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연결

"....박지민..?"

분명히 지민이 목소리였는데 어디서 들린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남준이 말로는 병실을 나간지 꽤 됬다고 했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고.. 그리고 나갈 때 웃으면서 나갔고.
지민이가 들으면 마음 아파하겠지만 친구도 없는 애인데 도대체 어디를 간건지.. 우리말고는 아는 사람도 없는데.

"윤기야. 지민이 데리고 먼저 가. 남준이는 나랑 얘기하고 보낼께."
"저.. 진형. 지민이 없어."
"아. 형한테 얘기하는거 깜빡했다."
"야!!! 여기 지리도 모르는 애인데!! 잡혀갔으면 어떻게하려고!!"

바쁜 일도 없었는데 왜 지민이를 두고 왜 밖으로 나간걸까하고 후회한다.
계속 들리던 지민이의 목소리는 희미해져서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억눌린 목소리였는데 어디서 들리는지도 모르겠고.
아니면 멀리 있는데 들려오는 건지도 모른다. 지민이가 어릴 때부터 그랬으니까.
지민이는 언제부터인가 나와 함께 있었다. 서로 어디있는지 알 수 있었고,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가끔 누군가가 우리 둘은 연결되어있는 상태라고 하는데 이해를 하지 못했다.

"윤기야. 남준이가 찾아본다니까 집에 가있어.."
"아니. 어디있는지 알 것같아. 위치추적해서 남준이보고 오라고 해."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지민이의 목소리가 희미해져간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병원을 나와서 이곳 저곳 돌아다녀봤지만 지민이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귀를 기울여도 들리지 않았다. 분명 지민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거다.
근처에 보이는 골목길로 들어가서 가만히 눈을 감고 다시 귀를 기울이면서 지민이를 생각했다.
그러자 다시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렸다. 위치가.. 어디인지 짐작이 안된다. 온 몸에서 땀이 흐를정도로 집중을 하니 어딘가에서 작은 빛이 보였다. 금방이라도 꺼질 듯한 빛.

"지민아... 죽지마.."

어디선가 들었다. 사람이 위급한 상황에 닥치면 초인적인 힘이 생긴다고. 나도 그런 것같다. 그 빛을 따라서 계속 뛰어도 힘들지 않다. 그리고 빛에 조금 가까워졌을 때 어디선가 로봇들이 몰려들었다. 무기도 없는 상황이어서 빠져나가려 했지만 금세 포위 되버렸다.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는 물건이 있지만 하나뿐인데. 위력도 약해서 불안한 물건이기도하고, 나한테 충격이 올 수도 있는 물건이기도하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망설일 수는 없었고. 빛은 점점 더 약해져가고있었다.

"지민아 갔을 때 화내지마라..."

망설임없이 그 물건을 발 밑으로 던졌다. 가스가 새어나오더니 로봇들이 서로를 공격한다. 나도 가스를 약간 들이마셔서 그런지 어지럽다. 이거 만든 김남준.. 죽여버릴거다.그 혼란 속에서 빠져나와서 다시 뛰었다. 곧 건물이 나타났고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빛이 보이지않았다. 빛이 없으면 지민이를 찾을 수 없다. 누가 오는 듯한 기척이 느껴져서 가까운 방 안으로 숨었다. 마침 아무도 없는 방이었고 다시 집중을 해봤지만 빛도, 목소리도 아무것도 느껴지지않았다.
모든 방을 일일이 찾아봐야되는 상황이 되었다. 방을 나서니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 보였다. 김태형처럼 말하는 애인데..

"사람.. 저기.. 방.."
"깊숙히도 숨겨놨네. 고맙다."

예상치 못한 조력자의 등장으로 꽤나 빠르게 지민이를 찾을 수 있었다. 지민이를 부르며 방 문을 여니 바닥에는 로봇들이 부숴져있었고 지민이는 실험관에 갇혀 있었다.
온 몸에 선들을 달고 있는 채로.. 지민이로 실험하고 있었나보다. 주위에 널브러진 쇠파이프로 실험관을 내리쳤다. 꽤나 단단해서 열번 넘게 내리치니 실험관이 깨졌고 지민이가 힘없이 떨어지길래 받아냈다.

"지민아!! 형이야, 형!!! 박지민!!"
ㅡ실험이 강제 중단 되었군요. 특이한 인간이었는데 아쉽네요.

어디선가 계속 말소리가 들려왔지만 뭐라하는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곧 숨이 끊어질 듯이 느껴지는 지민이에게 온 신경이 집중되어서 아무것도 안 들린다. 하지만 지민이의 목소리는 계속 들려오는데 괴로워하는 목소리다. 아마 꿈에서 소리치고 있는게 들리는 것같다. 빨리 그 꿈에서 깨어나게 해야하는데..

"지민아... 눈 좀 떠봐. 응? 지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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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8-31 10:55 | 조회 : 1,110 목록
작가의 말
nic33084725

눈을 뜨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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