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우울하고 기분 더럽다.
생각에 잠겨서 시간을 확인을 못했던지라 시계를 보자마자 바로 뛰쳐나갔다.
교복도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허둥대며 나왔다
.
나오고 나서도 여기가 어딘지 몰라서 핸드폰으로 일일히 확인하며 주소를 찾아 왔다.
도착하고 나니 이미 12시..점심시간..
그리고 다들 급식을 먹으러 간 지금
나는 반에 혼자있다.
자리는 앞에 있는 자리 이름표를 보고 앉았다.
학교오고 내자리 몰라서 엄청 긴장했는데 자리 이름표있어서 다행이였다.
이왕 혼자 있으니 내가 봤던 소설속 지금의 나를 떠올려보았다.
' 한예성. '
소설 속 엑스트라로 환생해버렸다.
줄여서 소엑환. 한예성은 소엑환의 메인악역으로 소설속 원작의 원래 주인공을 괴롭혔지만,
그 세계속으로 환생, 즉 빙의해버린 소엑환 속 주인공에게 재벌 남주들이 마음을 쓰는 것을 보며 원작 주인공이 아닌 소엑환 주인공을 점점 괴롭히기 시작했다.
작품속에서는 '예쁜 쓰레기.' , '양아치', '일진' 등으로 불리었다.
이렇게 말하니 좀 헷갈리긴 한다만..어쨌든 나에게는 둘 다 똑같다.
원작의 주인공도 소설의 후반부에는 갑자기 흑화하여 자신을 향한 관심을 앗아간 주인공을 미워하게 되니깐.
결국 진짜 주인공은 남주들에게 개차반 신세를 받게되고 그후로 자퇴를 한 후 종적을 감췄다지. 외전에서 갑작스럽지만 자살했다고 나왔었지.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한예성은 일단 이름 모를 대기업의 차남이였다.
한예성의 기업은 작품이 끝나도 언질조차 없었고, 그냥 대기업이라는 말만 나왔다.
한예성이 그리 설치는걸 다 커버해주고 내가 나왔던 그 집도 말도 안되게 엄청 으리으리했으니 당연히 돈 좀 만지는 기업일게 뻔했다.
그러니 한예성이 그리 양아치짓을 하고 다녀도 다들 별 말안하는거겠지.
돈 많은 놈들..부럽다 쓰벌......
앞으로 나는 김휘성이 아닌 한예성으로 살아가야한다.
돌아갈 방법도 없고 현실의 나와 한예성은 그저 돈이 많은것 외엔 별 차이없는 인생이니깐.
주인공들이랑 엮이거나 눈에 거슬리는 짓만 안하면은 무사히 졸업해서 다 끝나겠지..
아 3년아 얼른 지나가라..!
혼자서 계획을 다 짜다가 가방에 들어있길래 마실려고 책상위에 올려놓은 석류에이드 음료수를 팔로 툭 쳐버렸다. 으아아악.
급하게 사태수습을 해보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아니 석류에이드였고
나는 아깝다는 생각을 하며 음료수를 쏟은 책상과 자리주변 그리고 음료가 튄 가디건의 붉은 얼룩을 물티슈로 박박 닦기 시작했다.
아씨...이거 비싼거 같은데....
인상을 찌푸리며 가디건의 지워지지않는 얼룩을 보았다.
그리고 책상위에 쌓인 수많은 휴지 그리고 물티슈 덩어리들을 보고 한숨을 쉰 후 그중 한 주먹을 가져다가 칠판 옆 쓰레기통에 다가갔다.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는 순간
드르륵-.
!!!!!!!!!!!!!
앞문으로 나보다 키가 큰 왠 남자애가 불쑥 들어왔다.
깜짝놀라 뒤로 헛걸음을 걸었다.
경계하는 표정으로 그 애를 보았다.
그 애는 그저 날 이상한 눈으로 응시했고 나는 그 찰나 남은 쓰레기들을 책상에서 쓸어모은 후 쓰레기통에 쳐넣고 후다닥하고 그 교실을 떠났다.
아니...쟨 누구야.... 왠만하면은 사람들은 만나고 싶지 않은데..!...