503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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