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피우는 소설가게 #01

꽃이 되고싶었어

된다면 아주 어여쁜 꽃이 되고싶었지

어여쁘지만 남들눈에 띄지않고 숨어피는 꽃이 되고싶었어

오직 그대에게만 보여 그대의 품으로 꺽여 들어갈수있는 꽃이 되고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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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꽃을 참 좋아하는 소년이었지

아이들이 흙장난을 하고 노는 동안에도 너는 두껍고도 큰 꽃도감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그런 네가 왜 좋았는지 모르겠어

유치하고 평범한 남자아이들과 다르기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나는 너에게 빠져들기시작했고 네가 보는 책도, 네가 보는 꽃들도

네가 스쳐지나가는 모든 공간까지 따라하기 시작했어

어느순간부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너와 나는 꽤 친해져있었던것같아

그건 물론 나만의 생각이었을 수도 있지만 말이야




항상 말없이 공원에 나와 꽃이 그려진 책을 보거나 캔버스를 들고와 꽃을 그리는 너를

그저 옆에서 웃으며 보는게 내 일이었어

그게 낙이였고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즐거워했지

아니, 어쩌면 나혼자일지도 모르겠어




어느날 나는 너에게 물었지 꽃중에 어느 꽃을 제일 좋아하냐고

'꽃을 닮은 너' 라는 사랑스러운 말을 기대한건 아니었어

넌 원래 그런아이인걸 알고있으니까




너는 어느것이든 다좋다고 했지

세상에 아름답지않은 꽃은 없다면서

나는 사실 약간 질투가 났어

너와 내사이가 무슨사이냐 물으면 아무대답도 할수 없어서 질투한다 말할 수없지만

항상 너는 꽃만을 보며 웃었거든




너는 나를 향해 웃어준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




괜찮아, 괜찮아, 네가 그런아이라는건 이미 알고있었으니까

나는 그저 네곁에 있음이 행복한거야




너는 자기가 꽃이 되고싶다고 했어

수많은 꽃들사이에 피어나 꽃들과 함께 생을 보내고 싶다고 했었어




나도 그러고 싶다고 말하니 너는 나를 놀란듯이 쳐다봤지

나는 그런 너를 보고 싱긋 웃어주었어

처음으로 너의 붉어진 얼굴을 보고 조금은 나에게 마음이 생긴걸까 하며 기뻐했지




하지만 그때 뿐이었던것 같아

그이후로 너는 다시 꽃만 바라봤고 네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듯했지




웃기지? 꽃에게 질투를 하다니

난 그때 정말로 꽃이 되고싶었어

너에게만 보이는, 가장 아름다운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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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2-20 19:34 | 조회 : 1,27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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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35019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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