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피우는 소설가게 #02


있지 나는 정말로 네가 꽃말고는 아무에게도 관심이 없는 줄 알았어

그래서 불안하면서도 안심하고있었어

너를 아무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으니까

나조차도 널 가질수없지만

누군가에게 너를 줘야한다면 차라리 꽃이 나았어




그런데 그건 그저 내 상상이었나봐

항상 나는 너에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책을 넘기기전에 페이지수를 챙겨보는것도

사실 제일좋아하는 꽃은 붉은계열의 꽃인것도

누군가부르면 대답하지않는건 무시가아니라 정말로 못듣고 있다는 것도

꽃말고는 아무것도 관심없을것같지만 의외로 과학은 좋아한다는것도

쿠키를 잘만드는것도, 소나기를 좋아하는 것도




나는 너에대해 누구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어느 어여쁜 여인과 눈을맞추고, 웃으며, 걸어가는걸 보았어

아니라고 하지마

아니, 아니라고 해줘

소나기가 오는날이어서 앞이잘 보이지않아 내가 잘못본거라고 해줘

그 여자와 눈을 맞추며 그여자를 보고 웃은게 아니라고 해줘




너와는 아무관계도 아닌내가 물었어

너에게 물었어

그때보았던 그여자는 무어냐고




너는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어

귀까지 붉어져 우물쭈물거리는 너를 보았지

너는 아주 조심스레 나에게 말을 꺼내려고했어

하지만 나는 듣지않았지

듣고 싶지않았어




'결국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나는 너에대해 아는것은 아무것도 없었구나'

나에게 들이닥치는 자괴감과 고독함을 이길수가 없더라




난 너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렸어

너의 소중한 도감이 흙바닥에 나뒹굴어 버렸지

나는 달렸고 아마 너는 나보다 도감을 줍느라 바빴겠지




괜찮아, 괜찮아, 비록 너에대해 몰랐던 나지만

그래도 네가 행복하다면 괜찮아




집에 돌아와서 하염없이 울었어

운것도 모를만큼 울었어

마음속으로 괜찮다며 날 위로했지

사실은 안 괜찮은데 말이야




그 여자를 보고싶었어

너를 행복하게 해줄수있는지

너에대해 많이 알고있는지




또 그때 너와 그 여자를 봤던 장소로 갔어

그 여자 혼자서 책을 읽고있었지




참 단아하고 예쁜여자였어

한송이의 꽃같은 여자였지




나는 조심스레 다가가 말을 걸었어

그녀는 나를 보고 웃으며 상냥하게 대해주었어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었어




그랬어

그랬었어




지금은 이곳에 없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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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2-22 14:15 | 조회 : 1,221 목록
작가의 말
nic35019076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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