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도베르만의 충성심




“내가 뭘 할 줄 알고 여기까지 온 거야?”
“뭐가 됐든, 더 추락할 바닥이 있을까 싶어서”
“그럼 내가 너랑 자려고해도 별로 큰 감흥이 없겠네?”
“…미친놈”


벽에 기대어 날 바라보는 그 녀석의 눈빛이 너무나 뜨거웠다.
정말로 나에게 감정이 있는 건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그의 모습을 빼다 박은 것 같은 외모에 같은 향이 풍기며
날 바라보는 그 눈빛이 마치 이사님이 날 바라봐주는 듯 했다.


“기분 진짜 더럽네. 날 보면서 내 아빠 생각 하는 거냐?”
“…부정은 안…!”


입을 열자마자 내 입을 뜨겁게 휘젓고 들어오는 이 녀석의 혀,
그 녀석의 혀를 피하려 애를 썼고 밀치려 애썼지만 그런 내 팔을 더 쎄게 잡고
더욱더 파고드는 뜨거운 혀가 날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하…하아…뭐…하…!!”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고, 오랜만의 격정적인 키스였던 탓 인지 숨을 쉬는 법을
까먹어 버렸다. 바보 같게도 말이다. 어른인척 어른스러운 척은 혼자 다하다
결국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고, 잠깐 입술을 떼고선 날 뜨겁게 바라보며
내게 숨을 쉴 시간을 주는 그녀석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아 떨려오는 입술을
겨우 떼며 뭐하는 것이냐고 물으려 했지만 금방 다시 삼켜져 버린 내 입술.


“어른인척 무게는 다 잡더니, 엉망인데 초등학생보다 별로야.”
“미친…놈”


있는 힘껏 팔을 들어 그녀석의 따귀를 내려쳤다.
크게 울리는 짝- 소리에 놀란 표정으로 내 손이 지나가서 빨갛게 부어오른
뺨을 쥐며, 날 내려다보는 그 녀석의 얼굴이 머릿속에 새겨졌다.

그렇게 호텔룸을 나섰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
지금 이 호텔에 누가 있는지 새카맣게 까먹은 체 말이다.
절 때 마주쳐선 안 될 그들이 있다는 것을 까먹고선…


“1층입니다. 문이 열립니다.”


내 목을 조여 오는 넥타이를 살짝 풀며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며 한숨을 쉬곤
호텔 로비로 향해 빠르게 걸어가는 내 손을 잡는 익숙한 향.


“놔. 사람들 시선 생각해. 어려도 정도껏 어려.”
“왜 때린 거고 왜 싫은 건데 어려서?”
“싫다고 하는 사람 억지로 붙잡는 건 영양가 있는 행동이 아닙니다. 놓으세요.”


도베르만은 충성심이 강한 강아지다.
지금처럼 말이다. 주인이 곤경에 처 했을 때 목숨을 걸고서 지켜줄수 있는 그런 강아지다.


“이리 오세요.”


차갑게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에 소름이 돋았다. 정말로 화가 난 모습으로 보였고,
아무 이유 없게 느껴졌던 이질감이 지금에서야 이해가 됐다.
새로운 두근거림이었다.

내 손목을 잡고 있는 김지용의 손을 쳐 내곤 내 손목을 끌어 날 자신의 옆으로 오게 하곤
미간을 좁히곤 한숨을 쉬고선 김지용을 쳐다봤다.
서로 아는 사이 인가…?


“하나로는 만족을 못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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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7-13 15:49 | 조회 : 2,246 목록
작가의 말
모근님

수위를 쓰려고 했것만 스토리의 개연성이 없어서 참았습니다..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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