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백모래, 의심당하다

백모래가 약간 긴 머리카락을 묶으며 말하자 스푼사원들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


특히 헤이즈와 사사, 랩터가 멍청한 표정으로 백모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혜나와 다나는 설마 백모래가 드디어 제대로 미친건가 생각했다.


"저거 백모래 아냐?"

"머리색 다르고 붕대 안 감고 있고 조금 어려보이는 것만 빼고 얼굴은 완전 백모래랑 판박인데...?"

"너네들도 그렇게 보이냐? 왜 저게 백모래 같지? 체형도 거의 비스무리한데?"

"서장님, 저도 그렇게 보이는데요."

"마다여, 존댄망 뜨는 겅망 때고여(존댓말 쓰는 것만 빼고요.)"

"역시 똑같이 생겼지, 헤이즈?"

"어. 저거 눈은 렌즈를 낀 건지, 아닌지 모르겠다."

"네에~. 일단 당사자의 의견도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일단 그래야 될 것 같네요. 뀽"


혜나, 나가, 다나, 비비안, 사사, 랩터, 헤이즈, 로나, 귀능 순서대로 말했다.


"야, 너 백모래냐?"

"아니요."


역시나 단답형. 할 말이 없었나 보다.


"그래? 따라와."

"네."


와, 단답 쩌네. 서장님 상대로. 스푼사원들은 생각했다.




* * *


"오르카~ 보스 못 봤어? 오늘 하루 종일 보이질 않는 걸~?"

"예, 오늘은 뵌 적 없습니다."

"아, 보스는 테러하러 가신다고 세월양이 나오라고 하고 있군요."

"어? 언제 나갔데? 오늘은 어디래?"

"eco마트 입니다."

"에~? 거기 멀잖아!"

"어쩔 수 없습니다. 보스의 명이니까요."


보스의 쓰잘데기 없는 명으로 인해 귀찮은(?) 테러를 하러 나가는 메두사, 오르카, 송하였다.



* * *


백모래가 자신은 의뢰인이라고 말하며 의뢰내용을 스푼 서장인 다나와 사원인 나가, 랩터, 헤이지, 혜나에게 간단하게 말하였다.



"네 이름은?"

"아서."

"... 그래. 의뢰는?"

"저의 의뢰 내용은... 매우 간단합니다. 저를 제 부모님에게 보내주세요."

"?!"



스푼 직원들이 놀란 이유는 백모래가 갑자기 영어로 긴 문장을 말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저를 제 부모님에게 보내주세요."라는 부분.


그것은 이 '아서'라는 백모래와 닮은 아이의 부모는 백모래 라는 것 이다. 혹은 '살아있는, 다른 누군가'라는 소리가 된다.


모두가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고 있을 때 백모래가 다시 입을 연다.


짧은 단답형인 영어로.



"영국으로."



잠시의 침묵끝에 다시 한 번 더 입을 열며 백모래가 한국어로 말한다.



"굳이 찾아주지 않아도 상관없어. 티켓 한 장만 쥐어줘도 상관없어. 어지간하면 밀입국이 좋겠지만."



서장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밀입국이라는 소리에 한 번 더 놀란다.


다나가 왜 다른 밀입국이냐고 묻자 백모래는 여권도 없고 납치된 상태이기 때문이라 답한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다소 불법적이지만 밀입국으로 영국에 백모래를 보내는 수 밖에 없었다.


다나는 스푼 사원들의 동의를 얻어 밀입국으로 백모래를 보내기 전에는 백모래를 스푼 기숙사에서 지내도록 하게 했다.


백모래와의 대화를 마치고 헤나가 일어나며 나가려 문 손잡이를 돌리는 순간 창 밖에서 "쾅!"하고 무언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가! 텔레포트!"

"네, 넵!"


슉!


얼결에 백모래도 함께 폭발현장으로 딸려갔다.



* * *



"어? 보스!"


텔레포트를 시전하자마자 메두사와 레이디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나가와 다나는 흠칫하며 뒤를 돌아보며 방어태세를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오히려 나이프가 놀란 표정을 하고 있네?


백모래를 흠칫. 떨었다.


자신이 왜 여기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래, 그렇군. 이 띨띨이들에게 딸려왔었지.


"보스?! 왜 거기 계십니까?

"누가 보스야?!"

"당연히 나가씨에게 안겨있는 분이죠!"

"...헐"

"...뭐?"

"(중얼)아, 젠장"


어쩌지. 세월은 알아 볼 지도 모르는데.


아, 다행이네. 세월이는 없네. 잡아떼면 모르겠지.


아무튼 빠른 시일 내에 특기 개발을 해야겠어. 안 되면 차원이동이라도 해야지.


백모래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나이프는 계속 백모래를 부르고 있었다.


백모래가 대답을 하지 않자 다나는 의심이 들었는지 나이프에게 백모래를 던져주었다.


"?!"

"서, 서장님!"


나가는 놀라 다나를 부르었지만 다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있었다.

그에 반해나이프들은 자신들에게 던져진 백모래를 보고 놀라며 말을 걸었다.



"보스 맞아요? 어째 더 이쁜데?"

"무슨 뜻 입니까, 메두사님?!"

"네? 보스 아니십니까?"

"엌ㅋㅋㅋ 보스, 귀여워요ㅋㅋ"

"보스? 어린애한테 보스라고 하고 싶어요? 아줌마?"



메두사, 오르카, 송하, 레이디 순으로 말했다. 메두사가 어려진 백모래를 놀리듯 말하자 백모래는 그에 응답하듯 툭, 말을 내 뱉는다.


그러다가 아줌마라 불리자 기분이 상했는지 작게 중얼거리더니 한대 쥐어패며 백모래를 던진다.


백모래가 윽- 소리를 내며 랩터에게로 날아간다.


랩터가 놀라 외마디 비명을 지르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헤이즈가 백모래를 받는다. 아니, 정확하게는 목덜미를 잡아챘다고 하는 것이 옳겠지만.


헤이즈가 백모래를 바닥에 내려 놓았다.



"저 아줌마가...!"

"어린애한테 그러고 싶냐? 하여튼 성격도 지 얼굴 닮아서 지X맞지."

"어머~ 다나. 오늘따라 더 시크하고 시니컬한데?"



정작 던져진 백모래는 가만히 있는데 괜히 지들끼리 나서면서 놀고있다. 그리고 헤이즈 이 놈은 도대체 어디서 화를 내고 있는 건지. 어째 나보다 머리가 이상한 놈이라니까.


이놈은 돈이라도 준다면 독을 쳐 마시고도 남을 놈이다. 분명해. 다나를 걸고 맹세할 수 있다.


물론 그 전에 죽겠지만.


아차, 이게 아니라.


여튼 다나는 메두사랑 서로 발광하다가 결국 시간을 어느정도 지체하게 되었다.


잠시 후, 세월이 나타나 연막탄을 던지고 나이프 조직원들을 데리고 도망쳤다.


아마도 백모래를 보지 못 한 것 이리라.


백모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조금 억울한 기분을 느꼈다.


보스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알아보지 못하고 도망가서 일 터.


뭐가 어찌 되었던간에 그런 나이프 일원들의 행동으로 스푼 사원들은 백모래의 정체에 대한 의심을 어느 정도 푼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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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3-28 19:42 | 조회 : 3,161 목록
작가의 말
현은우

이거 참... 제목 짓기가 애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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